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은 배추값 파동에 이명박 대통령이 자신의 식단에 배추 대신 양배추를 올리라고 했다는 소식이 30일 연합뉴스 등의 보도로 알려지자 주부들과 군대 다녀온 누리꾼들이 '양배추 김치를 드셔보긴 했느냐', '배추값과 양배추값이 별차이 없다는 건 알고 한 말이냐'며 격렬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의 자유게시판에는 몇몇 회원 누리꾼이 이 대통령의 '양배추 김치론'을 풍자하는 글을 올려 관심을 모았다. 김 아무개씨(zzang14)는 이날 오후 '양배추 김치 안드셔 보셨죠'라는 글을 통해 "군대를 갔다 온 대한민국의 남자라면 군대에서 한번쯤은 먹어본 양배추 김치에 대해 대통령께서 혹 아실지 모르겠지만 (군대에서 반찬으로 나온 것을 잔반 처리하는데) 정말 최악이었다"며 "청와대 요리사는 모르겠지만 보통의 가정에서는 양배추로 김치를 어느 정도의 맛을 내어 담그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께서는 국민의 본이 되고, 국민에게 자부심을 주시는 위치라 생각되는데 배추가 비싸니 양배추로 김치를 담궈서 먹자 라는 식의 본이 되어 지는건 아니라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 이명박 대통령. ⓒ연합뉴스  
 
특히 배추 가격이 비싸니 값싼 양배추를 올리라고 했다는 이 대통령의 말에 누리꾼들은 실제 거래되는 현실이나 제대로 알고 하는 소리냐는 핀잔이 빗발쳤다. 

미디어오늘이 30일 오후 대형마트인 이마트와 홈플러스를 통해 확인한 결과 배추 한포기와 양배추 한통의 가격은 거의 비슷했다.

이마트의 한 홍보담당자에 따르면, 이날 현재 이마트 각 점포에서 판매되고 있는 배추의 표준판매가는 6450원이었고, 양배추의 가격은 6100원으로 불과 400원 차이도 나지 않았다.

홈플러스도 비슷했다. 홈플러스 중계점의 경우 배추 한 포기당 6980원, 양배추 한 통에 5480원으로 1500원 정도 차이가 나는데 그쳤다.

이를 두고 김 아무개씨(ksy20022)는 청와대 자유게시판에 "배추 한 통으로 김치 담글 분량이면 양배추가 서너통은 있어야 하고, 금액도 양배추가 더 비싼데 어떻게 김치를 담그라는건지 (모르겠다)"며 "뉴스에 내보내는 화면만 보지 말고 실제 거래되는 현실을 직시하시죠"라고 풍자했다.

   
  ▲ 양배추. ⓒ이마트쇼핑몰  
 
시장에서 거래되는 배추와 양배추 가격을 제대로 파악 못한 이 대통령 뿐 아니라 이를 제대로 확인도 안하고 보도한 연합뉴스 등에 대해 박 아무개씨(herder99)도 "배추값이랑 양배추값을 좀 알고 기사 나가도록 합시다"라며 "지금 서민들이 먹는 양배추 값이 얼마인지는 알고나 이런 기사가 나오게 만든 겁니까"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마트에서 먹을 만한 양배추 반통의 값이 5000원이요, 양배추 부피랑 배추 부피랑 비교해 보고 가격도 따져 보시오. 배추가 비싸서 양배추 김치라니 도대체 대통령께 보고 하는 참모진들은 민생 물가를 제대로 알고나 보고하나"라며 "참모진들 요즘 물도 시원한데 단체로 한강 입수해서 정신 차릴 때까지 나오지 마시오"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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