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하루소식’이 창간 10돌을 맞았다. 지난 93년 9월 7일 창간한 이래 우리 사회의 주류 언론이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소외 계층의 인권문제에 주목해왔던 인권하루소식은 세계 유일의 인권전문 팩스신문을 표방하며 지난 10년간 우리 사회의 인권 증진을 위해 노력해왔다. 주류 언론이 그동안 인권에 대해 무관심으로 일관해 온 점을 감안하면 인권하루소식 10년의 역사는 그 존재만으로도 의의가 충분한 셈이다.

인권운동사랑방 창립과 함께 발간된 인권하루소식은 팩스신문으로는 유일하게 400여 명 이상의 유료회원을 두면서 나름의 독자기반을 확보하고 있는 최장기 팩스신문이다.

인권하루소식은 주류 언론이 주목하지 않았던 분야에서 특종을 발굴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하면서 우리 사회 인권 운동의 외연을 넓혀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지난 9.11 테러 이후 정부가 추진하려던 테러방지법의 반인권적 측면을 주목,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테러방지법 제정을 막아내는데 큰 역할을 한 것도 인권하루소식이 이뤄낸 성과로 꼽힌다.

인권하루소식이 창간될 당시만 해도 기존 언론들은 인권 관련 소식을 거의 다루지 않았지만 지금은 인권 관련 소식이 예전에 비해 지면과 화면에 자주 등장하는 것도 인권하루소식과 깊은 관련이 있다. 그만큼 인권에 관심을 기울일 정도로 시대가 성숙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인권하루소식이 일궈낸 주요한 역할 중의 하나라고 지적하는 이들도 많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인권하루소식은 국가보안법 폐지와 노동법 개정 문제부터 시작해 동성애, 지문날인 거부 등 우리 사회의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서 진행되고 있는 인권 차별적인 요소를 지속적으로 여론화하는 작업에 매진해왔다. 이런 역할 때문에 인권하루소식은 ‘작은 신문 큰 소식’ ‘신문에 안 나는 것 싣는 별난 신문’ 등 특이한 애칭 또한 많이 양산해내기도 했다. 

하지만 10년이라는 세월을 거쳐오는 동안 인권하루소식 또한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열악한 재정과 부족한 일손에 허덕이는 활동가들에게 매일 신문을 발행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런 어려움 때문에 중간에 활동을 접은 활동가들도 많았다.

창간 초기 팩스신문만이 가졌던 속보성이라는 장점이 최근 인터넷 매체의 등장으로 인해 일정하게 빛을 바래가고 있는 점도 인권하루소식이 처해 있는 현실적 어려움이다. 내부에서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월간지로의 전환 등을 모색하자는 움직임이 있었던 것도 인권하루소식의 어려움을 잘 말해주고 있다. 하지만 경제적 권리나 사회적 소수자들의 문제를 기존 언론들이 아직 인권의 문제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점은 인권하루소식이 여전히 왜 존재해야 하는가를 새삼 느끼게 해준다.

인권하루소식 배경내 편집장(사진·인권하루제공)은 “인권하루소식이 10년 동안 존재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인권운동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함께 동참해준 많은 활동가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이제 인권하루소식은 단순히 사건을 전달하는 매체에 머무르지 않고 동일한 사건을 인권의 시선으로 재해석하고 인권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배 편집장은 “비록 속보성에 있어서는 다른 매체들에 비해 뒤질 수밖에 없지만 우리 사회에는 인권과 관련해 여전히 보도되지 않고 있는 영역들이 많다”면서 “인권하루소식이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의 인권을 대변해온 만큼 이같은 점을 주목해 인권의 새로운 영역을 개발해 나가는 노력을 계속 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