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목사가 최근 리비아에서 구속된 사건과 관련한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목사 이외에 교민도 구속됐고 현지 기업의 단속도 강화돼 교민 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가 명쾌한 해명을 하지 않고 있어 의혹이 증폭되고 있지만 MBC가 잇단 문제제기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MBC 24일 <뉴스데스크> 3번째 리포트 '리비아 교민 1명 추가 체포‥ 교민사회 '술렁''에서 "리비아 현지 한국 대사관은 목사 고모씨가 지난달 중순 종교법 위반 혐의로 구속 된 뒤, 고씨의 선교 활동을 돕던 교민 주모씨도 지난주 체포됐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전날 MBC는 한국인 목사 1명의 구속 사실을 단독으로 전한 바 있다.

   
  ▲ 24일 MBC 뉴스데스크.  
 

MBC는 "목사 구속 이후 리비아 정부가 현지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인들의 출입국 단속을 강화하면서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면서 "현지에서는 우리기업이 공사 수주 과정에서 거액의 뇌물을 준 정황을 리비아 정부가 조사하고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고 전했다. 또 "성사 직전에 있었던 건설 계약까지 협상이 중단되는 등 양국 관계 이상 기류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지 교민은 MBC 기자에게 "각 한국 업체에 리비아 정부 기관 직원들이 가서 비자 문제나 출입국 그런 거 관련해 가지고 확인을 하고 단속을 하고 있다"면서 "불똥이 한국 기업한테 튀었고, 그걸로 인해서 현지 기업들이 여러 가지로 문제가 많고"라고 밝혔다.

문제는 목사 구속이 지난 달에 벌어졌고, 현재 사태는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의혹만 난무하는 점이다. 특히, 리비아 대표부가 지난달 24일부터 비자발급을 비롯한 영사업무를 중단하고 직원 3명이 모두 귀국했지만 한국 정부에 공식 통보를 하지 않는 등 양국의 '외교 단절'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1주일 전에야 목사의 체포 사실을 알게된 이유는 무엇인지, 왜 구속이 됐는지, 신상에는 문제가 없는지, 뒤늦게 언론에 알려진 이유가 무엇인지, 리비아 대표부가 업무를 중단한 이유가 무엇인지 등에 대해 여전히 석연치 않다.

이런 상황임에도 KBS와 SBS 등 국내 주요 지상파 방송은 정부쪽 입장만을 대변하거나 정부쪽에 불리한 내용에 침묵하고 있다.

   
  ▲ 24일 MBC 뉴스데스크.  
 

KBS는 메인뉴스에서 한국인 1명이 붙잡혀 조사를 받고 있다는 단신으로만 내보냈을 뿐 '목사'와 '교민'이 구속됐다는 사실은 보도하지 않았다. 지난 23일 <뉴스9>에서 간추린 단신으로 짤막하게 전한 뒤 24일엔 아무런 속보도 내보내지 않았다.

SBS는 지난 24일 <8뉴스> 17번째 리포트 '"리비아서 불법 선교 한인 목사 등 2명 선처 요청"'에서 관련 소식을 처음 다뤘지만, "선처 요청과 영사면담 등을 통해 사태 해결에 나서고 있다"는 등 주로 외교통상부의 입장 위주로 전했다.

SBS는 '지난달 중순 행방불명된 고 목사의 행방을 수소문하다 1주 전에야 체포된 사실을 알게 됐다'는 리비아 주재 한국 대사관쪽 해명을 전했지만, 지난달 리비아 대표부가 철수까지 했는데 한국 대사관이 이달 뒤늦게 사실을 인지했다는 것이 사실인지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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