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시사투나잇 미디어포커스 권력에 팔아넘긴 것"
"시사투나잇 미디어포커스 권력에 팔아넘긴 것"
KBS 제작진·시사교양다큐·드라마예능PD와 ·5년차 이하 PD 연쇄 집단 성명

KBS의 <생방송 시사투나잇>과 <미디어포커스>의 타이틀(명칭) 또는 시간대와 타이틀 변경 등 사실상의 프로그램 폐지를 뼈대로 한 가을 개편안에 대해 제작진과 PD들이 3일 집단적으로 프로그램 개편 거부에 나서 KBS의 개편안 '가을투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KBS <미디어포커스> 김경래 이랑 김영인 이광열 이철호 이효용 등 6명의 기자들은 이날 오전부터 진행된 장시간에 걸친 회의 끝에 실명을 걸고 발표한 성명 '<미디어포커스> 개편 논의를 거부하며'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정치적 개편 작업’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다"며 "<미디어비평>이라는 제목을 던져주고 개편에 들러리 서라고 하는 시도를 중단할 것을 사측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KBS 미디어포커스 제작진·시사교양다큐PD·드라마예능PD 등 개편안 거부 선언

   
  ▲ KBS <미디어포커스> 방영장면(왼쪽)과 <생방송 시사투나잇> 홈페이지.  
 
이들은 이름과 시간대를 바꾼 미디어포커스의 개편안에 대해 "매체 비평 프로그램 5년의 역사와 KBS의 자존심을 정치권에 팔아 넘기려하는 것이다. 폐지의 근거도 제시하지 않고 제작진에게 ‘정치적인 반성’을 강요하는 것"이라며 회사의 "코미디같은" 설득작업을 이렇게 설명했다.

"회사는 당분간 제작진도 교체되지 않을 것이니 앞으로 새 프로그램을 잘 만들면 되는 것이라고 속삭인다. 그러면서 <미디어포커스>라는 이름은 절대 안 된다고 자른다. 그래놓고 만든 이름이 MBC에서 용도 폐기한 <미디어비평>이라는 이름을 쓰겠다고 한다. KBS 보도본부에서 이런 코미디가 벌어지고 있다. 사장이 바뀌고 팀장이 바뀌고 이미 <미디어포커스> 제작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민감한 아이템을 하려면 머리카락이 한 줌씩 빠지고, 큰 소리가 오가야 한다. 프로그램 제작자, KBS 기자로서의 긍지와 자신감은 자학과 한숨으로 바뀌고 있다. 개편마저 사측의 뜻대로 진행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권력이 민감해 하는 아이템은 사라지고 연성 아이템으로 프로그램이 채워질 것이다."

이들의 요구사항은 "<미디어포커스>를 폐지하겠다는 뜻을 즉각 철회"하고 "제작진을 들러리 세워 개편을 정당화하려는 꼼수를 중단"하며 "합리적인 근거와 정상적인 절차를 지켜서다시 논의를 시작하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이들은 이런 "'정치적 개편'에 몸을 섞지 않겠다"고 천명했다. 이들은 <미디어포커스> 제작진을 거쳐간 이들과 함께 더 많은 보도본부 선후배들의 동참을 호소한다고 촉구했다.

   
  ▲ KBS PD 30여명이 3일 아침 출근길에 서울 여의도 KBS 신관 2층 로비에서 <생방송 시사투나잇> 폐지를 거부하며 팻말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미디어포커스> <시사투나잇> 정치권에 팔아넘긴 것"

이에 앞서 KBS PD들은 이날 낮 12시에 PD 총회를 열어 회사가 제시한 가을 개편안 관련 인사 희망원 제출을 거부하고, <시사투나잇> 대신 신설될 <시사터치 오늘>에도 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오후엔 KBS 다큐 시사 교양 PD 일동과 KBS 드라마·예능 PD 29명이, 2일 저녁엔 입사 5년차 이하 PD 21명이 각각 연쇄 성명을 내어 개편을 보이콧하겠다고 밝혔다.

