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 거리응원과 함께 여중생 추모시위, 반전평화시위 등 각종 시위가 벌어진 데 대해 방송사들이 한일전은 집중보도한 반면, 시위 풍경은 작게 처리하거나 의미를 평가절하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KBS와 MBC는 지난달 31일 9시 메인뉴스에서 한일전 소식을 주요리포트로 처리하고 꼭지수도 늘려 배치했다. KBS와 MBC는 한국팀이 일본을 1대0으로 누른 소식을 첫 리포트에 배치했고, 광화문 거리응원을 포함한 한일전 관련 소식을 각각 11꼭지와 9꼭지씩 다뤘다. SBS는 2꼭지로 처리했다.

반면 KBS와 MBC는 이날 여중생 추모시위, 반전평화시위, 새만금공사 반대 삼보일배 등 광화문에서 열린 각종 시위에 대해서는 한일전과 월드컵 1주년 소식 뒤에 1꼭지로 다루는데 그쳤다.

KBS는 <갈등분출구된 광화문 시청 앞>이라는 리포트에서 “지난해 이맘때쯤 월드컵 열기로 하나 됐던 도심이 오늘은 우리 사회가 겪는 갈등이 보태져 오후 내내 교통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하루가 됐다”고 전했고, MBC도 앵커멘트로 “우리가 부대끼면서 사는 거리는 이렇게 복잡했다”고 보도했다. 두 방송사와는 달리 3번째 꼭지로 배치한 SBS도 <주말 서울 도심 대규모 집회 잇따라>라는 리포트에서 “오늘 도심에서는 이들 행사 뿐 아니라 삼보일배 행사와 축구 거리응원전까지 겹쳐서 주말 시내 교통이 큰 혼잡을 빚었다”고 보도했다.

이를 두고 방송사들이 이날 시위의 의미를 ‘갈등’이나 ‘교통혼잡’ 정도로 평가절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각각의 사안마다 배경과 의미가 있음에도 이를 분석하기보다는 단순히 ‘월드컵 때처럼 단합하지 못했다’ ‘시민을 불편하게 한다’는 시위에 대한 기존의 접근방식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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