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판 10만장 수집운동’경상북도가 설립한 국학연구기관인 한국국학진흥원과 지역방송인 안동MBC가 지난 2004년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지속적으로 펼쳐온 대대적인 캠페인이었다. 대부분이 경상도 지역의 문중이나 서원 등에서 보관해오던 목판들은 한동안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다. 집안일을 하던 아낙들이 빨래판으로 쓰거나 형편이 어려운 집안에선 땔감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그렇게 흩어져 있던 목판을 모아 보물로 만들어보자는 취지였다. 지역의 공공기관과 지역방송사가 힘을 모아 노력한 결과 그렇게 모아진 ‘한국의 유교책판’이 지난 2015년 유네
지역방송의 존립에 영향을 미칠 쟁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국민의 대표자들은 오랫동안 논의를 거쳐 ‘결합판매’라는 용어와 제도를 창안했다. 관련 법률 제2호 제11호에 명료하게 정의를 해 둔 법적인 용어다. 이 법률은 방송광고판매대행자와 방송통신위원회에 ‘결합판매’와 관한 의무를 구체적으로 부여했다. 그럼에도 사용하기 어렵지도 않은 법률용어로서 ‘결합판매’를 굳이 ‘끼워팔기’라는 용어로 대체하며 딴죽을 거는 학자와 업계종사자들이 많다. 제정 법률의 잉크가 마르기전부터 해당 법률조항이 위헌이라고 목청을 높여온 사람들이다. 헌법이 보장
코로나19는 미디어 생태계를 바꿔놓았습니다. 특히 지역 방송은 생존이 위태로울 정도로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비단 코로나19 영향 때문이 아니라 지역 방송은 그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위기가 계속돼 왔습니다. 미디어오늘은 학계와 시민단체, 지역방송 구성원들의 기고글을 통해 지역 방송의 정체성부터 다매체 환경에 놓인 지역 방송의 자구 노력, 나아가 정부의 지역방송 정책에 대한 방향을 묻고자 합니다. 지역방송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잘못하고 있는 부분도 따끔하게 질타하는 목소리를 담겠습니다. 지역 방송 존재가치를 묻는 독자들에
현재 지역방송의 종사자는 90년대 지역민방의 태동기와 지상파만이 방송 매체로 존재하던 시절에 뽑힌 인원들이 다수를 점하고 있다. 그 당시 경제 성장률이 10%를 넘기던 시대라 대졸 취업자들은 서울로, 대기업으로 어렵지 않게 취업을 하던 시기였다. 물론 방송사업자 중 지상파 사업자들도 경쟁이 없었던 소위 독과점의 영역에서 비용보다 3~4배의 광고수입을 올리던 시절이었고, 방송시간 증가와 HD방송 개시로 인해 대규모의 방송직 채용이 이어졌다. 제작비와 인건비 또한 광고주이 줄을 서 있으니 비용을 신경 쓰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더불어 지
.. 지역방송이 위기이다. 지역에서 지역방송이 사라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일정정도 시간이 흐르면, 지역민들은 지역방송의 프로그램을 볼 수 없을 지도 모른다. 최근 경기침체 등으로 지역방송의 적자 폭이 커지면서 방송 프로그램의 편성과 제작이 줄어들고 있다. KBS와 MBC는 지역방송을 통폐합하거나 기능을 축소하고 있다. 지역방송의 미래가 불투명하다. 지역방송 종사자들은 항상 지역방송이 위기라는 얘기를 들으며 살았다. 입사한지 30년이 지난 종사자도 10년이 된 종사자도 동일한 얘기를 들어 왔다. 지역방송의 위기는 과거에도, 현재
KBS가 “지역방송활성화 계획”을 통해 7개의 지역 방송국 허가권 반납을 추진하면서 거센 반발에 직면하고 있다. KBS는 입장문을 통해 “지역방송활성화 계획의 핵심은 자원을 집중해 지역의 편성·제작 자율권을 확대하고 지역 시청자를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더불어 뉴스7의 편집권을 지역이 독자적으로 갖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역 시민단체 연합체와 KBS노동조합(1노조)는 지역방송국 폐쇄절차를 중단하고 지방분권 시대에 맞게 지역에서 KBS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양쪽 다 지역방송을 활성화시
# 왜 변화하지 않았을까? 지역민영방송 옴부즈맨 프로그램에서 프로그램 비평을 맡아 꽤 오랜 기간 출연했다. 충북지역에선 처음으로 만든 옴부즈맨 프로그램이기에 의욕적으로 시작했다. 꼭 필요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지역방송 발전에 기여하고픈 바람도 있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나름 성실히 비판했지만 프로그램의 내용과 형식은 좀처럼 변화하지 않았다. 제작진이 너무나 편의적인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였다. 계속 같은 이야기를 할 수 없어 프로그램 제작에서 빠졌다. 이재학 PD 사망사건 진상조사
지난 2010년 당시 MBC 본사(대표이사 김재철)는 진주와 마산MBC 광역화 계획을 발표하고 전례 없이 양 회사에 겸임사장을 내려 보냈다. 지역MBC 구조조정의 신호탄이자 본격적인 광역화 선언이었다. 당시 노동조합 진주지부장을 맡고 있던 나는 일방적인 통폐합에 반대하며 1년 넘게 통합 반대 투쟁을 주도했고 이로 인해 해직이란 아픔을 겪어야 했다. 통폐합을 반대했던 가장 주요한 명분은 지역성 말살이었다. 같은 경남이라 해도 당시 진주와 마산MBC는 1960년 대 후반 각 지역의 필요에 의해 지역민들이 주도적으로 민방을 설립하면서 이
심심치 않게 지역 소멸을 걱정하는 뉴스들이 쏟아지곤 한다. 지역 방송도 디디고 살아가야 할 터전이 사라지고, 함께 호흡하고 교감해야 할 지역 시청자가 사라지게 될 걱정에 중요한 뉴스로 다뤄지곤 한다.그러나 이제는 ‘지역방송’ 자체의 소멸을 먼저 걱정해야 할 때가 된 듯하다. 지난 3년 동안 지역 MBC를 떠난 5년 차 이하의 직원들은 ‘15명’이다. 한창 일해야 할 기자와 PD, 기술, 사업 담당자들이 지역 MBC를 떠난 것이다. 지역방송 기자들이 서울의 지상파와 종편의 주요 인력 공급원으로 자리 잡은 것도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뉴노멀시대, 지역방송의 가치를 다시 생각한다정인숙(가천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1992년에 출간되어 50여개 국 언어로 번역된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의 책 . 서부 히말라야 고원의 작고 평화로운 지역 ‘라다크’가 서구의 개발에 의해 환경 파괴되는 과정을 보여준 이 책은 비단 환경문제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 지켜야 하는 것들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코로나로 인해 외국 여행을 가지 못한 많은 사람들이 국내 구석구석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동안 가보지 못했던 지역이 눈에 들어온다. 지역에 며
당신은 어디에 살고 있는가? 이 질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를 말하거나 그보다 큰 행정구역으로서의 거주 지역을 말하곤 한다. 대화를 하고 있는 맥락이 행정구역을 넘나들 경우엔 자연스럽게 시골 혹은 지방에서 올라왔다거나 서울에서 내려왔다는 표현을 쓰게 된다. 전자는 우리 모두 지역에 살고 있다는 것의 반증이기도 하지만 후자는 지역은 지방, 서울은 중앙이라는 사람들의 선입견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 모두 지역에 살고 있지만 서울은 중앙으로, 지역은 지방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무의식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