시사·다큐·교양 PD 일동은 이날 발표한 '이런 방식의 개편은 받아들일 수 없다'라는 성명에서 "개편 과정에서 프로그램의 주역인 PD들은 철저히 소외되고 있고, 새 프로그램들은 제목만 나와 있을 뿐, 어떤 포맷으로 어떤 내용을 채우게 될지 전혀 알려진 바 없다. 단 몇 사람만이 모든 것을 독점하고 있다"며 "이런 와중에 프로그램 희망원을 제출하라고 한다. 우리 시사 다큐 교양 PD들은 이런 방식으로 진행되는 개편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 KBS PD 30여명이 3일 아침 출근길에 서울 여의도 KBS 신관 2층 로비에서 <생방송 시사투나잇> 폐지를 거부하며 팻말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이들은 "우리는 이번 개편에 대한 보이콧을 선언한다"며 "그 일환으로 우리는 프로그램 희망원 제출을 거부한다. 어차피 이런 방식이라면 아무 곳에나 우리를 갖다 박으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 모든 일에 대한 책임과 향후 발생할 사태에 대한 책임은 밀실개편을 강행하고 있는 편성 제작 양 본부장과 일부 팀장, 그리고 시대착오적 관료주의를 감염시키고 있는 사장과 부사장에게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지적했다.

시사투나잇 개편 반대의사에는 드라마·예능 PD 29명도 동참해 관심을 모았다. 이들은 이날 오후 자신들의 실명을 밝히고 낸 성명에서 "<시사투나잇>의 사실상 폐지라는 사태에 마주한 동료 시사교양PD들의 좌절감과 분노에 깊이 공감한다"며 "그동안 KBS의 명예와 시청자의 공익을 위해 쌓아올린 가치가 공격받아 KBS 구성원 모두가 다 같이 분노해도 모자란 이 때, 믿고 따르던 선배들이 오히려 먼저 나서 그 가치를 엎어버린 꼴이 되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 KBS PD 30여명이 3일 아침 출근길에 서울 여의도 KBS 신관 2층 로비에서 <생방송 시사투나잇> 폐지를 거부하며 팻말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은 팻말을 들고 있는 PD. 이치열 기자 truth710@  
 
드라마예능 PD들 "KBS 예능프로·드라마, 희롱·위선으로 느껴질 것…시사투나잇 계속돼야"

드라마·예능 PD 29명은 "KBS의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들이 주는 재미와 감동은 이제 KBS에서 방송되었다는 이유로 오히려 희롱과 위선으로 느껴지게 될 것"이라며 "시청자들에게 주어야 할 웃음은 건강한 웃음이지 권력의 주구로 변한 KBS에 대한 비웃음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렇게 설명을 이어갔다.
 
"희극은 저희가 하겠습니다. 단, 프로그램과 드라마를 통하여 웃음을 주겠습니다. 그러니 <시사투나잇>을 둘러싼, 제작진과의 아무런 상의도 없이 진행된 이 무서운 희극을 멈추어 주십시오. 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젊은 시사교양 PD들을 지지합니다. KBS의 미래를 지지합니다."

앞서 5년차 이하의 젊은 PD들도 지난 2일 저녁 성명을 내어 인사 희망원을 <시사투나잇>에는 낼 지언정 <시사터치 오늘>엔 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지난주 우리는 이러한 비상식적 행태를 목격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흥분이 아닌 당혹감을 느꼈다"며 "이러한 사태가 외부 취재처가 아닌 우리의 터전 KBS에서 벌어졌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PD들 인사희망원 보이콧…5년차 이하 PD들 "시사투나잇에 모두 지원하겠다"

이들은 또 시사투나잇의 사실상 폐지안과 관련해 "사측의 비상식적 행태는 이뿐이 아니었다. 존치도 폐지도 아닌 '같기도 개편'의 이유를 말해달라는 일선 PD들의 요구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며 "'시사투나잇이 편향되었다'며 폐지를 주장해온 조중동과 한나라당의 압력에 당신들은 호응했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권력의 감시견이 되어야할 공영방송의 시사프로그램을 권력에 팔아넘긴 것"이라며 "우리는 시사투나잇을 지망한다. 일련의 사태는 역설적으로 시사투나잇의 가치를 증명합니다. 권력이 불편함을 느낀다는 것은, 시사투나잇이 사회적 약자와 서민의 편에서 사회를 바라봤다는 증거"라고 밝혔다.

다음은 차례로 <미디어포커스> 제작진과 시사교양 PD들·드라마 예능 PD들·입사 5년차 이하 PD들의 성명 전문이다.

<미디어 포커스> 개편 논의를 거부하며

사측이 <미디어포커스>를 폐지하고 신설하겠다고 밝힌 <이른바 ‘미디어비평’>에 대한 개편 준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에 <미디어포커스> 제작진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정치적 개편 작업’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다. <미디어비평>이라는 제목을 던져주고 개편에 들러리 서라고 하는 시도를 중단할 것을 사측에 촉구한다.

