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2주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일부 공학 전문가 사이에서도 천안함 선체의 절단 형태가 폭발로 생길 수 없다는 분석이 제기돼 주목된다. 함미 우측에 생긴 스크래치를 들어 사고에서 반드시 좌초가 있었다는 의견도 나왔다.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전 민군합조단 민간위원)도 절단된 부위가 삼각형 형태를 유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재판정에서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카이스트 소속 전문가는 20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국방부 합조단이 지난 2010년 9월 출간한 ‘천안함 피격사건 합동조사결과 보고서’에 나오는 절단된 함미와 함수를 이어놓은 시뮬레이션 그래픽(보고서 97쪽)과 사진을 두고 “절단된 면이 크게 보면 삼각형의 형태인데 아래에서 폭발해 그 충격이 위로 솟구쳐 올가가는데 어떻게 이런 형태가 유지되느냐”고 비판했다.

이 전문가는 “폭발이 일어났을 경우엔 무슨 형체인지 알아볼 수 없을 정도의 형체가 된다”며 “물리적으로 볼 때 이런 단면을 형성하면서 폭발이 일어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가스터빈과 연돌의 상태에 대해서도 그는 “가스터빈 덮개 부위에 충격이 강타했는데 어떻게 가스터빈과 그 덮개가 이렇게 멀쩡할 수 있느냐”며 “연돌 역시 충격을 받으면 이런 온전한 상태를 유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함미 선저 부위에 스크래치 현상이 나타난 함미 인양 초기 사진을 들어 이 전문가는 “사건초기 인양된 함수, 함미와 절단면 등을 봤을 때 좌초로부터 사고가 시작된 것이 분명해보인다”며 “소나돔이 손상되지 않을 정도로 그라운딩 된 상태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6부(재판장 박순관 부장판사)의 심리로 속개된 신상철 대표의 천안함 의혹관련 명예훼손 사건 공판기일에서 신상철 대표도 합조단 조사보고서의 그래픽 모양을 들어 “이는 뭔가가 직접 들이받은 형태이지, 폭발의 잔해는 아니다”라며 “폭발의 결과물이라면 절단면의 윗부분도 다 날라갔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신 대표는 “내가 합조단 위원을 할 때 시뮬레이션한 이 사진을 공개하지 않을 줄 알았다”며 “충돌 부분을 자세히 보면 둥근 형태로 말아 올려진 모습”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재판정에는 예정됐던 증인인 이원보 전 2함대 22전대장(해군대령)과 김태호 전 해군 2함대 정훈공보실장(해군소령)이 불참해 증인 신문이 이뤄지지 않았다. 검찰측은 “한 사람은 제주해군기지에 가 있고 한 명은 훈련이 있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대신 새로 교체된 재판부(박순관 부장판사)가 지금까지 제출된 증거와 증언내용 등이 소개됐고, 검찰의 공소요지 설명에 이어 피고인인 신상철 대표의 천안함 프리젠테이션을 하도록 했다.

다음 재판은 오는 23일 오후 2시에 진행되며 김태호, 이원보 증인과 박형준 전 실종자가족대책협의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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