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이 KBS의 4대강 사업 기획 시리즈 리포트를 시작한 첫날 보도 협조요청을 한 것에 대해 1일 "정부 관계 당사자로서 KBS가 취재하는 내용에 (일방적으로 반영되지 않도록) 우려나 의견을 개진한 것"이라며 "왜 청와대 대변인이 전화했냐고 그 자체를 문제삼으면 한도 끝도 없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이날 밤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14일 오후 이영진 KBS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정부 입장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박선규 "지난달 14일 KBS 취재사실 알고 전화해 정부입장 설명한 것"

	▲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 ⓒ연합뉴스

박 대변인은 KBS 내부에서 '청와대 대변인이 직접 전화하는 건 부적절하고 압력으로 느낄 소지도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는 우려를 전하자 "정부 사업인데 (청와대) 대변인이 (전화)안하면 누가 하느냐"며 "정부 관계 당사자로서 KBS가 취재하는 내용에 (일방적으로 반영되지 않도록) 우려나 의견을 개진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이어 "그건 받아들이는 사람의 문제다. 왜 대변인이 전화했냐고 전화 자체를 문제삼으면 한도 끝도 없다"며 "대통령의 공약사업이고, 나는 대통령을 대변하는 사람인데, 그걸 압력으로 받아들였다면 할 말이 없다. 압력으로 받아들였다면 기사가 나왔겠느냐"고 강조했다.

"대통령 대변인으로서 대통령공약사업 설명, 전화자체 문제삼으면 한도끝도 없어"

	▲ 지난달 14일 방영된 KBS <뉴스9>

다음은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과 지난 1일 밤 일문일답 요지이다.

-지난달 14일 저녁 전화했나.
"그렇다. 그날 오후 전화했다."

-뭐라 했나.
"4대강 살리기는 정부가 추진하는 핵심사업인데, 그날 KBS가 취재한다는 사실이 우리에게도 들어왔다. (취재기자들이) 다 후배기자들이니 전화했다. (이 기자에게 전화해) '취재한다는 얘기 들었다. 문제 있는 것 지적하는 것 괜찮고 좋다. 다만 정부가 무슨 목적을 갖고 4대강 살리기를 하는지, 사업이 끝났을 때 목표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함께 언급해달라'고 부탁했다."

-리포트를 자제했으면 한다는 요청도 했나.
"아니다. 예정됐던 리포트가 안나가면 얼마나 예민하겠느냐. 전화한 것 자체가 이렇게 문제가 생길 줄도 예상하지 못했다. 내가 기자 때도 (비판의) 당사자에게 얘기를 듣는 것 당연하다 생각해 전화한 것이다. 리포트 잡혀있는 것들이 못나갔다면 KBS는 난리가 났을 것이다."

-KBS 기자들은 청와대 대변인이 직접 전화하는 건 부적절하고 압력으로 느낄 소지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정부 사업인데 (청와대) 대변인이 (전화)안하면 누가 하느냐. 정부 관계 당사자로서 KBS가 취재하는 내용에 (일방적으로 반영되지 않도록) 우려나 의견을 개진한 것이다. 그건 받아들이는 사람의 문제다. 왜 대변인이 전화했냐고 전화 자체를 문제삼으면 한도 끝도 없다. 대통령의 공약사업이고, 나는 대통령을 대변하는 사람이다. 그걸 압력으로 받아들였다면 할 말이 없다. 압력으로 받아들였다면 기사가 나왔겠느냐."

-KBS는 시리즈 닷새 째 다루려던 예산문제를 기획단계서부터 누락한 사실이 있다.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냐.
"그것은 내가 얘기할 수도 없고, 아는 바도 없다. 그건 우리에게 물어볼 말이 아니라 KBS가 답해야 할 일이다."

-그동안 KBS 뉴스가 정부를 일방적으로 비판만 했던 것도 아니고, 정부입장도 충실히 반영해온데다 사업 주무책임자인 4대강추진단장도 있는데 굳이 청와대 대변인이 기자에게 직접 전화할 경우 '과유불급'일 수 있지 않느냐.
"기사를 쓰는 사람이 가정을 하면 위험한 방법이다. 그것은 앞으로도 기자생활 할 때 위험하다. 미디어오늘 같으면 다른 언론이 오해하거나 잘못 알려진 팩트에 대해 취재하려는데 미디어오늘은 어떻게 했겠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