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스포츠신문들과 기존 대형 포털사이트와의 결별이 가시화되고 있다.
오는 17일 오픈하는 유무선통합포털사이트 파란닷컴(www.paran.com) 운영사인 KTH와 스포츠신문들 콘텐츠 유통권을 지닌 콘텐츠 중계회사 웹브라이트는 스포츠지 콘텐츠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6일 밝혔다. 파란닷컴은 기존 포털사이트인 한미르와 하이텔을 통합한 사이트다.
                         
계약조건은 상위 5위권 포털사이트(다음, 네이버, 야후코리아, 네이트, 엠파스)에 스포츠지들의 콘텐츠를 제공하지 않는 것을 뼈대로 하고 있다. 이에 따른 계약 금액은 2년간 총액 120억원으로 각 스포츠신문은 월 1억원씩의 콘텐츠 가격을 받게 된다. 기존의 대형 포털사이트 공급가인 1000만원선에서 10배 가량 인상된 수준이다.

계약서상에 5개 포털에 대한 뉴스공급 중단을 명시하지 않아 ‘독점’이란 단어는 없지만 스포츠지들이 다른 포털에 기사를 제공하려면 KTH와 미리 논의를 해야 하는 조항이 있다.
사이트 오픈 뒤 상위 5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파란닷컴으로서는 사실상 ‘독점’에 가까운 계약을 맺는 대신 콘텐츠 가격을 대폭 올려준 셈이다.

이에 따라 각 스포츠신문지와 웹브라이트는 조만간 대형 포털에 기사 공급 계약 해지 공문을 공식적으로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다음 이재웅 사장의 지분이 있는 일간스포츠의 경우 앞선 5개사 콘텐츠 회의에서 다음에는 기사를 제공한다는 부분에 대해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과 관련, 파란닷컴측과 스포츠신문들은 ‘콘텐츠 제값받기’ 차원의 계약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기존 대형 포털들은 아직 스포츠지들로부터 공식 통보를 받지 못해 구체적인 대응은 않고 있으나 실제 가시화될 경우, 스포츠지들과 대형 포털 업체간 충돌이 예상된다. 해당 포털들은 계약 위반 사항임을 들어 위약금 청구, 공정거래위원회 제소 등의 방안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특히 전체 뉴스 트래픽의 20∼30%를 차지하는 스포츠·연예 뉴스의 공백에 따른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대안지 모색 등 여러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스포츠신문의 콘텐츠에 관심이 많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향후 행보가 어떻게 전개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의 클릭에 따라 향후 포털업체의 판도 재편 여지가 있으며 미디어환경의 변화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황용석 교수(건국대학교 신문방송학과)는 “인터넷환경의 변화로 포털사이트의 영향력이 떨어지고 네트워크 사업자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란 예상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유무선 통합 포털이 다음, 네이버 등의 선두주자를 꺾고 시장이 크게 흔들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김준수·김상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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