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네이버, 이용자 아닌 언론사 선택권만 보장”
“네이버, 이용자 아닌 언론사 선택권만 보장”
뉴스캐스트 평가 토론회…“‘포털 저널리즘’ 역할 해야”

포털 사이트 네이버가 각 언론사가 직접 편집한 주요 뉴스를 메인 화면에 노출시키는 ‘뉴스캐스트’를 도입했지만, 이용자의 선택권을 강화한다는 취지와 달리 언론사의 선택권만 보장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특히 네이버가 뉴스 서비스를 하는 데 있어 ‘정치적 중립성’의 함정에 빠져 있는 현실을 극복하고 ‘포털 저널리즘’의 역할을 회복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언론인권센터가 4일 서울 관훈동 신영연구기금회관에서 개최한 ‘네이버 뉴스 오픈캐스트 1년을 평가한다’ 토론회에서 경희대 인류사회재건연구원 송경재 연구교수는 “2008년 세계 포털 사이트를 연구할 기회가 있었는데, 뉴스서비스를 놓고 정치 논란이 쟁점화 되는 곳은 한국 뿐이었다”며 “포털은 이미 신문법상 언론이라고 규정됐고, 언론중재법상 중재 대상에도 포함되는 만큼 네이버는 떳떳이 언론임을 밝히고 좋은 기사를 선택해 보여주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송 교수는 “현재의 뉴스캐스트는 이용자 선택권이 아니라 언론사의 (기사) 선택권만 보장하는 것”이라며 “지금은 취재나 보도, 논평 등 전통적 의미에서 나아가 뉴스를 ‘유통’하는 것도 언론으로 규정되는 만큼 네이버는 다양한 시각의 기사를 비교해 볼 수 있는 ‘포털 저널리즘’으로서의 역할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세종대 임종수 교수(신문방송학)도 언론사들이 ‘클릭 수 경쟁’ 때문에 포털에 선정적인 ‘낚시성 기사’를 게재함으로써 포털의 품격이 떨어지는 결과가 초래됐다면서 “포털이 뉴스를 서비스하는 순간 미디어로서 역할을 하는 것인 만큼 정치 중립적, 수익 중심적 모델에서 벗어나 ‘낚시성 기사’에 대해 주어진 ‘힘’을 실행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네이버의 뉴스캐스트 선정이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송 교수는 “(뉴스캐스트 선정은) 매체 제휴를 통해 심사가 실시되는데, 제휴신청 페이지는 해당 언론사의 일반정보 외에는 어떤 근거로 선정을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 기준과 심사원칙이 나와 있지 않아 논란거리를 제공할 수 있으므로 이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교수는 특히 “사회적 약자의 소식을 전달하는 언론을 배려하거나 주류 여론이 담지 못하는 대안 미디어를 무시하는 경향이 나타나면서 인터넷 공론장에서 여론 다양성 훼손이라는 새로운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며 “인터넷이 시민 공론장으로서 다양한 의견과 논의가 융합되고 결집되는 역동성의 공간이란 특징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선영 네이버 뉴스서비스팀장은 “특수하고 전문 영역을 다루는 매체를 꾸준히 늘려가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언론사들의 ‘선정성 경쟁’도 도마 위에 올랐다.

민족문제연구소 신명식 기획이사는 “수용자 입장에서 네이버보다 언론사에 책임을 더 묻고 싶다”며 “신문 구독률이 하락하고 보수 대 진보신문의 열독률이 10대 1도 안 되는 상황에서 네이버가 온라인에 ‘무대’를 마련해 줬는데도 연예 뉴스와 해외 가십 등 정체성을 상실한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며 “언론사는 변화하는 이용자의 요구에 맞게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는지, 자사의 정체성을 살리면서 유료 독자를 늘리는 방향으로 온라인 전략이 가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개탄했다.

언론인권센터 윤여진 사무처장도 “최근 네이버 뉴스캐스트에 올라온 기사들을 보면 도저히 낯뜨거워 볼 수 없을 정도여서 차라리 뉴스박스를 하단으로 내리고 전처럼 네이버가 자체적으로 뉴스를 편집하는 게 낫겠다는 얘기까지 나온다”며 “옴부즈맨 제도 등의 운용 과정에서 이용자 의견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향신문 뉴미디어전략실 엄호동 기획마케팅팀장은 “언론사 수입 구조가 열악하고 페이지뷰가 늘면 또 다른 수익 모델을 창출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역효과를 낸 것”이라며“킬러 콘텐츠로 승부해야 한다고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투자가 뒤따라야 하는데 그럴 만한 여건이 되지 않고, 이같은 상황이 악순환되면서 오는 부작용”이라고 설명했다.

엄 팀장은 “언론사 입장에서 보면 네이버는 ‘슈퍼 울트라 갑’”이라며 “언론사들이 스스로 뉴스캐스트와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선정적 기사에 대해 제재할 수 있도록 했다면 지금같은 상황까지는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네이버 박선영 뉴스서비스팀장은 “온라인신문협회와 선정성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위해 1년 동안 논의를 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고, 옴부즈맨 위원회를 만들 때도 온신협 쪽에 매체사 참여를 요청했지만 거절했다”고 반박한 뒤 “77개 뉴스캐스트 선정사를 대표할 만한 기관이나 협회가 없기 때문에 플랫폼 사업자 입장에서 먼저 개선책을 제안할 수 밖에 없고, 더 좋은 안이 있다면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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