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극단, '노무현 조롱·욕설극'으로 데뷔
한나라 극단, '노무현 조롱·욕설극'으로 데뷔
의원극단 '여의도', 전남 곡성서 '환생경제' 공연…원색적 비하 표현 '파문'

   
▲ 한나라당 연찬회에 참석중인 박근혜대표가 지난 8월28일 오후 전남 곡성군 오곡면 봉조리 농촌체험마을에서 한나라당의원들로 구성된 여의도극단 공연을 마을노인들과 함께 보면서 박장대소하고 있다. ⓒ 연합뉴스
호남지역에서 연찬회를 열고 있는 한나라당이 프로그램 중 하나로 무대에 올린 풍자극 '환생경제'가 노무현 대통령을 지나치게 비하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파문이 예상된다.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로 구성된 극단 '여의도'(단장 박찬숙)는 지난 28일 오후 8시 전남 곡성군 오곡면 봉조리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수도이전, 경제불황, 과거사규명 등 현 상황을 빗댄 풍자극 '환생경제'를 공연했다.

아들 '경제' 죽어가도 술만 마시는 아버지 '노가리' 설정 

'노가리'(주호영 의원 분)와 '박근애'(이혜훈 의원 분)가 부부로 등장하는 이 연극은 둘째 아들인 '경제'의 죽음이 중심축이 되어 진행된다. 노무현 대통령을 빗댄 노가리는 아들 경제가 영양실조로 죽어가고 있는데도 날마다 술만 마시고 가족에게 소리를 지르며 폭력을 휘두른다. 또 아들의 죽음을 집터 탓으로 돌리면서 가족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사를 강행하려 한다.

노가리가 주정을 부리는 사이 부인 박근애는 애닯게 울며 간절한 기도하고, 여기에 경제의 친한 친구인 '한나라'(나경원 의원 분)가 경제의 죽음에 대해 진심으로 애도를 표하면서 경제가 다시 살아나게 된다. 노가리가 노무현 대통령을, 박근애가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를, 죽어가는 둘째 아들 경제가 한국경제를, 그리고 경제를 살리려고 노력하는 친구 나라가 한나라당을 비유한다는 것은 쉽게 감지할 수 있다.

'환생경제'는 수도이전, 과거사 규명, 남북화해 등 정부의 정책 전반을 비판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노 대통령에 대한 희화화와 함께 비하로 일관하고 있다.

연극은 가족들의 반대에도 이사를 강행하는 노가리를 희화화한다. 노가리가 이사의 명분을 합리화하기 위해 집기둥을 자르면서 "그냥 가자면 말을 안 들으니 집이 휘어야 마누라 자식이 내 말 듣고 따라오지, 그게 다 고단수 전략이야, 난 한다면 하는 놈이야"라고 말하는 대목은 국정홍보처의 수도이전 홍보광고를 암시하는 대목으로 '노 대통령의 독선과 수도이전의 부당성'을 빗댔다.

특히 정부와 여당이 주장하는 과거사규명을 깎아내리려는 흔적은 역력하다. "누구든지 할아버지, 아버지 뒤를 캐면 걸리는 게 나오거든. 아마 단군 할아버지도 뒤를 캐면 뭔가 나올 걸" "고아가 떳떳하게 살수 있는 이 세상. 이 얼마나 멋진 세상인가. 이게 바로 참회정부의 위업이야" 등의 대사에서는 정부 여당이 추진하려는 과거사진상규명기구에 대한 비아냥이 가득 배어있다.

노무현 대통령 겨냥, 인격모독·성적 비하 표현 가득

연극은 또 개혁 세력 전반에 대한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낸다. 총을 휘두르며 등장한 노가리의 친구이자 '5천년 역사바로세우기 위원장 깍두기'(정병국 의원 분)와 '21세기 민족민주 풍수지리학회' 회장인 '번데기'(정두언 의원 분)는 그 대표적인 예이다.

깍두기는 "대학 때 공부는 지지리도 못하고 운동만 하고 다녔지만" 지금은 권력의 실세이고, 번데기는 "전두환 때 선거벽보에 오줌 싸다가, 그것도 얼굴에 정통으로 맞춰 민주투사가 된" 인물이다. "새끼고 뭐고 동지 아니면 다 적이야, 우리말 안 들으면 다 죽여야 해"라는 번데기의 대사는 개혁세력에 대한 반감을 압축적으로 드러낸다.

노무현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비판하는 대목은 점입가경이다. 노 대통령을 향한 인격모독적이고 성적인 비하 표현 등 독설로 가득하다. "아주 싸가지 없게, 순간적으로 말을 잘 바꾸고 즉흥적이고 화려한 수사와 언변, 그리고 두꺼운 낯짝이 필요한데 노가리는 그 분야의 최고다" 등의 표현은 인신공격적인 성격이 다분하고 "사내로 태어났으면 불×값을 해야지. 육××놈. 죽일 놈 같으니라고" "그 놈은 거시기 달고 자격도 없는 놈이야" 등의 대사는 노골적인 성적 비하로 보인다. 또 등장인물들이 노가리는 맨날 신문을 보면서 욕한다고 핀잔을 주는 대목 또한 일부 신문에 대한 정부의 비판을 연상시키는  대목이다.

여의도 극단 단장인 박찬숙 의원은 공연 팜플릿을 통해 "서로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는,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와 배려... 세상에 대한 따스한 시선과 건강한 소통에의 욕구, 그것이 바로 우리 극단 여의도의 지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 작품을 기획한 이재오 의원은 "관객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한나라당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다보니 예술적인 면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나 큰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호남 특유의 표현 통해 민심 대변하려 했다"

부녀회장으로 등장해 "사내로 태어났으면 불×값을 해야지. 육××놈. 죽일 놈 같으니라고" 등의 대사를 했던 박순자 의원은 "선생님이 쓰신 대본을 그대로 읽은 것이고 일부는 표현하지 못했다"며 "호남 특유의 죽일 놈, 육시랄 놈 등의 표현을 통해 민심을 대변하려 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성적 비하의 소지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주민들과 함께 하는 공간으로 웃으면서 봐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현 정부에 대한 지나친 비하와 개혁세력에 대한 조롱을 담은 연극이 '동서화합' 을 표방한 이번 연찬회의 컨셉트와 얼마나 잘 맞을지 미지수다. 또한 젊은이들과의 공감과 소통을 위해 만들어졌다는 극단 여의도의 이번 연극은 소통보다는 갈등의 소지를 안고 있다. 

또 얼마 전 박근혜 대표 패러디를 성희롱이라 규정하고 노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 문책 등을 요구했던 나경원 박순자 박찬숙 송영선 이혜훈 의원 등의 한나라당 (여성)의원들이 노 대통령을 성적으로 비하했다는 점도 모순된 점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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