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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최고위원 선거 '민족주의 계열 승리'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선거 '민족주의 계열 승리'
"당 운영 방향 변하지 않을 것"…12∼16일 정책위의장 결선투표

민주노동당 3기 지도부가 구성됨에 따라 총선 이후 잠시 주춤했던 당내 활동이 닻을 올리게 됐다.

이번 3기 지도부 선출은 여러 면에서 의미를 갖는다. 일단 기존의 대표 중심체제에서 최고위원 13인의 집단지도체제로의 전환은 당 운영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1인 7표제에 따른 '민족주의 계열'(이른바 '자주파', 전국연합계열)의 완승은 향후 당 운영과 관련해 주목되는 부분이다. 권영길 대표와 노회찬 사무총장으로 대표되던 민주노동당이 13인의 최고의원 집단지도체제로 완전 재편되는 과정인 만큼 '민족주의계열'의 완승은 더욱더 큰 의미를 갖는다.

한편으론 이번 선거과정에서 좌파와 민족주의계열간의 갈등이 심화된 상황이어서 '민족주의계열'의 완승은 당 운영과 관련해 우려를 사고 있다.
 
'자주파'의 완승은 1인 7표제에 도입에 따른 예상된 결과였다. 여성부문 최고위원 4인과 일반부문 최고위원 3인을 선출하기 위해 도입된 1인 7표제는 '조직투표'의 가능성이 짙다는 이유로 도입부터 논란이 됐다. 그러나 당내 의견그룹간의 내부합의를 통해 1인 7표제는 도입됐고, 결과는 일반부문과 여성부문 최고위원 7인 중 6인이 '전국연합계열'로 당선되는 것으로 이어졌다.

여성부문으로 당선된 김미희 최고위원은 경기연합 출신이고, 지난 총선에서 비례대표후보에 출마했던 이정미 최고위원도 반미여성회에서 활동하는 등 민족주의계열의 색깔을 뚜렷하게 지니고 있으며 유선희 최고위원과 박인숙 최고위원도 각각 서울연합과 민주노총 국민파 출신으로 '자주파'로 분류된다.

이밖에 일반부문인 최규엽 최고위원 역시 당 자주통일위원장으로 '자주파' 계열이고, 이영희 최고위원도 민주노총 국민파 출신으로 '자주파'로 평가된다. 농민부문과 노동부문의 최고위원 또한 현 전농 지도부와 민주노총 지도부의 색깔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게다가 당 3역 중 하나인 사무총장에 김창현 후보가 당선된 것도 자주파의 완승에 힘을 실어줬다. 지난 98년 울산광역시 동구청 초대 민선구청장을 지내다 이른바 '영남위 사건'으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김창현 후보는 당내 '자주파'의 핵심세력으로 2002년 대선당시 권영길 후보의 통일특보를 지낸 이력을 갖고 있다. 

현재로서 김혜경 당대표와 일반부문 최고위원으로 선출된 김종철 대변인만이 '비자주파'일 뿐이다. 김혜경 당대표는 당내 좌파세력과 전국연합계열의 통합 추대를 받아 선출됐으며 특정한 의견그룹에 속해있지 않으나 좌파적인 성향을 띠고 있다. 김종철 대변인은 진정추 계열로 당내 의견그룹인 화요모임에 속해있으며 범좌파로 분류된다.

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당내 의사소통 구조가 당원 중심으로 돼있고, 당헌에 명시된 정책중심으로 가기 때문에 당의 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 일단 지켜봐야 알겠지만 구체적인 사업 안배나 상근자들의 교체는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핵심관계자도 "수위의 차이는 있겠으나 당의 변화가 일정정도 뒤따를 것으로 본다"며 "이것을 수의 우세를 이용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느냐 의견수렴을 통해 결정할 것이냐가 관건이고, 현재로선 의견을 수렴해 점차적으로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김혜경 신임대표는 "그쪽(전국연합계열)으로 휩쓸리지 않을 것이다. 모든 것을 당 중심으로 판단하고 당 중심으로 갈 것이다. 어떤 정파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당이 있는 것은 아니고 그런(당 중심의) 원칙 속에서 판단, 선택하면 큰 문제는 될 것 같지 않다"고 밝혔다.

김창현 신임 사무총장도 "걱정되는 부분은 있으나 일방적으로 하나로 가지 않을 것이다. 집단지도체제가 (각 정파별로) 골고루 안배되지 않은 부분은 있으나 공당답게 할 것이다. 당의 노선은 엄밀히 자주와 평등이고 당은 이제까지 시기와 중요도에 따라 균형감각을 갖고 움직여왔다"고 말했다. 김 사무총장은 "선거과정에서 갈등과 대립이 있었으나 일상적으로 노선상의 토론의 장이 없었던 것이 문제"라며 "이런 의견의 다름을 일상적인 논쟁의 장으로 끌어내겠다"고 덧붙였다.     

'자주파 승리'라는 선거의 연장선상에서 오는 12일부터 16일까지 예정된 정책위의장 결선투표도 결과도 주목된다. 특히 정책위의장은 당 정책의 상당부분을 담당하기 때문에 정책위의장의 정치성향은 일치감치 당내 관심사로 떠올랐다. 전국연합계열의 이용대 후보와 사민주의계열로 좌파진영의 지지를 받는 주대환 후보가 출마하는 정책위의장 결선투표결과가 차기 민주노동당 지도부 구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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