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아날로그방송 종료 국민 50%가 모른다
2012년 아날로그방송 종료 국민 50%가 모른다
[디지털전환 기획] 인지도·디지털TV 보급률 선진국에 뒤처져…홍보부족, 대혼란 예고

2012년 12월31일 오전 4시 아날로그 방송이 중단된다. 디지털TV가 있는 가구는 문제될 게 없지만 구형TV를 갖고 있는 지상파 직접 수신 가구라면 TV가 먹통이 되는 난감한 일을 겪게 된다. 먼 훗날의 일이 아니다. 불과 2년 뒤의 일이다.

디지털전환을 2년6개월 남겨두고 있는 현재 국민들 가운데 아날로그TV로는 직접 지상파 방송 수신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55.8% 정도에 불과하다. 절반 정도의 국민들은 아직도 2012년 이후 아날로그방송이 종료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나마 서울과 수도권의 경우 60% 안팎으로 평균이상의 인지율을 보이고 있고, 지역으로 갈수록 그 비율이 들쑥날쑥하다. 대구 48.2%, 광주 44.5%, 전남 43.5% 등 지역은 인지율이 평균수치에 못 미치고 있다. 내년 디지털전환 시범지역으로 지정돼 있는 제주는 32.5% 밖에는 되지 않는다.

디지털TV 보급률도 문제다. 아날로그방송이 중단되더라도 TV시청에 아무런 지장이 없는 디지털TV의 보급률 전국 평균은 55.1%에 머무르고 있다. 이 역시 지역마다 차이가 크다. 상대적으로 상황이 나은 서울도 디지털TV 보급률이 60% 밖에는 되지 않는다. 나머지 40%는 아직 아날로그TV로 방송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디지털전환을 준비하고 있는 다른 주변국들과 비교해서도 뒤처지는 수치다. 우리와 방송환경이 비슷한 일본은 2011년 7월24일 아날로그방송을 종료할 계획인데, 지난 2008년 5월 조사에서 이미 디지털전환 인식율이 92.2%에 달했다. 우리와 같은 2012년 말 디지털전환을 앞두고 있는 영국도 2008년 9월 조사에서 88%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 2012년 12월31일 아날로그방송이 종료되면 유료방송 가입이 안 된 구형TV로는 지상파 방송을 볼 수 없게 되지만 아직 홍보가 부족해 국민의 절반 가량이 이 사실을 모르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9월 김연아에 이어 소녀시대를 디지털전환 홍보대사로 위촉(사진)했지만 이 조차 잘 알려지지 않아 범정부 차원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디지털TV 보급률도 우리와 크게 차이가 난다. 일본은 70%에 이르고, 이미 영국은 90%에 근접해 있다.
디지털전환 추진과 홍보를 맡고 있는 방송통신위원회는 올해 7월 2010년 상반기 조사결과가 나오면 디지털전환 인지율이 70% 정도는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목표치에 근접한 결과가 나온다고 해도 주변국과 비교하면 미흡한 상태다. 아날로그방송이 중단됐을 때 혼란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단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얘기다.

케이블방송 가입자라면 케이블방송사들이 디지털로 송출되는 지상파방송을 다시 아날로그 신호로 변환해 줄 예정이기 때문에 화질이 현재보다 조금 떨어지더라도 TV시청에는 큰 무리가 없다. 문제는 안테나에 의지해 지상파TV를 보고 있는 사회적 취약계층이다. 사회적 취약계층일수록 정보력이 취약하고, 설사 아날로그방송 중단 사실을 안다고 하더라도 유료방송 상품에 가입하거나 디지털TV를 구매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이들이 TV 시청권을 박탈당하지 않도록 사회적인 관심과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일단 방통위는 디지털전환 시범지역으로 선정한 3군데 지역에서 큰 혼란 없이 디지털전환 사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방통위는 울진, 강진, 단양을 1차 시범지역으로 정하고 안테나를 통해 직접 지상파TV를 시청하고 있는 아날로그TV 보유 가정으로부터 신청을 받아 디지털방송 수신이 가능한 컨버터(DtoA)를 설치해 주거나 직접 디지털TV 구입을 원하는 가구에는 10만원의 디지털전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울진은 올해 9월, 강진은 10월, 단양은 11월 순차적으로 아날로그방송 중단이 예정돼 있다.

송상훈 디지털방송지원과장은 “지원대상인 1800세대 가운데 1200세대(70%)가 디지털 컨버터를 신청해 600세대에 설치가 완료됐다”며 “아날로그방송 조기중단 시점까지는 모든 작업이 차질 없이 완료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시범지역 3군데를 합쳐도 전국 가구수의 3% 밖에는 되지 않는다는 점, 그리고 시범지역이 농어촌 지역이라 마을 이장을 통한 대면 홍보가 가능했다는 점에서 방통위도 전국으로 아날로그방송 종료가 확대될 때 100% 혼란이 발생하지 않을지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방통위는 일단 1차 시범지역에서 발견된 문제점들을 보완해 2011년 시범대상 지역으로 선정된 제주지역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홍보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경환 상지대 교수는 “홍보가 덜되고 디지털TV 전환율도 부족하면 사회적 취약계층이 TV시청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다른 국가의 경우 지자체 홍보물, 반상회, 주변사람 등 오프라인 커뮤니케이션의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난 만큼 방통위 뿐만 아니라 행정안전부와 지자체 등이 발 벗고 나서야 디지털전환 정책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