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주 KBS 사장이 6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을 통해 전날 있은 감사원의 해임 요구 등 일련의 사퇴 요구 압박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이날 정 사장은 "8월5일은 감사원 치욕의 날"이라며 감사원의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또 KBS 이사회에도 "역사 앞에 죄인이 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정 사장은 <국민여러분에게 드리는 글>에서 "KBS 사장 거취 문제는 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개인적으로 자리에 연연하지 않으나 온갖 근거 없는 음해와 비난을 당하면서까지 자리를 지켜온 이유는 바로 공영방송의 독립 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라고 말해 '임기'까지 자리를 지킬 뜻을 분명히 했다.
▲ 정연주 KBS 사장이 6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감사원 해임요구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 ||
그는 "마침내 8월5일 감사원이 예비감사 개시 2개월 10일 만에 서둘러 감사 보고서를 확정짓고 부실경영 등을 이유로 공영방송 사장을 해임하라고 요구하기에 이르렀다"며 "그러나 특별감사의 출발, 진행과정, 최종 보고서 내용 등을 종합해 보면, 정치적 표적감사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우며, 특히 보고서 내용 가운데는 거짓과 왜곡, 자의적인 자료 선택과 해석 등 부실하기 짝이 없다"고 주장했다.
▲ 이치열 기자 truth710@ | ||
정 사장은 "감사보고서는 허위 왜곡 사실 등을 토대로 '현저한 비위'라면서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송두리째 뒤흔들 사장해임을 요구했다"며 "8월5일은 감사원 치욕의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이치열 기자 truth710@ | ||
정 사장은 또 "KBS 사장 강제 해임을 위해 부실경영 적자 경영 등 경영책임론도 동원됐으나 방송의 경영은 사적이윤을 극대화하여 흑자를 많이 내는 것이 아니라 언론기관으로서 신뢰도와 영향력을 높이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신뢰도 1위, 영향력 1위 그 이상의 경영성과가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 몰려든 많은 취재진들. 이치열 기자 truth710@ | ||
정 사장은 "공영방송 KBS의 역할이 기껏 과거 군사독재 시절의 정권 홍보기관이라고 생각한다면 법적으로 임기가 보장된 사장을 강제 해임하고 새 사장으로 대통령 특보출신이나 정권의 파수꾼을 임명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그러한 행태는 KBS 구성원들의 자존심을 무너뜨리는 것이며, 이 땅의 방송인들에 대한 모독이며, 세계 공영방송인들의 조롱거리가 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