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7일 차기 국방장관에 대결보다 협상을 강조하는 인물인 공화당 출신의 척 헤이글 전 상원의원을 지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최근 국무장관에 지명한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과도 비슷한 외교철학을 갖고 있어 오바마 2기 외교안보정책의 변화 가능성이 주목된다.

박근혜 당선인은 한미 안보를 최우선하면서 대북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미국의 외교 안보 정책 변화 가능성은 박 당선인의 향후 대북 정책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4년전 대선에서 미국의 일방적 외교를 청산한다고 공약했지만 대북 강경책, 테러와의 전쟁 강화 속의 인권 침해 비판 등에 직면해 있었는데 차기 국방 및 국무장관 지명은 과거의 관련 장관들의 강경정책과 방향을 달리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차기 외교 국방 각료 인선은 미국의 대북 정책이 강경 일변도에서 변화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미국은 한국의 대선에서 여야 후보를 막론하고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을 비판하면서 대화, 인도적 지원을 공약한 것을 주목해왔다.

차기 국방장관에 지명된 헤이글 전 의원은 이란에 유화적인 자세를 보인데다 반 이스라엘 성향의 발언을 해왔으며 오바마의 외교 정책에 대해 반대하는 발언을 공공연히 해왔었다. 그는 이란과 직접협상을 주장했고 제재도 효과가 없다는 소신을 밝혀왔었다.

베트남전 참전용사 출신인 헤이글 전 의원은 이란과 중동문제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대결보다는 협상을 강조해왔으며 향후 대북 문제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일지 주목된다.

힐러리 클린턴 현 국무장관은 재임 기간 내내 북에 대해 강경 정책을 강조해왔었다. 오바마 행정부는 최근 북한의 위성 발사와 관련, 유엔 등을 통한 강력한 대북 제재를 추진하면서 북한이 핵과 미사일에 대한 태도 변화가 없을 경우 북미 대화는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차기 국방장관 기용과 관련, 자신의 가장 엄중한 책무는 국가 안보라고 말하고, 헤이글 전 의원은 미군에 적합한 리더이며 미국의 영웅이라고 치켜세우면서 “상원에서 헤이글 전 의원이 보여준 용기와 판단력, 상황에 굴하지 않는 소신있는 발언을 존경하며 이는 2기 국가안보팀에 필요한 정신이다”고 말했다. 공화당은 크게 반발하고 있어 인준 과정은 순탄치 않은 전망이다.

한편 국무장관에 최근 지명된 케리 의원은 미국의 일방주의적 외교정책, 즉 미국의 제국주의적 외교에 반대하며 국제사회와의 대화를 통해 복잡하게 얽힌 국제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철학을 견지하고 있다.

케리 의원은 지난 2004년 대선 출마 당시 북한 핵문제에 대해 6자회담은 물론 북미 양자회담 등 다양한 형태의 협상 틀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고 주장했다. 아울러 북한의 핵개발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경 입장도 동시에 갖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불륜 스캔들’로 물러난 퍼트레이어스 전 CIA국장의 후임으로 존 브레넌 백악관 대테러 보좌관을 지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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