<미디어포커스> 제작진은 이미 이번 개편이 일부 정치 세력과 보수 언론 권력에 ‘뭔가를’ 보여주기 위한 불순한 의도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매체 비평 프로그램 5년의 역사와 KBS의 자존심을 정치권에 팔아 넘기려하는 것이다. 폐지의 근거도 제시하지 않고 제작진에게 ‘정치적인 반성’을 강요하는 것이다.

사측은 매체 비평 프로그램은 존속되는 것 아니냐고 제작진을 설득한다. 당분간 제작진도 교체되지 않을 것이니 앞으로 새 프로그램을 잘 만들면 되는 것이라고 속삭인다. 그러면서 <미디어포커스>라는 이름은 절대 안 된다고 자른다. 그래놓고 만든 이름이 MBC에서 용도 폐기한 <미디어비평>이라는 이름을 쓰겠다고 한다. KBS 보도본부에서 이런 코미디가 벌어지고 있다.

사장이 바뀌고 팀장이 바뀌고 이미 <미디어포커스> 제작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민감한 아이템을 하려면 머리카락이 한 줌씩 빠지고, 큰 소리가 오가야 한다. 프로그램 제작자, KBS 기자로서의 긍지와 자신감은 자학과 한숨으로 바뀌고 있다. 개편마저 사측의 뜻대로 진행될 경우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 권력이 민감해 하는 아이템은 사라지고 연성 아이템으로 프로그램이 채워질 것이다.

우리의 요구는 간단하다. 사측은 <미디어포커스>를 폐지하겠다는 뜻을 즉각 철회하라. 제작진을 들러리 세워 개편을 정당화하려는 꼼수를 중단하라. 그리고 합리적인 근거와 정상적인 절차를 지켜서 다시 논의를 시작하라. 우리는 ‘정치적 개편’에 몸을 섞지 않겠다.

<미디어포커스>의 역사가 어언 5년, 그동안 이 곳을 거쳐 간 보도본부 기자 선후배들만 수 십 명에 이른다. 명분 없는 <미디어포커스> 폐지는 이들의 기자 경력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것이다. <미디어포커스> 폐지에 반대하는 제작진의 결의에 이들 뿐 아니라 더 많은 보도본부 선후배들의 동참을 호소한다.

2008. 11.2
미디어포커스 제작진 김경래 이랑 김영인 이광열 이철호 이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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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방식의 개편은 받아들일 수 없다.
 - 시사 다큐 교양 PD, 개편 보이콧 결의문 -

회사에 관료주의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다. 전 부문에 걸쳐 상하간의 의사소통은 사라진지 오래고, 오로지 상명하복만이 강요되고 있다. 창의성과 자발성을 생명으로 하는 프로그램에 있어서도 다르지 않다. 특히 이번 개편과정을 통해 되살아난 관료주의의 폐해는 극명하다.

그들만의 프로그램 개편인가?

어느 누구도 알지 못하는 프로그램 개편이었다. 몇몇 프로그램의 존폐문제를 두고 논란이 되는 동안에도 제대로 된 정보는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더니, 급기야는 PD도 모르는 사이에 MC 교체가 결정되는 등 명백한 밀실개편이 진행되고 있다. 새로 편성될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아는 사람이 없다. 팀장들도, CP들도 뭐 아는 것 없는지 서로 묻고 다니고 있다.

개편 과정에서 프로그램의 주역인 PD들은 철저히 소외되고 있다. 아니 무시되고 있다. 새 프로그램들은 제목만 나와 있을 뿐, 어떤 포맷으로 어떤 내용을 채우게 될지 전혀 알려진 바 없다. 단 몇 사람만이 모든 것을 독점하고 있다.

이런 방식이라면 받아들일 수 없다.

이런 와중에 프로그램 희망원을 제출하라고 한다. 아무 내용도 모르는 프로그램에 뭘 보고 지원하라는 것인가? 어떤 프로그램인지 누가 CP가 되어 프로그램을 이끌어 갈지 아무런 정보도 없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시사 다큐 교양 PD들을 심하게 섞어놓을 것이라는 엄포만이 횡행하고 있다.

단순히 배정하면 배정하는 대로 맡은 프로그램이나 열심히 하라는 것인가? 우리는 벽돌이 아니다. 내가 만드는 프로그램의 존재이유에 동의하고 거기에서 삶의 이유를 찾을 수 있을 때 PD는 비로소 그 프로그램에 승부를 건다. 그래서 PD는 적당한 위치에 아무렇게나 끼워 맞춰지는 벽돌과는 다른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벽돌이 되어있다.

희망원 제출을 거부한다.

