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보도 등과 관련해 취재 차 전화한 미디어오늘과 한겨레 기자에게 최기화 보도국장이 폭언과 욕설을 한 것에 대해 김희웅 MBC 기자협회장이 대신 사과했다.

김 회장은 18일 MBC 사내 게시판을 통해 “최기화 보도국장이 미디어오늘, 한겨레 기자에게 행한 발언들이 입에 오르내린다. 질문을 하는 기자들의 수장인 보도국장이 험한 말로써 질문하는 기자를 모욕했다”며 “스스로 맡고 있는 본분을 무시, 부인했으며 휘하 MBC 기자들을 창피하게 해 최 국장에게 해당 기자들에 대한 사과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미디어오늘과 한겨레에 사과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질문에 답을 하지 않을 수 있으나 질문을 막아서는 안 된다. 묻는 자를 모욕하고 묻는 자유를 인정치 않으면 기자가 설 자리는 없다”면서 “MBC 기자들이 같은 상황에 처해 모욕을 당하지 않을 것이라 장담할 수 없다. MBC 기자들이 어떠한 대상에도 위축되지 않고 더 많이 더 정확하게 물어야 한다는 다짐으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4년 8월 국회 세월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세월호 보도 참사’를 현장조사하기 위해 상암동 MBC 사옥을 방문했지만, 직원과 청경들의 저지로 사옥 안에 들어가지 못했다. 최기화 당시 MBC 기획국장. 국민TV 뉴스K 리포트 갈무리.
앞서 최 국장은 지난 16일 오후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미디어오늘 기자가 취재를 위해 소속과 이름을 밝히는 도중 “X새끼야. 어디서 내 정보를 알아낸 거야”라며 “싸가지 없는 새끼 아니야”라고 말하는 등 욕설을 했다. (관련기사 : MBC 보도국장, 미디어오늘 기자에게 “X새끼야 지랄하지마”)

최 국장은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전화한 한겨레 기자에게도 기자가 소속을 밝히자마자 “야, 이 새끼들아. 전화 좀 하지 마라. 너희는 너희 국장한테도 이렇게 전화하냐”며 욕설과 하고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관련기사 : MBC ‘욕설 국장’)

다음은 사과를 거부한 최기화 MBC 보도국장 대신 김희웅 MBC 기자협회장이 올린 사과문이다.

<사과드립니다>

질문을 하는 것은 기자의 일입니다. 기자는 물어야 합니다. 물을 때 기자는 하나의 자연인이 아니며 소속사를 대표하고 국민의 물음을 대변합니다. 그런 마음으로 기자들은 일해 왔습니다.

기자가 묻는 대상을 취재원이라고 합니다. 취재원은 취재를 거부할 수 있습니다.끊임없이 묻고 집요하게 묻고 정확한 질문으로 답을 얻어내는 것이 또한 기자의 일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취재를 합니다.

최기화 보도국장이 미디어오늘, 한겨레 기자에게 행한 발언들이 입에 오르내립니다. 질문을 하는 기자들의 수장인 보도국장이 험한 말로써 질문하는 기자를 모욕했습니다. 스스로 맡고 있는 본분을 무시, 부인했으며 휘하 MBC 기자들을 창피하게 했습니다.

질문에 답을 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질문을 막아서는 안 됩니다. 묻는 자를 모욕하고 묻는 자유를 인정치 않으면 기자가 설 자리는 없습니다. MBC 기자들이 같은 상황에 처해 모욕을 당하지 않을 것이라 장담할 수 없습니다.

최기화 보도국장께 해당 기자들에 대한 사과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미디어오늘과 한겨레에 사과합니다.

MBC 기자들이 어떠한 대상에도 위축되지 않고 더 많이 더 정확하게 물어야 한다는 다짐으로 삼겠습니다. 

MBC 기자협회장 김희웅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