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신당이 헤럴드경제가 최근 발표한 총선 여론조사가 왜곡·조작된 의혹이 있다며 해당 신문사와 여론조사기관을 검찰에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키로 했다.

진보신당 이지안 부대변인은 31일 "KBS와 MBC, 동아일보, 한겨레 등 다른 언론사들이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노회찬 후보가 우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헤럴드경제에서만 홍정욱 한나라당 후보가 큰 표 차로 앞섰다고 보도했다"며 "편파·왜곡보도와 여론조사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있어 1일 검찰에 고발장을 접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헤럴드경제가 지난 27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노원병에 출마한 홍정욱 전 헤럴드경제 회장이 노회찬 진보신당 후보를 크게 앞선 것으로 나와 데이터 왜곡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이 사건을 맡은 진보신당 쪽의 박갑주 변호사는 "보도를 목적으로 여론조사를 할 때에는 조사계층 전체를 대표할 수 있도록 피조사자의 성별·지역·연령 등을 선정토록 돼 있는데 헤럴드경제 여론조사에서는 이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 변호사는 "같은 지역을 대상으로 한 다른 언론사들의 경우 피조사자 대표성에 거의 편차가 없었는데, 헤럴드경제 조사에서는 편차가 맞지 않은데다 편차가 안 맞을 경우 가중치를 둬야 하는데 그에 따른 조치도 하지 않았다"며 "공직선거법 관련 조항(108조 3, 4항)을 명백히 위반했다"고 밝혔다.

헤럴드경제는 지난 27일 케이엠조사연구소와 공동으로 진행한 총선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노원병에 출마한 홍 후보가 29.4%를 얻어 17.4%를 얻은 노 후보를 크게 앞섰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같은 날 발표된 다른 신문의 여론조사와 정반대의 결과로 표본선정과 조사과정에서 데이터가 왜곡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었다.

이날 한겨레 여론조사에서는 노 후보가 31.4%로 28.2%를 얻은 홍 후보보다 3.2% 가량 앞선 것으로 나타났으며, 동아일보와 MBC의 공동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마찬가지로 노 후보가 35.2%를 얻어 31.3%의 지지를 얻은 홍 후보보다 3.9% 앞서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진보신당은 노 후보와 각축을 벌이고 있는 홍 후보가 출마 직전까지 헤럴드경제 회장을 맡았던 전력을 들어 헤럴드경제가 홍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여론조사를 왜곡한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재욱 헤럴드경제 편집국장은 "우리가 바보가 아니다. 나도 신문을 20년 넘게 만드는 데 종사한 사람인데 그런 터무니 없는 짓을 하겠느냐"며 "오히려 홍 전 회장이 출마했기 때문에 오해를 사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여론조사 왜곡 의혹을 일축했다.

정 편집국장은 "케이엠연구소는 대선 때부터 여론조사를 계속 해 온  신뢰할 수 있는 여론조사기관"이라며 "진보신당에서 고발을 하면 우리도 명예훼손으로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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