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시사저널 이철현 기자와 이윤삼 편집국장 등을 찾아가 기사를 쓰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던 삼성 관계자는 "홍보팀에 근무하는 사람으로서 이해를 요청한 것일 뿐"이라며 "로비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외부에선)삼성이 뭔가를 하면 과하게 표현하는 경향이 있다"며 "금품이 오고가야 로비인데, 우리는 단지 이해를 구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취재기자와 편집국장 등 제작 당사자에게 이해를 구하는 차원을 넘어 이순동 부사장이 금창태 사장과 심상기 회장 등 최고위 경영진을 만난 것에 대해서는 "윗선의 움직임은 잘 모르지만, 그런 식으로 순서를 어기지는 않는다"며 "취재기자부터 단계를 밟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철현 기자에 따르면, 삼성 관계자가 이 기자를 만나던 때 금 사장은 이미 이순동 부사장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해당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 "삼성 관계자들과 얘기가 끝나는 대로 보자"고 했다는 것. 홍보팀 실무진은 취재기자와 편집국장을 대상으로, 고위 간부는 사장과 회장을 대상으로 각각 로비를 벌인 셈이다.

이에 대해 이 관계자는 "취재요청이 와서 정확한 사실이 아니라 제보에 의한 것이라면 한쪽에 치우친 기사가 나갈 가능성이 높고, 특히 인사문제의 경우 어느 쪽에서든 불만의 목소리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고 재고를 요청했다"며 "사실이 아닌 기사가 나갈 경우 '잘 나가는' 삼성 계열사 사장들이 명예훼손 소송을 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전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