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기상청(Deutschen Wetterdienstest:DWD)이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로 유출된 방사능이 오는 7일 남한의 전역을 뒤덮을 것이라고 예상해 방사능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의 기상청은 방사능 유출량과 기류방향에서의 주요 요인을 무시한 신뢰하기 힘든 예측결과라고 부정해 논란을 빚고 있다.

4일 독일 기상청 홈페이지의 ‘일본에서의 날씨와 분산 조건’에 실린 한반도 주변의 방사능 확산 예상도에 따르면, 오는 7일 0시 시점에 방사성물질이 부산, 대구, 인천을 거쳐 평양 아래 황해도 인근까지 확대되는 것으로 예상했다. 예상도에서는 부산과 대구를 비롯해 남동해안가의 방사능 농도가 상대적으로 진하게 표시(4단계)돼 있고, 인천까지는 약간 흐리며(5단계), 평양이남부터 중부지방까지는 매우 흐리게 표시(6단계)돼 있다. 독일 기상청의 예상도는 방사성물질을 농도 별로 6단계로 구분해 상위 두단계(1~2단계)는 농도가 약간 희석된 단계로, 가운데 두단계(3~4단계)는 상당히 희석된 단계로, 하위 두단계(5~6단계)는 아주 많이(strongly) 희석된 단계로 구분했다.

다만 독일 기상청은 유출된 방사능량의 강도(strength of the source)가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실제 방사성 물질의 농도에 대한 결론은 아니며, 가상으로 정한 배출량을 근거로 한 것으로, 날씨 조건에 따른 것일 뿐이라고 분석의 한계를 설명했다.

   
독일 기상청이 4일 예상도를 통해 오는 7일 한반도 주변의 방사능 확산정도를 예측한 이미지. ⓒ독일 기상청 홈페이지
 
7일 아침 한반도 주변의 기류는 후쿠시마로부터 고기압이 발생해 지상 1~3km(중층권)에서 시계방향의 대기순환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한국 기상청은 후쿠시마 지역에서 생성된 기류는 시계방향으로 순환하지만 이와 함께 동진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태평양 방향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국 기상청은 독일의 예상도에 대해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승배 기상청 대변인은 4일 오후 “독일 기상청은 최악의 상황을 상정 한 것으로, 실제 체르노빌 사고 정도의 방사능량이 확산됐다는 가정을 전제로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로 보인다”며 “또한 7일 아침의 중층권 대기가 시계방향으로 순환하는 것은 맞지만 동진한다는 것을 무시한 분석”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시뮬레이션은 48시간 이후를 예상하게 되면 신뢰도가 더 낮아진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상청은 오는 7일 아침 일본 후쿠시마 부근의 하층 1~1.5km의 기류가 일본 남측의 고기압에 놓이면서 시계방향으로 회전(순환) 이동함과 동시에 동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와 함께 동중국해에서는 남서풍이 불어 한반도쪽으로 이동하지만 후쿠시마의 대기가 동중국해쪽으로 갔다가 한반도로 오는 것은 아니라고 김승배 대변인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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