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제 어뢰공격으로 천안함이 침몰됐다는 국방부 민군 합동조사단 주장의 유일한 과학적 근거였던 천안함·어뢰에 붙은 이른바 흡착물질이 폭발에 의해 생성됐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실험결과를 오늘(17일) 방송할 예정이던 KBS <추적 60분> '천안함 의문, 논란은 끝났나' 편의 불방 가능성이 제기돼 방송준비를 앞둔 제작진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현재 KBS의 편성표 상엔 예정대로 방송을 내보내는 것으로 돼있지만 제작진과 제작책임자 사이에 이견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KBS <추적 50분> 천안함 편을 제작 중인 심인보 KBS 기자는 이날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오늘밤 저와 강윤기 PD가 제작한 '추적 60분' 천안함편에 BBC다큐 등이 이중 편성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라며 "양보할만큼 양보했는데 결국 방송을 막으려는 걸까요"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심 기자는 "분노가 목구멍까지 차올라 쏟아지기 직전"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 오는 17일 밤 방송될 예정인 KBS <추적60분>  
 
   
  ▲ 오는 17일 밤 방송될 예정인 KBS <추적60분>  
 
그는 또 앞선 글에서는 지인의 '방송 기대한다'는 말에 "불방될지도 몰라. 이 정도 내용가지고 싸운다는게 쪽팔려서 어디 말도 못하겠다"고 개탄했다.

이에 대해 KBS는 제작자와 책임자 간에 이견을 조정중이며, 의견조정이 안되면 불방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상덕 KBS 홍보주간은 "이화섭 시사제작국장에 따르면, 프로그램 마무리 부분에 있어서 제작방향이 제작진과 데스크 사이에 의견차가 있어서 조정중"이라며 "프로그램 방향의 결론을 내리는 마무리 부분의 내용과 표현 등에서 견해차가 있다는 것인데, 데스크의 의견을 안따르면 방송이 못나가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한 주간은 "의견조정이 안되면 불방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BBC 다큐 편성을 준비해놓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제작 책임자가 이미 다른 대체 프로그램(BBC 다큐)을 준비하라고 지시까지 내렸다는 것이다. 이 국장은 종래에도 정부를 비판하는 프로그램이나 뉴스를 내보내려 했을 때 방송(메인뉴스)이 시작된 상태에서 리포트를 강제로 삭제해 기자들 사이에서 사퇴하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중 편성이란 예를 들어 프로야구 중계가 예정돼있는데 우천으로 경기가 취소됐을 때를 대비해 대체 프로그램을 준비해놓는 것을 말한다.

이를 두고 트위터 상에서는 "KBS를 <추적 60분> 제작진들이 칼질 당하지 않고 < 천안함>편을 방송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주십시오. 부당한 제제와 불방압력이 있을 경우, 수신료의 'ㅅ'자도 꺼내지 못한다는 사실을 널리 알려 주십시오" "무엇이 두려워, 떳떳하지 못한 걸까요?"라며 부글부글 끓고 있는 반응이 삽시간에 확산되고 있다.

   
  ▲ 오는 17일 밤 방송될 예정인 KBS <추적60분>  
 
   
  ▲ 오는 17일 밤 방송될 예정인 KBS <추적6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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