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 8.14]

한나라당이 14일 대구에서 대선 경선 후보들의 마지막 지방 합동연설회를 개최한다. 이날의 가장 큰 이슈는 역시 하루 전 발표된 서울 도곡동 땅 관련 검찰의 중간수사 발표 내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근혜 후보가 전통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대구 지역의 합동연설회 하루 전에 박 후보 진영이 경선 과정에서 가장 공을 들였던 주제가 검찰발로 터져줬기에 이명박 후보 진영으로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14일 오후 2시부터 대구 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합동연설회장에는 3시간여 전인 오전 11시부터 지지자들이 몰려들어 응원을 연습하는 등 들뜬 분위기다. 대다수가 박근혜 후보 지지자들이고 원희룡 후보 지지자들도 간간이 눈에 띄는 가운데 이명박 후보 지지자들은 오후 1시쯤부터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박근혜 후보 지지자들과 캠프 진영은 검찰의 도곡동 땅 관련 중간수사 발표의 여세를 몰아 막판 뒤집기로 이끌어 보자는 분위기다. 자신을 '박사모' 회원이라고 밝힌 한 지지자는 "오늘 이 자리에 '땅떼기' 후보를 물리칠 각오로 왔다"고 말해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에 고무된 반응을 보였다.

대구 연설회장 현장에서는 박 후보 진영이 하고싶은 말을 팬클럽인 '박사모'가 정확하게 집어서 해준 보도자료도 뿌려졌다. 박사모는 14일 오후 후보들의 연설회가 시작되기 30분 전 <이명박은 사퇴하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현장 기자들에게 배포하고 "이명박의 도곡동 땅이 차명으로 드러났다고 의혹을 제기했던 서청원 전 대표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사실상 이명박의 땅이라는 것이 확인된 셈'이라고 주장했다.

박사모는 "이명박 후보에게 축하를 보낸다"며 "이명박 후보가 '그 땅이 내 땅이었으면 좋겠다'며 전 국민을 상대로 사기를 쳤는데 이제 그 땅을 찾았으니 축하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꼬았다. 박사모는 "전 국민이 공분을 사고 있는 이명박은 깨끗이 사과하고 정계를 은퇴하는 것이 국민과 당원에 대한 최소한의 속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루 전 박근혜 캠프의 홍사덕 선거대책위원장이 "선진국이었다면 후보사퇴 얘기가 곧바로 나왔을 일"이라고 에둘러 이 후보를 압박한 것에 비하면 훨씬 강한 표현이다.

하지만 이 후보도 대구 연설회장에서 후보의 입으로 검찰 수사에 대한 부당함을 강하게 호소할 예정이다. 이 후보 진영은 미리 배포한 연설문에서 "노무현 정권이 국가정보원, 국세청을 동원하더니 이제 검찰까지 나서 저를 죽이려 하고 있다"며 "단언컨대 저는 단 한 평의 땅도, 단 한 주의 주식도 차명으로 갖고 있지 않다. 비록 처절한 가난 속에 살았지만 돈은 제 인생의 목표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대구=윤정식 기자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