PD에게 프로그램 개편은 한 시즌 자신의 삶을 던져 넣을 공간을 만드는 일이다. 그러나 지금 PD들은 철저히 배제되고 있다. 우리 시사 다큐 교양 PD들은 이런 방식으로 진행되는 개편을 받아들일 수 없다.

우리는 이번 개편에 대한 보이콧을 선언한다. PD를 PD로 인정하지 않는 이런 상황을 거부한다. 그 일환으로 우리는 프로그램 희망원 제출을 거부한다. 어차피 이런 방식이라면 아무 곳에나 우리를 갖다 박으라. 우리를 벽돌로 보고 있다면 벽돌이 되리라.

그러나 이 모든 일에 대한 책임과 향후 발생할 사태에 대한 책임은 밀실개편을 강행하고 있는 편성 제작 양 본부장과 일부 팀장, 그리고 시대착오적 관료주의를 감염시키고 있는 사장과 부사장에게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

2008. 11.3. KBS 시사 다큐 교양 PD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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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극은 저희가 하겠습니다. - <시사투나잇>을 지지합니다.
 “프로그램의 명칭과 제작진을 바꾸겠다. 하지만 <시사투나잇>은 계속되는 것이다”

이 같은 논리로 고교생이 논술 시험을 본다면 논리력 부족으로 대학에 떨어질 것이고, KBS공채 응시생이 논술을 쓴다면 1차 필기시험을 통과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위와 같은 문장이 위력을 발휘하는 곳은 그나마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입니다. 그것도 시청자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 논리의 비약과 억지를 부리는 캐릭터를 내세워, 희극적인 장면을 만들 때뿐 입니다.

이처럼 엉성한 논리로는 결코 자신의 프로그램을 만드시지 않았을 선배님들이, 왜 이렇게 농담에 가까운 이야기를 진지하게 후배들에게 하는 것일까요. 여러 압력에 의한 고육지책이었을 것이라고 짐작할 뿐입니다. 그래서 우리 후배 예능PD들과 드라마PD들은, <시사투나잇>의 사실상 폐지라는 사태에 마주한 동료 시사교양PD들의 좌절감과 분노에 깊이 공감합니다. 그동안 KBS의 명예와 시청자의 공익을 위해 쌓아올린 가치가 공격받아 KBS 구성원 모두가 다 같이 분노해도 모자란 이 때, 믿고 따르던 선배들이 오히려 먼저 나서 그 가치를 엎어버린 꼴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시사투나잇>은 PD저널리즘의 대표성, 권력의 감시자라는 상징성, 시청자들의 인지도, 광고 완판을 통한 수익성을 고루 갖춘 프로그램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가치들을 우리 스스로가 훼손할 때, KBS의 브랜드 가치는 공영방송에서 권력의 주구로 변해갈 것입니다. 그리고 KBS의 예능 프로그램과 드라마들이 주는 재미와 감동은 이제 KBS에서 방송되었다는 이유로 오히려 희롱과 위선으로 느껴지게 될 것입니다.

미래의 시청자들이 KBS 채널은 외면한 채, KBS의 내부 상황을 두고 냉소하도록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시청자들에게 주어야 할 웃음은 건강한 웃음이지 권력의 주구로 변한 KBS에 대한 비웃음이 아닙니다. 희극은 저희가 하겠습니다. 단, 프로그램과 드라마를 통하여 웃음을 주겠습니다. 그러니 <시사투나잇>을 둘러싼, 제작진과의 아무런 상의도 없이 진행된 이 무서운 희극을 멈추어 주십시오.

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젊은 시사교양 PD들을 지지합니다. KBS의 미래를 지지합니다.

26-34기 KBS 예능 및 드라마PD
29기 : 김진원 박지영 안준용
30기 : 김진우 박석형 백상훈 손지원 이예지
31기 : 김종연 신효정 오현숙 최승희 한상우
31기 경력 : 강봉규 강승연 이민정
33기 : 김양휘 김정현 유종선 이선희 이재훈 이태헌 전온누리
34기 : 박민정 원승연 유정아 유호진 이정미 임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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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투나잇을 지원합니다. 시사터치 오늘이 아닌 시사투나잇입니다.
- 프로그램 개편을 앞둔 젊은 시사교양 PD들의 선언

우리는 자랑스러웠습니다.

시사 프로그램의 미덕은 사회의 비리와 부조리를 용기있게 고발하는데 있다고 배웠습니다. 어떤 강한 권력에도 굴복하지 않고, 팩트 너머의 진실을 파헤치는 것이 좋은 시사 프로그램이라고 들었습니다.

