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장관이란 사람은 남의 아들 딸이 실업의 구렁텅이에서 헤매고 있는 상황에서 자기 딸을 특별 채용하겠다고 아래에서 올린 결재서류에 자기가 직접 서명을 했다.”

조선일보가 유명환 외교부 장관을 향해 염치가 없는 공직자라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4일자 <廉恥―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라는 사설에서 “조선시대 사대부들도 자신의 아들, 손자, 사위가 과거에 나오면 출제나 채점과 관련된 관직을 사양했다”면서 “한마디로 공직자로서의 '염치(廉恥)'가 없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염치란 자기 위치에 걸맞은 행동이 무엇인가를 아는 것이고, 그에 어긋난 일을 하는 게 부끄러운 줄을 아는 마음이다. 어찌하여 우리 공직사회가 이 지경에까지 이르고 말았는가. 나라의 지도자라는 사람들이 부끄러움을 모르는데 국민들이 어찌 법의 두려움을 알겠으며 나라가 온전할 리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 조선일보 9월4일자 사설.  
 
조선일보는 “외교부는 당초 서류전형 1차 시기에선 유 장관 딸을 포함한 응모자 전원을 적격자가 없다며 탈락시켰지만 한 달 뒤 실시된 2차 시기에선 유 장관 딸 등 3명을 통과시켰고, 이어진 면접시험에서 장관 딸만 최종 합격시켰다”고 설명했다.

조선일보는 “면접관 5명 중 2명이 외교부 관계자였다. 외교부는 "채점자는 응시자가 장관의 딸인지 알 수 없도록 돼 있다"고 했다. 유 장관 딸은 아버지가 외교부 차관으로 있던 2006년에도 이번과 비슷한 계약직에 특채돼 3년 동안 근무했었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웬만한 조직의 책임자만 돼도 자신이 인사권자이고 자기 부하들이 점수를 매기는 시험에 자식이 응모하겠다고 하면 일단 만류하고 나서는 게 상식”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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