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나꼼수의 비키니녀 사진 논란과 관련해 현직 MBC 중견 여기자가 문제가 됐던 ‘비키니녀’와 동일한 포즈로 가슴에 문구를 새긴 비키니 사진을 트위터에 공개해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MBC 부장급 여기자로 <뉴스데스크> 팩트체커를 맡고 있는 이보경 MBC 기자는 3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 비키니녀와 동일한 포즈의 사진을 올렸다. 이 기자는 사진 설명으로 “저도 나와라 정봉주 하고 있습니다”라며 “마침 직장이 파업 중이라 한가해졌어요. 그래서 노구를 이끌고서리ㅋㅋ”라고 설명했다.

가슴에 새긴 문구도 비키니녀와 같고 다만 ‘가슴이 터지도록’ 대신 ‘가슴이 쪼그라지도록’이라고만 바꿨다.

이 기자는 3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이런 이색시위를 하게 된 이유에 대해 “비키니녀가 너무 매도당하는 모습이 과하다고 판단해 그가 했던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문제제기하기 위함이었다”며 “실제로 ‘정봉주 힘내라’ 비키니녀는 일종의 ‘찧고 까부는’ 수준인데 너무 과도하게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이 기자는 “나꼼수가 이명박 정부 내내 언론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을 때 홀로 독야청청하면서 실어나른 정보량이 엄청나다”라며 “그런 점에서 공영방송의 언론인으로서 부끄럽고 고마웠으며, ‘대단한 용자들이구나’라고 생각하던 차에 한 재기발랄한 젊은 여성이 너무 매도되는 모습을 보고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정봉주 힘내라’가 쓰인 자신의 비키니 사진을 올린 한 재기발랄한 여자를 여론에서 너무 매도했다. 그래서 내가 따라해봤다. 그동안 나꼼수에 고마웠는데, 오해를 살 수 있는 ‘찧고 까부는’ 수준의 작은 에피소드 때문에 한 젊은 여성이 너무 매도됐을 뿐 아니라 마치 ‘성의 도구화’ 대상으로까지 흘러가는 것 같아 내가 이런 식으로라도 빚을 갚겠다는 뜻에서 시도해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나꼼수의 비키니녀 문제에 대해서도 알려진 과정이 많이 왜곡됐다고 지적했다. 이 부장은 “나꼼수 방송에서 한 말을 다시 들어보면, 정봉주가 입감 됐을 때 나꼼수는 ‘주인하고 떨어져 혼자 있게 돼 성욕을 주체할 수가 없다’는 말을 전했고, 그 뒤 김용민씨가 ‘정봉주 전 의원이 성욕감퇴제를 복용하기 때문에 비키니녀 사진을 보내줘도 된다’고 하면서 웃고 넘어갔다”며 “그런데 그런 표현이 거꾸로 ‘감옥에서 성욕이 감퇴되니 이를 증진시키기 위해 비키니 사진 보내자’는 쪽으로 말한 것처럼 많이 왜곡된 것”이라고 말했다.

나꼼수를 지지하면 MBC 내에서 중립성 훼손이라는 시선을 낳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이 부장은 “나는 나꼼수를 지지한다고 한 적이 없고, 또한 편파적이라고 본다”면서도 “하지만 공영방송을 포함한 많은 언론이 해야 할 보도를 못할 때 나꼼수가 엄청나게 많은 정보량을 내놓은 데 대해 고맙고, 그 용기를 평가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기자는 이어 “더구나 정봉주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받으면서 실형까지 받게 됐다”며 “언론자유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국에 사법부가 실형으로 집어넣는 행태의 과도함에 대한 문제제기의 의미도 있다. 그러나 나꼼수의 정치적 입지에 동의하는 것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선정성 논란을 낳을 가능성에 대해 이 기자는 “노구의 모습이 선정적이기까지 하겠느냐”며 “다만, 언론인으로서 품위를 손상시킨 다소 과했다는 지적에는 수긍한다. 그저 팔로어 많이 끌어보자는 쪽으로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보경 MBC 기자와의 일문일답 요지이다.

