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인터넷 업계를 발칵 뒤집는 사건이 발생했다. 국내 1, 2위 포털사이트를 운영하는 NHN(네이버)와 다음커뮤니케이션(다음)이 구글의 안드로이드폰 검색엔진 탑재 과정에서 국내 포털이 차별을 받고 있다고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신고했다. NHN과 다음커뮤니케이션은 한발 더 나아가 구글이 스마트폰용 운영체제(Operating System)를 장착한 국내 휴대폰 제조사에게 압력을 가한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다. 즉, 스마트폰 초기화면 검색이 구글로 정해져 있어, 네이버나 다음으로 검색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앱을 깔아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하고 이는 다른 검색에 접근할 기회를 차단한 것으로 지적한다.

이에 반해 구글에서는 안드로이드 OS가 개방형이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특정한 포털을 탑재하라, 말라 할 이유가 없다고 맞대응 하고 있다. 그리고 스마트폰은 사용자가 자유롭게 선택해서 설치 가능하기 때문에 검색을 위해서 별도의 앱을 다운로드를 받으면 해결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사건은 단지 국내 포털 사업자와 글로벌 기업 간의 분쟁이라는 점을 벗어나 미디어적인 측면이나 플랫폼 경쟁이라는 차원에서 큰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겉으로 보기에 이 사건은 유선과 무선 검색시장을 둘러싼 포털사 간의 경쟁인 것처럼 보인다. 국내 업체들은 유선시장에서에는 압도적인 강세를 보이지만, 무선시장에서는 그 강세를 유지하고 있지 못한 형국이다. 실제 구글은 유선 검색에서는 시장 점유율이 3%대이지만 무선에서는 18%로 네이버에 이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포털 사업자는 그것이 구글 스마트폰에 탑재되어 있는 안드로이드에서 구글이 자동 장착되어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과연 이번 국내 포털사들의 구글 공정위 신고가 이처럼 단순한 것일까? 많은 언론과 전문가들은 공정위 신고라는 피상적 현상만을 바라본 채, 구글의 행위가 휴대폰 제조사들에게 국내 포털을 배제했느냐를 가지고 논란 중이다. 그래서 위반이다, 아니다 논쟁만 나열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본질은 다른 곳에 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그것은 현상을 보아서는 안 되는 모바일 시장에서 거대한 글로벌 경쟁 환경의 변화와 새로운 권력관계 형성이라는 차원에서 해석해야 할 것이다. 이른바 2009년 11월 세계에서 88번째로 도입된 애플의 아이폰 쇼크에 이은 2차 스마트 쇼크가 기기에서 OS와 검색으로 이동한 것이다.

이번 사건의 이면에서는 글로벌 모바일 환경의 재편을 노리는 많은 이해 당사자들이 관련되어 있다. 그런 차원에서 사건은 모바일 환경에서의 주도권 경쟁을 시작한 포털들 간의 경쟁이 본격화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인터넷 생태계가 애플, 구글 등 모바일 플랫폼과 기존 유선에서의 강자였던 포털 간의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한 것이다. 이른바 진영 간의 주도권을 둘러싼 권력 전쟁의 신호탄인 셈이다. 

   
송경재 경희대 인류사회재건연구원 학술연구교수
 
향후 모바일 플랫폼을 둘러싼 논란의 핵심은 결국 차세대 시장의 표준 내지는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한 경쟁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 경쟁은 단순히 스마트폰용 OS만의 문제가 아니라, 앱 스토어 문제, 제휴와 협력, 검색시장 재편 등의 새로운 2차 스마트 쇼크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미 글로벌 차원에서는 MS와 구글, 애플, 림, 블랙베리 등이 자사의 스마트폰용 OS를 개편하고 검색, 콘텐츠 업체 간의 이합집산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분명해진다. 따라서 이번 공정위 신고는 단순히 스마트폰에 검색엔진을 장착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를 벗어나 본격적인 모바일 플랫폼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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