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대표 금창태)이 장영희 취재총괄팀장의 직무정지에 이어 백승기 사진팀장(부장대우)을 대기발령하자 시사저널 편집국 기자들이 "차라리 나를 징계하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시사저널 편집국 기자들은 회사가 지난 23일 백 팀장에게 대기발령과 함께 출근금지·자택대기 인사발령을 낸 것에 항의, 편집국 외부 게시판에 실명으로 금창태 사장을 비난하는 벽보를 붙이는 등 집단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의견표명을 자제해왔던 젊은 기자들이 중심이다.

   
  ▲ 시사저널 기자들이 회사가 지난 23일 백승기 사진팀장을 대기발령하고 출근금지 조치를 내리자 금창태 사장에게 실명으로 '나를 징계하라'는 벽보를 붙여 항의하고 있다.ⓒ김상만 기자  
 
기자들이 실명으로 붙인 벽보에는 "당신이 우리들을 모두 몰아내고, 당신 입맛에 맞는 사람들로만 편집국을 새로 구성해 책을 만들면, 그건 <시사저널>이 아니라 <주간중앙>입니다…당신은 17년 간 수많은 <시사저널> 편집국 기자들이 땀 흘려 이룬 시사저널의 이름 값을 도둑질하고 있습니다."(신호철 기자)

"할말이 없다. 징계도 모자라 인사발령이라니. 젊은 기자들의 인내가 이제 한계에 달했다. 분명히 말하지만 나가야 할 사람은 선배들이 아니라 금창태씨 당신이다…당신의 지시를 거부하고 있고, 당신의 명예를 훼손했으니, 나도 징계해라!"(고제규 기자)

"만약 금창태 사장이 평기자 시절, 편집국에서 출고된 기사가 편집국장 몰래, 인쇄소에서 삭제되는 일이 벌어졌다면, '평기자 금창태'는 어떻게 행동했을까? '사장님, 힘내세요' 박수쳤을까?…이런 양심에 따른 의견조차도 '업무방해'와 '지시불복'으로 생각한다면, 나를 징계하라. 내 양심을 징계하라."(차형석 기자) 등 이번 인사의 부당함과 삼성기사 삭제에 대한 비판, 금창태 사장에 대한 반감이 그대로 나타나 있다.

젊은 기자들은 최근 인사위원회에서 백 팀장에게 서면경고를 한 데 이어 별다른 설명없이 대기발령 조치를 내리자 '강경한 목소리를 낸 데 대한 보복인사'라며 노조와도 상의하지 않고 기자 개개인 자격으로 벽보를 게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시사저널은 최근 경영진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편집회의에 불참한 이유로 백 팀장을 비롯한 7명의 팀장에게 서면경고를 내렸다. 김재태 편집장 직무대행에게는 이윤삼 전 편집국장의 이름을 지면에서 빼라는 지시를 어겼다는 이유를 덧붙여 감봉 3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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