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언론 프레시안이 지난 6일 협동조합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프레시안은 “지난 12년 동안 품위 있는 생존 모델을 만드는 데 실패했다”고 고백했다. 기사를 게재하지 않는 대가로 기업은 광고를 제안했고, 정부는 비판적 보도에 광고를 끊었다. 프레시안은 먹고 살기 위해 트래픽을 올려야 했고 낚시성 제목을 편집해 클릭을 유도했다. 생존을 위해 혐오광고를 화면 곳곳에 심었다.

프레시안은 중소언론사가 소유구조를 바꾸면서 저널리즘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협동조합을 선택했다. 프레시안은 연말까지 만 명의 조합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14일 현재 2100여명의 시민이 조합원으로 등록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전홍기혜 편집국장은 14일 미디어오늘과 전화 인터뷰에서 “조합원이 만 명이 되면 현재 페이지뷰 기준 광고수익을 만들 수 있다”면서 “(광고단가 기준이라는 의미에서) 트래픽 압박에 목매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홍기혜 국장은 “프레시안을 지원하는 우군, 조합원들은 유통업체 포털이 생산자인 언론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러 가지 문제에 당면한 언론사와 문제의식을 함께 하는 분들”이라면서 “협동조합으로 전환하면 조합원들이 바라는 양질의 기사를 생산해야 하고,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프레시안의 기존 후원회원 프레시앙은 3000명 수준이다. 불과 열흘만에 사전신청으로 2100명이 모인 것인 ‘진짜 기사’를 보고 싶은 독자들이 그만큼 많다는 이야기다. 전홍 국장은 “지금부터의 트래픽은 ‘대중들이 진짜 프레시안 기사를 즐겨 읽는구나’ 하는 의미가 된다”고 말했다.

   
▲ 프레시안
 
전홍기혜 국장은 ‘협동조합은 대규모 투자가 어려워 현행 유지에는 도움이 되지만 미디어 환경 변화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일부 우려에 대해 “협동조합 언론이 미디어 재벌, 미디어기업의 청사진을 갖고 있지 않은 점은 분명하다”면서 “사주가 있어 대규모 투자가 가능한 언론사의 장점은 포기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해결해가는 방식은 협동의 방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전홍기혜 국장은 “조합으로 전환하면 조합원을 관리하는 업무 담당 인력을 더 투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3000명의 프레시앙을 관리하는 담당자는 현재 단 한명. 협동조합 프레시안의 몸집은 조금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프레시안의 성공은 조합원이 바라는 기사의 종류와 질에 달려 있다.

전홍 국장의 말대로 대중들은 포털이 제공하는 편의성에 익숙해져 있다. 프레시안은 대중의 관심보다 의미있는 기사를 찾는 조합원을 더 모으기 위해 정말 다른 기사를 써야 한다. 대중을 끌어모으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는 미디어시장에서 이 같은 프레시안의 도발적인 실험이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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