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딸 현선씨를 외교부 통상전문 5급 사무관으로 유일하게 특채한 것과 관련해 3일 유 장관이 직접 사과하고 합격을 취소하겠다고 밝혔지만 누리꾼들의 성토는 되레 더욱 거세어지고 있다.

누리꾼들은 "아예 와이프까지 자리하나 내어주지" "야당 찍은 젊은이 북한가라더니 장관 자신이 더 북에 어울린다, 월북하라"는 비판과 함께 사과와 합격취소로 끝날 일이 아니라 장관이 직접 사퇴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유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버지가 수장으로 있는 조직에 고용되는 것이 특혜의혹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한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딸도 아버지와 함께 일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해 공모응시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 유명환 장관의 딸이 외교부에 단독 공채됐다는 소식을 가장 먼저 전한 2일자 SBS <8뉴스>  
 
이 같은 사과와 합격취소 약속에도 불구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평소 이틀에 한 건 꼴로 글이 올라오는 외교부 홈페이지 '국민광장' 코너의 자유게시판에는 3일 오전 11시45분 현재 청년실업 해소는커녕 공직을 세습하려는 유 장관의 태도에 온갖 성토와 비난, 분통의 글 200여 개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6·2 지방선거와 관련해 야당 찍은 젊은이들에게 그렇게 북한이 좋으면 북에 가서 살라는 식으로 발언해 엄청난 비난세례를 받았던 유 장관이 이번엔 자기 딸을 외교부에 채용해 공직을 가업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냐는 반응을 낳고 있다.

"양심이 있다면 두 분 다 사과하고 물러나라"(이아무개)
"뭐 이런 X같은 나라가 다 있나"(심아무개)
"참 공정한 사회네요"(문아무개)
"세습"(주아무개) "외교부는 장관의 사조직인가"(김아무개)
"사무관 스펙에는 부모가 장관이어야 하나"(오아무개)

   
  ▲ 3일 오전 11시45분 현재 외교통상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아아디 구아무개는 "현대판 음서제도"라면서 "지금 어떻게든 외무고시 패스해서 우리나라 외교력 향상에 힘쓰겠다고 발버둥치는 당신보다 백만배는 더 잘나고 똑똑한 수험생들의 노력과 피와 땀과 눈물을 빨아먹고 있다고 생각하라. 언젠가, 그 피와 땀과 눈물이 너에게 돌아가 너의 업보가 될 것"이라고 성토했다.

김아무개는 한일강제병합 100년 째 되는 점을 감안해 "(100년 전) 외무대신 이완용처럼 나라 사유화해서 팔아 쳐잡술 기세네"라며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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