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민주당 ‘불법도청진상조사특위’ 위원장은 2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1차 회의에서 “오늘 아침, 언론보도가 있었다. 동아일보 보도이다. 우리도 보고 깜짝 놀랐다. 문제된 문건의 작성자를 여권관계자가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고 말했다.

천정배 위원장은 "문제된 문건의 작성자를 여권관계자가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다시 말하면 여권이라고 했기 때문에 한나라당이 아니라 청와대일수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크게 보면 한나라당 관계자가 문건작성자가 누구인지 밝힌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29일자 1면에 <민주-여권관계자 “한선교 문건, KBS 측이 작성”>이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민주당 국회 대표실 도청 의혹에 KBS가 관여했다는 동아일보 보도였지만, 민주당은 KBS 관여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민주당은 2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노컷뉴스
 
민주당이 'KBS 수신료' 도청 실체에 대해 모르고 있다기 보다는 경찰 수사로 실체가 드러날 때까지 '입조심'을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동아일보 보도를 언급하면서 여권(청와대, 한나라당)에서도 도청 주체의 실체에 대해 알고 있지 않느냐면서 "틀림없는 녹취록"이라고 밝혔던 한선교 의원이 출처에 대해 공개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천정배 위원장은 “한나라당은 도청을 누가했는지 진상을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에 촉구한다. 한나라당이 이 문제를 강 건너 불 보듯 할 위치에 있지 않다. 한나라당에서 먼저 한선교 의원으로 하여금 진상을 밝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정배 위원장은 “도청결과를 누설한 한선교 의원도 도청한 사람에 못지 않게 중대한 범행을 했다고 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천정배 위원장은 “우리가 한선교 의원에게 시간을 제시한다. 지금부터 24시간의 시간을 주고자 한다. 내일 정오까지 한선교 의원 자신이 이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바란다. 누구에게서 어떤 경위로 문제의 녹취록을 입수했는지 밝힐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천정배 위원장은 한선교 의원이 녹취록 입수 경위를 밝히지 않을 경우 법적인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천정배 위원장은 박희태 국회의장의 소극적인 태도로 민주당 국회 대표실에 대한 경찰 현장 검증이 미뤄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수사기관이 정상적으로 수사의 필요에 의해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국회에 들어와 수사를 하겠다는데 그것을 막아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 도청은 중대한 범죄”라면서 “국회의장은 경찰의 현장수사를 허용해 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을 지낸 권영길 민주노동당 원내대표는 이날 전국언론노동조합 소속 MBC SBS EBS CBS 노조위원장 등과 함께 'KBS 수신료' 날치기 처리 저지 농성 현장인 문방위 전체회의장을 방문해 민주당 의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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