-나와라 정봉주 비키니 촬영을 왜 하게 됐나
“비키니녀가 너무 매도당하는 모습에 그가 했던 가슴에 새긴 문구와 포즈 다 똑같이 해보는 방식으로 문제제기하기 위함이었다. 실제로 ‘정봉주 힘내라’ 비키니녀도 일종의 ‘찧고 까부는’ 수준인데 너무 과도하게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계기는.
“나꼼수가 이명박 정부 내내 언론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을 때 홀로 독야청청하면서 실어나른 정보량이 엄청나다. 그런 점에서 공영방송의 언론인으로서 부끄럽고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었다. 대단한 용자들이구나 생각했었다.”

-그래서 이런 자신의 사진을 찍어서 알린 건가.
“찧고 까부는 에피소드가 너무 침소봉대됐다. 더구나 비키니녀가 마치 성의 도구화처럼 흘러가는 것 같았다. 특히 나꼼수가 비난을 받고 것과 관련해 직접 방송에서 한 말을 다시 들어보면, 실체가 많이 왜곡됐다. 정봉주가 입감 됐을 때 나꼼수는 ‘부인하고 떨어져 혼자 있게 돼 성욕을 주체할 수가 없다’는 말을 전했다. 그 다음엔 김용민씨가 ‘정봉주 전 의원이 성욕감퇴제를 복용하기 때문에 비키니녀 사진을 보내줘도 된다’고 하면서 웃고 넘어갔다. 그런데 그런 표현이 거꾸로 ‘감옥에서 성욕이 감퇴되니 이를 증진시키기 위해 비키니 사진 보내자’는 쪽으로 말한 것처럼 많이 왜곡된 것이다.”

-현직 공영방송의 중견 여기자로서 트위터에 자신의 비키니 사진을 올린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일텐데.
“정봉주 전 의원 구속에 대해 한 재기발랄한 여자가 ‘정봉주 힘내라’라는 자기의 비키니 사진을 올렸다. 그랬는데 그는 여론으로부터 너무 매도당했다. 그래서 내가 문구 가운데 ‘가슴이 터지도록’ 대신 ‘가슴이 쪼그라들도록’이라는 것만 바꾸고 다 따라했다. 그동안 나꼼수에 고마웠는데, 오해를 살 수 있는 작은 에피소드 때문에 한 젊은 여성이 너무 매도되고 있어 이런 식으로라도 빚을 갚겠다는 뜻에서 시도해본 것이다.”

-트위터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은 건가.
“언론의 중립성과 언론인의 행보가 신중해야 한다는 점에서 그동안 한글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를 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파업기간이기도 해서 한 번 해본 것이다. 나꼼수와 같은 언론인이라는 연대의식을 보여주고자 한 것이다. 이왕 처음 한글 트위터를 시작했으니 팔로워도 많이 생겼으면 하는 생각도 있었고.”

-기성언론의 편파성을 조롱하는 의미가 있지만 나꼼수 역시 편파적이라는 비판이 있는데, 자칫 공영방송 언론인으로서 편향적 행보를 한다는 시선을 사지 않겠느냐.
“나는 나꼼수를 지지한다고 한 적이 없다. 또한 편파적이라고 본다. 하지만 공영방송을 포함한 많은 언론이 해야 할 보도를 못할 때 나꼼수가 엄청나게 많은 정보량을 내놓은 데 대해 고맙고, 그 용기를 평가한 것이다. 더구나 정봉주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받으면서 실형까지 받게 됐다. 언론자유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국에 사법부가 실형으로 집어넣는 행태의 과도함에 대한 문제제기의 의미도 있다. 그러나 나꼼수의 정치적 입지에 동의하는 것 아니다. 나 역시 늘 공정성과 중립성에 대해 누구보다 고민을 많이 하면서 살아왔다.”

-비키니녀가 문제된 것은 선정성 논란도 있었는데, 이 부장의 사진 역시 마찬가지라고 보이지 않겠느냐.
“노구의 모습이 선정적이기까지 하겠느냐. 다만, 언론인으로서 품위를 손상시킨 다소 과했다는 지적에는 수긍한다. 그저 팔로어 많이 끌어보자는 쪽으로 생각해달라. 또한 나꼼수의 비키니녀 사건이 성희롱이라는 지적도 있는데 이는 맞지 않다. 성희롱이란 직장관계 등 상하의 권력관계에 있는 우월한 자가 부하직원에게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나꼼수와 지지자들에게 상하 권력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웃고 넘기는 사람과 심각하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것이다. 또 홍보효과 극대화를 위한 성적 도구화나 성적 불쾌감을 불러일으킨다고 생각할 수는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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