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도 지상파 수준으로 심의해야"
"종편도 지상파 수준으로 심의해야"
종편 방통심의위 심의 기준 논쟁 본격화 되나… "영향력 없는 신규 사업자일 뿐" 반발

12월 출범할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심의에 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수면 위에 떠올랐다.

8일 목동 방송회관에서 학계, 시민단체뿐 아니라 종편 관계자까지 참여해 '종합편성채널 심의 방향에 관한 토론회'를 열고 종편 심의 기준에 대한 의견을 봇물이 터지듯 쏟아냈다.

이재진 교수(한양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는 SWOT(Strength Weakness Opportunities Threats) 분석 결과를 제시하고 심의 기준 논쟁에 화두를 던졌다..

SWOT는 현재 시행되고 있는 심의 모델과 시행될 가능성이 있는 심의 모델을 설정하고, 각 모델을 종편에 적용할 때 장단점을 파악한 분석 방법이다.

이 교수는 SWOT 분석 결과 지상파형, 유료방송형, 절충형, 동일콘텐츠-동등규제형 등 4가지 유형을 제시했다. 지상파형은 공익성은 강화되지만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고, 유료방송형은 창의성과 다양성이 확대되지만 선정성, 폭력성이 심화될 수 있다. 절충형의 경우 공적 책임과 사회적 비용이 균형을 이루지만 심의 체계가 불안정해질 수 있고, 동일콘텐츠-동등규제형은 국제적 흐름과 부합하지만 국내에서는 적용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 교수는 "기존의 지상파-유료방송으로 이원화된 심의체계로는 심의의 실효성은 물론이거니와 규제의 형평성도 실현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결론을 냈다.

발제가 끝난 후 패널들은 지상파 방송 수준의 심의를 적용하느냐, 유료방송 수준의 심의를 적용하느냐, 아니면 절충 적용하느냐 등을 두고 난상 토론을 벌였다.

정중헌 서울예술대학 교수는 종편의 자율규제에 무게를 뒀다. 정 교수는 "종편 공동의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자율심의로 큰 방향을 잡되 초기에는 방통심의위 심의를 강화해야"한다고 밝혔다. 다만 정 교수는 "(종편이)초기에는 기획으로 승부하겠다고 내세우지만 결국은 시청률 경쟁 마당에 뛰어들지 않을 수 없다"며 선정성 문제를 우려했다.

반면 백미숙 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 교수는 종편이 지상파 방송 수준의 강한 심의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 교수는 특히 지상파 방송 시간 때는 지상파 방송 심의 기준을 적용하고 심야시간에는 유료방송의 방송 심의를 적용하자는 절충안에 대해 "만약 지상파 방송이 24시간 한다고 가정하면 새벽 2시간까지는 지상파 방송 기준으로 하고 2시부터 6시간까지 유료방송 기준 심의를 하는 것이 가능하느냐"고 반문했다.

종편을 소유한 4개 메이저 신문사의 사회적 영향력, 여론의 신뢰성 문제를 따졌을 때 유료방송과 동일선상으로 볼 수 없다는 점에서 지상파 방송 심의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 백 교수의 의견이다.

   
▲ 자료 사진
 

이창현 국민대학교 교수는 "종편이 방송심의위 심의 기준 완화를 강력히 요청할 것이다. 종편의 요구가 관철되면 자칫 종편 뿐 아니라 지상파 방송의 질 저하를 초래하는 격발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교수는 특히 종편을 소유한 보수신문사의 정치적 정파성이 방송의 기획 보도와 집중 보도 양식으로 확산됐을 때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자율심의보다는 방통심의위의 심의 기준을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이 교수는 "주요 정책 비판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송인들의 노력을 심의 규제로 제한받을 때 방송 심의는 질 제고 보다는 언론 자유를 억압하는 부정적 측면이 많았다"며 이번 특혜 논란을 방통심의위가 촉발시켰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주정민 교수(전남대 신문방송학과)는 매체의 특성과 사회적 영향력을 고려했을 때 종편은 지상파의 영향력에 못 미친다며 "심의기준도 약하게 할 수 밖에 없고, (지상파의 심의기준과)차별적으로 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주 교수는 근거로 종편이 지상파와 달리 정부의 허가가 아닌 채널전송권을 승인받았을 뿐이며 유료방송에 가입하지 않으면 볼 수 없다는 점에서 지상파보다는 영향력이 적다는 점을 들었다.

주 교수의 주장에 하종원 교수(선문대 언론광고학부)는 "승인 채널이라고 하지만 진입장벽이 높고, 그만큼 강하게 규제하겠다는 의도가 있는 사업"이라고 반박했다.

하 교수는 "비보도부문에 대해서 유료방송이라는 특성을 들어 심의의 차별화를 요구한다면 이는 보도기능이라는 권리를 갖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오락프로그램의 탄력적인 운용에 대해서도 배려 받는 이중의 특혜"라고 지적했다.

윤정주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은 철저히 시청자 입장에서 심의 기준을 둬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윤 소장은 "종편은 허가받은 독점 채널이고 종합편성을 하며 의무 재전송을 하기 때문에 준지상파로 볼 수 있다"며 "사업자에 의한 완전자율규제는 실효성이 없고 현실적으로도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외부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난상 토론을 지켜본 종편 관게자들은 방송 시장에서 '신규사업자'임을 강조하며 심의 기준을 완화해줄 것을 요청했다.

송원섭 jtbc 편성기획팀장은 "저희의 수준을 냉정히 평가해볼 때 지상파 방송을 경쟁 상대로 보면 신규사업자로서 약체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송 팀장은 다양한 콘텐츠 생산을 종편에 기대했다면 FTA 시장 개방 이후 해외 사업자에 맞서기 위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영환 TV조선 편성팀장은 "방송 시점에 와서 태생을 정치적으로 해석해 이 문제를 판단하는 것 같다"며 특혜 논란을 일축했다.

앞서 박만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5월 취임 인사에서 “종편에 대한 차별적 심의기준을 구체적으로 마련할 것”이라며 “(심의를 할 때) 법에 매체에 따라서 차별을 두도록 하고 있다”고 말해 종편 심의 특혜 논란을 일으켰다. 이어 지난 10월 20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종합편성채널과 보도전문채널을 기존 지상파나 유료방송과 별도 심의하겠다고 밝히자 종편에는 지상파가 아니라는 이유로 느슨한 기준을 적용하고 한편으로는 승인 채널이라는 이유로 과징금 부과를 자제하는 것 아니냐는 이중 특혜 의혹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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