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금창태 사장이 이학수 삼성그룹 부회장의 지나친 인사권을 지적한 기사 <2인자 이학수의 힘 너무 세졌다>를 삭제하면서 편집국 기자들과 첨예한 갈등을 겪고 있는 시사저널이 지난 5일과 7일에 걸쳐 비상근 편집위원을 대거 위촉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시사저널은 이틀에 걸쳐 정치 2명, 경제 2명, 사회 3명, 사진 3명, 미술 3명 등 총 13명의 편집위원을 선발해 발령을 냈다.

금창태 사장은 8일 편집위원 위촉에 대해 “본사가 중요한 기능을 맡고 나머지는 아웃소싱을 하는 것이 요즘의 트렌드”라며 “비상근 위원들은 내년 상반기에 선보일 새 매체를 대비하고 인력이 부족한 편집국을 보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편집국 기자들은 회사의 이러한 방침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다. 비상근 편집위원이라고 하지만 정치·경제·사회에 사진과 디자인 담당까지 주간지 한권을 만들 수 있는 편제를 갖춘 것은 혹시 있을지도 모를 파업을 대비한 것이라는 추측 때문이다.

또, 한발 더 나아가 지난 8월 ‘지시불이행’을 이유로 대기발령했던 백승기 사진팀장(부장대우)을 최근 편집국이 아닌 판매팀으로 전보 대기시킨 것과 연관짓는 목소리도 있다.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편집국에 ‘대체 인력’이 있음을 내세워 압력을 행사하려는 목적 아니냐는 의혹이다.

이러한 의혹은 회사가 편집국 구성원들에게 편집위원을 뽑은 이유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아 더욱 확산되고 있다.

안철흥 전국언론노조 시사저널분회장은 “편집국에서는 편집위원을 뽑는 지조차 알지 못했다“며 사진과디자인 분야까지 뽑은 것을 보면 파업을 대비한 인력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시사저널 노조는 백 팀장 인사건과 단협이 계속 난항을 겪을 경우 파업을 마지막 카드로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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