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대통령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투표를 독려하는 유명인들의 ‘공약’과 메시지가 인터넷에서 회자되고 있다. 

최근 유권자들에게 투표를 독려하기 위해 교수직까지 그만둔 표창원 교수는 트위터에 “투표율 80% 넘으면 20일 오후 2시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앞에서 1시간 프리허그 합니다”고 올렸다. 표 교수는 트위터 프로필에 ‘투표율은 국가의 수준, 투표여부는 인격의 잣대. 12월 19일 대통령 선거, 투표하는 분이 영웅’이라고 써 놓고 투표를 적극 독려하고 있다.

표 교수는 이어 트위터에서 “정권교체되면 5년간 어떤 선출직, 임명직 공직 맡지 않겠다”며 “어떤 당과도 관련 없고 5년간 어떤 관련도 맺지 않을 것”이라고 공개선언하기도 했다.

   
▲ 표창원 교수의 트위터.

조국 서울대 교수는 투표율이 77%가 넘으면 여의도 63빌딩을 걸어서 오르겠다고 공약했다가 77배를 하겠다고 바꿨다. 조 교수는 18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저의 선생님이신 서울대 법과대학 학장하셨던 안경환 교수님께서 (투표율이) 77% 넘으면 77배를 하시겠다고 선언을 하셨다”며 “선생님이 혼자 77배 하도록 내버려둘 수는 없을 것 같아서 77%를 넘으면 옆에서 같이 하겠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어 “지난번 김무성 (새누리당) 총괄선대본부장이 (젊은 층의 투표율이) 70% 나올 리가 없다고 전망하신 바 있다”며 “그것은 앞으로 20, 30대가 김무성 총괄선대본부장의 예측에 따라 행동하실거냐, 아니다 라고 하실 거냐에 따라 달려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만화가 강풀씨는 18일 트위터에 ‘투표하자툰’ 마지막편을 올리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한 것 같다”며 “난 이제 마지막으로 SNS 밖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투표하자는 말을 하려구요”라고 밝혔다. 

   
▲ 강풀의 '투표하자툰' 마지막편 <12월 19일, 우리의 행동> ⓒ 강풀

박원순 서울시장은 트위터에서 “투표율 77% 이상이면 시청광장 스케이트장에서 시민들과 함께 노래하겠다”고 약속했고, 방송인 김제동씨는 “투표 안 하신 분들 45세까지 솔로로 남으라는 기도를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트위터에서 “(투표율이) 75% 넘거나 경기도내 투표율이 높은 도시 5번째 안에 들면 어떤 이벤트로 시민들과 함께 즐거운 민주주의를 실천할까 생각해보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15일 서울 광화문 광장 유세에서 “대선 투표율이 77%를 넘으면 명동에서 말춤을 추고 막걸리도 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진중권 교수는 트위터에 “투표시간은 오후 6시까지”라며 “투표 시간 연장은 박근혜 후보측의 반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널리 알려 달라”고 호소했다.

허일후 MBC 아나운서는 유튜브에 올라가 있는 ‘MBC 아나운서들의 슬픈 송년회’를 트위터에 올리고 ‘트친’들에게 리트윗을 요청하기도 했다. 

한 누리꾼(art*****)은 트위터에 “투표하면 MBC가 돌아옵니다. 투표하면 YTN에 노종면씨 복귀합니다. 투표하면 KBS가 공영방송으로 돌아옵니다. 투표하면 강정의 눈물이 사라집니다. 투표하면 고압송전탑에 계신분들 내려옵니다. 투표하면 쌍용차 눈물 닦아줄 수 있습니다. 우리모두 투표합시다”라고 올렸다.

또다른 누리꾼(choi*****)은 “노종면, 우장균, 조승호, 정유신, 권석재, 현덕수, 강지웅, 박성제, 박성호, 이근행, 이용마, 정대균, 정영하, 최승호, 조상운, 황일송. 해직언론입니다. 공정보도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내일 꼭 투표 합시다”라고 투표를 호소했다.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에 사는 한 누리꾼(zin****)은 "제가 사는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는 투표 잘해서 지난 학기부터 대학 등록금 없어졌다"며 20대 들에게 투표를 독려하기도 했다.

소설가 이외수씨는 직접 투표독려 영상메시지를 찍어 유튜브에 올렸다. 이외수씨는 “사람이 사람답게 살지 못하고 사람이 기계처럼 살아도 언제 직장에서 쫓겨날지 모르는 시대”라며 “이제 바꿔야 할 때가 왔다.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을 정당의 후보를 찍으면 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투표 독려 성명을 내고 “혹독하게 탄압당한 지난 5년을 되풀이할 수 없다”며 “내일 우리 노동자들이 받아들 투표용지는 독선을 심판하는 촛불이고 압제에 저항하는 짱돌”이라고 밝혔다. 

지난 14일자 일간지에 시인과 소설가들의 ‘우리는 정권교체를 원합니다’라는 내용의 선언문 발표에 참가했던 소설가 박민규씨는 80년 전 1932년 12월 19일 순국한 윤봉길 의사의 거사를 떠올리며 투표를 독려했다.

“장부출가 생불환(丈夫出家 生不還). 대장부가 집을 떠나 뜻을 이루기 전에는 살아 돌아오지 않는다. 정든 가족에게 그가 남긴 한줄의 글이었습니다.…1932년 4월 29일 드디어 중국 상해의 홍구 공원에서 그는 겹겹이 둘러진 감시의 눈길을 뚫고 앞으로 나아가 폭탄을 던졌습니다. 그리고 대한독립만세를 외쳤습니다. 그 순간 그의 품속에서 따로 준비해간 자결용 폭탄이 있었습니다. 그해 12월 19일 가나자와 육군형무소의 공병 작업장에서 그는 순국했습니다. 눈이 가려진 채 십자가 형틀에 묶여 총살을 당한 그는 25세의 꽃다운 청년이었습니다. 역사에 기록된 그 이름 바로 윤봉길입니다. 그로부터 정확히 80년이 지났습니다. 2012년 12월 19일 역사에 이바지하기 위하여 당신은 집 근처의 투표소를 찾기만 하면 됩니다.…투표해주세요. 쉽고 간편하게 당신이 역사에 이바지하는 그 순간 지하에서 환하게 웃을 한 청년의 미소를 떠올리며 말입니다.”   

한편 인터넷에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날 해도 되는 것, 하면 안 되는 것’을 안내한 그림도 화제다. 중앙선관위는 투표날 해도 되는 것으로 정당이나 후보에 대한 지지나 반대 없이 투표소로부터 100m 밖에서 투표 참여를 권유하는 행위,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와 연계하지 않고 사기업이 영업활동의 일환으로 투표참여자에게 경품을 주는 이벤트 행사는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반면 선거일 당일 특정 정당 후보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행위는 불가능하다고 안내했다.

   
▲ '투표날 해도 되는 것'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 '투표날 하면 안 되는 것'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