실제 이 회사에는 그러한 프로그램이 넘쳐났습니다. 국민의 편에서 권력과 자본의 문제점을 비판하는 용기있는 프로그램들이었습니다. 우리는 그런 프로그램을 만드는 선배들이 존경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우리도 거기에 일익을 담당하는 것이 자랑스러웠습니다. 공영방송 PD로서 자부심을 가졌습니다.

비상식을 보았습니다.

시사 피디는 비상식적인 사태를 보면 묘한 흥분감을 느낍니다. 부조리한 일을 저지른 자들이 제작진에게 가할 유무형의 압력은 두렵지만, 이를 보도해 좀 더 좋은 사회를 만드는데 보탬이 된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난주 우리는 이러한 비상식적 행태를 목격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흥분이 아닌 당혹감을 느꼈습니다. 이러한 사태가 외부 취재처가 아닌 우리의 터전 KBS에서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프로그램의 책임자인 연출진이 모르는 상태에서 MC의 진퇴가 결정되었습니다. 청와대의 한마디에 편성과 상관없이 대통령의 일방적 주장이 방송되었습니다. 제작진이 모르는 상태에서 프로그램의 폐지가 결정되었습니다. 어느 PD도 제안하지 않은 괴프로그램들이 편성표를 채웠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회사조직이 아닌 외부언론을 통해서 알 수 있었습니다.

시사투나잇이 사망했습니다.

그 중 백미는 시사투나잇의 개편이었습니다. 간부들은 시사투나잇을 존치한다고 말했습니다. '시사터치 오늘'로 이름이 바뀌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제작진 교체 이야기를 흘렸습니다. 명칭과 제작진이 교체된 프로그램이 전과 같은 프로그램이라는, '술 마시고 운전했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다'식의 궤변을 외부에 늘어놓았습니다.

사측의 비상식적 행태는 이뿐이 아니었습니다. 존치도 폐지도 아닌 '같기도 개편'의 이유를 말해달라는 일선 PD들의 요구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습니다. 한해 65억원을 벌어들이는 시사프로그램을 폐지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제작진의 질문에, 적자 줄이기가 KBS정책의 제1순위가 된 지금 효자 프로그램을 왜 죽이려하냐는 후배들의 절규에, 선배들은 외면으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우리는 다음과 같이 해석할 수 밖에 없습니다. '시사투나잇이 편향되었다'며 폐지를 주장해온 조중동과 한나라당의 압력에 당신들은 호응했습니다.
권력의 감시견이 되어야할 공영방송의 시사프로그램을 권력에 팔아넘긴 것입니다.
우리는 시사투나잇을 지망합니다.

일련의 사태는 역설적으로 시사투나잇의 가치를 증명합니다. 권력이 불편함을 느낀다는 것은, 시사투나잇이 사회적 약자와 서민의 편에서 사회를 바라봤다는 증거입니다. 권력이 편향성을 운운한다는 것은, 시사투나잇이 기계적 중립 너머에 감춰진 진실을 과감히 보도했다는 말에 다름 아닙니다. 지금 시사투나잇은 KBS 시사프로그램의 상징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시사투나잇의 사망선고를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우리는 다음과 같이 선언합니다.

하나. 제목을 변경하고 제작진을 교체함에도 '타이틀 변경'에 불과하다는 사측의 주장은 궤변이며, 이를 사실상의 시사투나잇 폐지로 규정한다.

하나. 밀실개편 중단, 프로그램 존속이라는 약속을 깨고 사실상의 폐지를 선언한 간부들의 해명을 요구한다.

하나. 개편에서 시사투나잇의 존속을 요구하며, 시사터치 오늘 배정을 거부하고 시사투나잇에 전원 지망한다.

상식을 원합니다.

공채가 진행 중으로 알고 있습니다. 겨울이 지나면 신입사원들의 활기찬 목소리로 곳곳이 떠들썩 할겁니다. 후배들에게 '자신들의 비상식에는 눈감으면서 남의 비리에만 목소리를 높이는' 비겁한 선배로 보이고 싶지 않습니다. 우리의 선배들이 그러했듯이, 스스로에게 떳떳하며 권력에 굴하지 않고 부조리를 끝가지 파헤치는 당당한 모습으로 후배들을 맞이하고 싶습니다. 우리의 주장은 단 하나입니다.

우리는 상식이 통하는 KBS를 원합니다.

2008년11월3일 29-34기 시사교양 PD 일동

29기 강윤기 기훈석 김자현 염지선 오은일 이현정 정효영 허양재
31기 강민승 김자영 김효진 이승현
31기경력 강지원 이은미
32기 유재우
33기 김영우 박현진 진정회
34기 김민경 이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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