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 시절 자랑으로 내세운 연구소기업 성과가 속 빈 강정으로 나타났다. 

민주통합당 최민희 의원이 3일 미래부 국회업무보고에 앞서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최 장관은 ETRI 원장으로 재직한 2006년부터 연구소기업을 39곳이나 만들었지만 이중 6개 기업은 폐업되거나 M&A로 인수합병됐고 11개 회사는 매출이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소기업은 정부출연연구원, 전문생산기술연구소, 대학 등 공공 연구기관과 산학협력기술지주회사가 연구개발특구 내에 설립할 수 있는 기업이다. 국세와 지방세 등의 감면혜택도 있다. 지난 2006년부터 설립 승인된 39개 연구소기업 중 현재 33개 업체가 사업을 벌이고 있다.

최문기 장관은 지난달 23일 장관 취임 뒤 첫 공식일정으로 대덕연구개발특구에서 연구소기업 대표들을 만나 “연구소기업을 두 배로 늘리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현재 33개인 연구소기업을 60개까지 늘리고 성공적으로 키우고자 한다”면서 기업대표들에게 설립 규제 완화 등의 부탁을 받았다.

이에 대해 최민희 의원은 3일 미래부 국회업무보고에 앞서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최문기 장관의 연구소기업 실적을 거론하며 ‘치적 쌓기’라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최 장관은) ETRI 원장 시절 추진했던 연구소기업을 60개 이상 육성해 창조경제를 구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는데 최 장관은 자신의 치적 쌓기에 급급한 나머지 숫자만 늘리는데 집중해 연구기술을 직접 사업화하는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미래부 누리집에서 내려받음.
 
최민희 의원은 “앞으로 미래부가 부실하게 운영되어 오던 연구소기업의 문제를 개선하려는 노력 없이 단기적인 성과와 실적 위주의 정책을 추진한다면 ‘연구소기업’ 정책은 예산만 낭비하고 결국 실패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같은 비판에 대해 미래부 국회담당 사무관은 3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아직 내용을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라면서 “업무보고를 위해 준비한 내용이 아니라서 파악에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주 월요일(6일)에 대변인실을 통해 입장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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