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계 대표적인 진보-보수 논객이자 목사인 김민웅 성공회대 교수와 서경석 선진화시민행동 상임대표가 토론에서 맞붙었다.

CBS 기독교 시사 프로그램인 ‘크리스천 NOW’(PD 김동민·진행 김응교)가 대선을 앞두고 마련한 특집방송 ‘2012 대선, 크리스천의 선택은?’에서 김민웅 교수와 서경석 목사는 각각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지지하며 토론을 벌였다.

지난 11일 진행된 녹화에서 두 논객은 기독교인으로서 각각 문재인 후보와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를 밝힌 뒤 경제민주화와 복지, 안보와 남북관계를 주제로 심층 토론을 벌였다.

진보 논객인 김 교수는 경제민주화와 복지 주제에서 “이명박 정부 하에서 4대강 사업 등 토건 자본만을 위한 토목 공사로 인해 수조원의 국민 혈세가 소모됐고 이로 인해 정작 복지 예산은 감소됐다”며 “박근혜 후보는 이런 과정에 침묵하고 동의해왔으므로 실정에 대해 공동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이어 “줄푸세 정책으로 부의 독점 구조를 용인하고 복지 확대에 반대해온 새누리당과 박 후보가 말하는 경제민주화, 복지는 허구”라며 “경제민주화, 복지 확대를 줄기차게 주장해온 시민 사회 진영이 지지하는 문재인 후보가 진정 특권 구조를 해체하고 복지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 김민웅 성공회대 교수와 서경석 선진화시민행동 상임대표 ⓒCBS

반면 보수 논객인 서 목사는 “박근혜 후보의 복지 정책을 보면 보수라기보다 중도에 가까운 포퓰리즘이 아닌가 우려될 정도로 많은 폭의 변화를 담고 있고 문 후보의 정책보다 실현 가능성도 높다”며 “이명박 정부는 글로벌 경제위기 하에서도 선방했고 복지 예산도 노무현 정권의 25.8%보다 높은 28.5%를 지출했다”고 반박했다.

서 목사는 “대형마트의 골목 상권 진출도 사실은 노무현 정권 때 풀어준 것”이라고 주장하며 참여정부와 문 후보를 함께 공격했다.

안보와 남북관계 분야에서의 논쟁은 더 치열했다. 서 목사는 “문 후보의 공약인 ‘서해평화협력지대’는 참여정부 때 주장했던 내용으로 결국 NLL을 무력화시키자는 얘기”라며 “북한이 도발하면 우리는 10배의 고통을 안겨주겠다는 정책으로 나가야 안보를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서 목사는 이어 “NLL 수호와 북한 인권법 제정을 내건 박 후보가 자유 민주주의 통일의 길을 닦을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반면 김 교수는 “문 후보는 NLL을 무력화시키자는 것이 아니라 점차 평화적인 방향으로 성격을 바꾸자는 것”이라며 “상대가 도발하면 몇 배로 갚아준다는 태도는 결국 전쟁을 불사하자는 것이고 그 후폭풍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김 교수는 이어 “동북아 주변국들과 함께 북한을 변화시켜 평화로 가려는 고민이 부족한 박 후보는 여전히 냉전적 사고에 갇혀 있다”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어떤 후보가 당선되든 반대자도 포용할 수 있는 정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고, 서 목사는 “대한민국보다 북한 편을 드는 종북 좌파는 반드시 척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민 PD는 14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기독교방송으로서 많은 기독교 시청자들에게 어떤 선택을 해야 할 것인가를 제시하기 위해 토론을 기획했다”며 “두 분이 기독교계 대표적인 논객이어서 양쪽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기획취지를 밝혔다.

기독교계 진보-보수 대표 논객의 토론은 15일 오전 10시와 오후 10시 CBS TV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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