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후보자별 기사노출·댓글 ‘차단’
네이버, 후보자별 기사노출·댓글 ‘차단’
“정치 공세에 순응 이용자 참여 막아”vs “위험성 줄이기 위한 것”

대선을 앞두고 포털들이 뉴스 서비스를 개비한 가운데, 국내 최대 포털인 네이버가 9월 중순부터 메인페이지에 후보자별 기사를 노출하지 않는 대신 당명을 게시하고, 개별 정치기사에 댓글을 못 달게 하는 대신 정치댓글을 한 곳으로 모아둬 적절성 논란이 일고 있다.

▷뉴스편집 “위험 줄여야”vs“무책임해”= 가장 많이 뉴스가 소비되는 네이버에는 최근 논란이 된 이명박 후보의 ‘마사지걸’ 발언도, 신당의 지리멸렬한 경선 기사도 보이지 않았다. ‘한나라당’ ‘대통합민주신당’이라는 당명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가 뉴스 유통과정에서 중심적 역할을 하기에 특정 기사 제목이 노출되면 특정 정치집단에 게 유불리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며 “보수도 진보도 서로 불리하다고 하고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며 개편 이유를 밝혔다. 한나라당을 비롯한 보수단체들이 최근 몇 년간 네이버 뉴스의 불공정성을 주장해온 점을 감안할 때 이번 개편은 일종의 고육책일 수 있다. “네이버는 공정하고, 다음은 주시한다”는 이명박 후보 캠프 관계자의 최근 발언은 이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이런 편집이 뉴스 선택권을 박탈한다는 지적도 있다. 임종수 세종대 교수(신방과)는 “선거는 누군가를 선출하는 행위인데 후보 개인에 대한 기사를 노출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모든 미디어에 대해 공정성 평가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유독 뉴스를 다루는 미디어인 포털이 공정성 논란을 우려해 공공적 이슈에 대해 네티즌의 선택을 제한하면서까지 소극적으로 나오는 것은 무책임하다”며 “이렇게 자신감이 없다면 뉴스서비스를 하지 않는 게 낫지 않냐”고 꼬집었다.

최진순 한경 미디어연구소 기자도 “대선후보 관련 뉴스는 아예 처리되지 않는 반면 연예 스포츠 오락 뉴스는 물론 자극적인 뉴스는 늘고 있어 탈정치화를 조장하고 있는 듯하다”며 “정치의 범위가 제각각인데, 어디까지를 대선뉴스로 보고 분류해낼지도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최 기자는 “포털이 미디어로서 갖는 책임과 역할 등에 대한 제반규정이 불명확한 상태에서 논란의 여지를 줄이려는 것은 이해가지만 결과적으로 사전 검열과 일방적 편집으로 이용자의 뉴스선택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황용석 건국대 교수(신방과)는 “포털 뉴스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기사 단위가 아닌 색인 혹은 카테고리별로 가야하고, 카테고리 분류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이용자의 선택권한을 준다는 면에서 카테고리별로 구성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댓글 일원화, 이용자 참여 막아”= 그러나 정보통신부가 제한적 실명제를 시행하고 있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선거기간동안 실명제를 적용하는 상황에서 정치댓글을 한데 모아둔 것은 이용자 참여를 막는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네이버 관계자는 “선거법이 후보자에 대한 지지·비방행위를 금지하는 상황에서 댓글을 통합할 경우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며 “뉴스 방문자수 등에서 정치분야가 차지하는 비율은 20%정도이고 정치기사 댓글을 통합할 경우 방문자수가 줄어들지만 사회적 위험을 줄이기 위해 상업적으로 유리하지 않은 것을 택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최민재 한국언론재단 연구위원은 “온라인 뉴스서비스의 핵심은 댓글인데, 정치댓글 일원화는 온라인뉴스 이용습관을 무시한 처사이고, 더 나아가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막아 이용자의 참여를 막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연구위원은 “정치 기사에는 댓글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다른 기사에는 허용하지 않는 것은 문제”라며 “한마디로 정치 공세에 순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황용석 교수도 “댓글의 부작용도 있지만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라는 면에서 댓글의 순기능을 포함해 인터넷이 선거에 기여하고 있다”면서 “개인정보를 보호한다면서 실명제를 하게 하거나 사업자에게 과도한 책임을 부여해 내용규제 같은 과도한 권한 행사를 하게 하는 모순된 법 체계가 인터넷사업자에게 규제를 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 교수는 “자정작용이나 인터넷 공간에 대한 아무런 합의없이 실명제처럼 사업자간·정치적 이해관계의 산물로 법안이 생기고, 사업자는 모니터링 비용이나 통제의 어려움을 이유로 이를 받아들임으로써 결국 이용자들이 규제를 받게 되고, 인터넷문화의 참여성이 약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