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블랙리스트 진실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시사평론가 유창선씨가 12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KBS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공개사과를 요구해 논란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KBS는 유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유씨는 8일 KBS가 연합뉴스 등을 통해 "KBS 1라디오는 시사 프로그램 제작진이 참여하는 편집회의를 통해 아이템과 출연자의 중복 등 프로그램 공정성을 담보하고 있으며, 당시에도 연초를 맞아 프로그램의 활력을 위해 출연진 교체가 필요하다는 편집회의의 결정에 따라 유창선 씨를 교체한 것"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 "나와 KBS의 상반된 주장은 '해석'이 아닌 '팩트(fact)'의 문제"라면서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가를 가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씨는 지난해 1월13일 경향신문 기사와 같은 달 15일 미디어오늘 기사를 근거로 제시했다.

경향신문 기사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홍승철 담당 PD는 '회사 내부사정이라 자세히 말할 수 없다'면서 '지난 9일 윗선으로부터 바꾸라는 통보를 받았을 뿐 구체적인 사유는 모른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작가는 '진행 실력과 불가피한 개인 사정 등으로 개편 때가 아니라도 출연자가 교체되는 사례는 종종 있지만 이번 경우는 해당 안 된다'고 말했다."

미디어오늘 기사는 다음과 같다.

"유씨는 지난 11일 자신의 블로그에서 '그동안 출연중이던 프로에서 갑자기 하차 통보를 받았다'며 '담당 PD도 갑작스런 윗선의 지시… 사유는 알지 못한다 이런 말 뿐이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담당 연출자인 홍승철 KBS PD는 '유 박사의 글 중 그만뒀으면 한다는 요청, 전날 갑자기 요청받았다는 설명, 지난 정권 때 많이 출연했기 때문이라는 추정 등에 대해 내가 말한 게 맞다'며 '지난 9일 성대경 라디오 1국장이 제안했다'고 밝혔다."

KBS는 제작진이 참여하는 편집회의에서 유씨의 교체를 논의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정작 담당 PD는 관련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유씨는 "(이들 기사에서) 당시 나에 대한 전격 교체는 제작진이 참여하는 편집회의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성대경 라디오 1국장의 지시에 의해 이루어졌고 담당 PD는 일방적인 지시를 받은 것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유씨는 "이렇게 진실을 담은 기록들이 남아있는데도 KBS는 어째서 그렇게 무모하게 새빨간 거짓말을 한 것일까"하고 반문한 뒤 "KBS는 거짓말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시사평론가 유창선씨.  
 
유씨는 "KBS 출연이 봉쇄되어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마음을 비운지 오래고 그런 문제로 KBS와 다툴 생각도 애당초 없었다"면서 "내가 정작 분노하고 있는 건 KBS가 나의 말을 사실무근이라고 매도하며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하고 있는 모습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유씨는 "어떻게 공영방송의 책임자들이 국민을 상대로 이렇게 태연하게 거짓말을 할 수 있단 말이냐"고 반문하면서 "지금 진정으로 명예훼손을 거론할 사람은 바로 나"라면서 거듭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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