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된 2010년 우리나라 광고시장 매출 규모에 따르면, 지난 한 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광고를 판매해 광고매출 1위에 오른 사업자는 지상파 방송사도, 중앙 일간지도 아닌 바로 국내 1위 인터넷 사업자인 NHN인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NHN이 벌어들인 광고 수익은 무려 1조1000억 원으로 약 1조5800억 원 규모인 전체 온라인 광고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NHN의 지난해 광고 매출 규모는 국내 주요 언론사와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통틀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나 광고시장의 주도권이 기존의 언론사에서 인터넷 사업자로 옮겨가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NHN이 지난 한 해 동안 판매한 광고매출 1조1000억 원은 약 8조 원 규모의 우리나라 전체 광고시장의 14%를 차지하는 금액으로 국내 주요 지상파 방송사인 KBS(5800억원)와 SBS(5000억원)의 지난해 광고 매출을 합친 숫자보다 더 높은 수치다. 또한 NHN의 광고매출 규모는 지상파 방송사중 가장 많은 광고 매출을 기록한 MBC(8200억 원)보다 월등히 높았고, 조선(2500억 원), 동아(1800억 원), 중앙(2100억 원) 등 국내 주요 일간지 3사의 광고 매출을 모두 합한 수치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진봉 교수
 
이처럼 인터넷 포털 서비스 업체인 NHN의 광고 매출이 주요 언론사들을 크게 앞지른 것은 인터넷의 보급과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일반 국민들의 뉴스 소비 형태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뉴스를 신문이나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소비하던 독자들과 시청자들이 인터넷의 발달과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새로운 뉴스 플랫폼의 등장으로 더 이상 뉴스를 방송사의 뉴스 프로그램이나 신문을 통해 소비하지 않고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통해 소비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인 것이다. 이와 함께 인터넷 포털 서비스의 등장으로 그동안 광고단가가 높아 주요 언론매체에 광고를 게재할 엄두를 내지 못하던 중소업체나 개인 사업자들이 비교적 광고 단가가 저렴한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이용해 광고를 할 수 있게 된 것도 한 몫 톡톡히 했다. 실제로 NHN에 광고를 하고 있는 광고주들의 약 80%는 중소업체나 개인 사업자들로 온라인 쇼핑몰, 중고차 매매, 꽃배달 서비스와 같은 중소 상인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결과에서 언론계 관계자나 광고업체 관계자들이 관심을 가지고 살펴봐야 할 부분은 바로 NHN이 어떤 광고를 통해 작년 한 해 동안 가장 많은 광고매출을 올렸나 하는 부분이다. NHN 광고매출의 핵심은 바로 검색광고와 디스플레이 광고에 있었다. 이러한 현상은 올해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올해 1사분기 NHN의 광고매출 실적을 보면, 총 매출 5143억 원 중 검색광고가 전체의 49%인 2503억 원을 차지했고, 디스플레이 광고가 13%인 668억 원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NHN 전체 광고 매출의 약 62%가 검색광고와 디스플레이 광고를 통해 얻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미국의 온라인 광고시장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인터넷 검색 사이트들의 광고매출은 16%가 증가해 전체 온라인 광고시장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으며, 광고전문가들은 앞으로 최소 4년 이상 인터넷 검색 사이트들의 온라인 광고시장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온라인 광고시장에서 인터넷 검색 사이트들의 시장 점유율이 이처럼 증가하는데 가장 큰 기여를 한 광고는 바로 디스플레이 광고이다. 인터넷 검색 사이트를 이용하는 이용자들의 검색 내용을 분석해 자주 검색하는 단어나 정보와 관련된 제품이나 서비스 광고를 디스플레이 형식으로 검색 내용과 함께 제공함으로써 광고 효과를 높여 광고주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 검색 사이트 이용자들이 입력한 신상정보를 바탕으로 그들이 사는 지역과 연령, 성별, 인종, 소득수준 등을 분석해 이용자들의 연령, 성별, 소득수준, 인종과 관련된 제품이나 서비스 광고를 디스플레이 형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세계적인 인터넷 검색 사이트인 구글과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인 페이스북이 검색 사이트 이용자들과 소셜 네트워크 가입자들의 인터넷 검색 정보와 개인 신상 정보를 이용해 이용자들에게 제공한 디스플레이 광고의 규모가 2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구글의 최고경영자인 에릭 스미츠(Eric Schmidt)도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디스플레이 광고가 앞으로 구글의 가장 큰 사업분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기존 언론사들은 그동안 광고시장에서 누리던 기득권이 사라졌음을 빨리 인식해야 한다. 아울러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미디어 시대의 광고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기존의 광고 틀을 깨고,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가능성이 높은 소비자를 선별적으로 겨냥한 광고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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