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철 사장이 지난 12일 사표를 낸 뒤 연합뉴스 사원들의 모든 관심은 후임 사장이 누가 될 것인가에 쏠려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원들은 낙하산은 더 이상 안 된다며 외부인사가 거론될 때마다 민감하게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사장에 관한 의혹과 각종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급기야는 본지에까지 실려 결국 김사장은 사표를 쓰고 말았다. 이와 관련해 그의 조직관리 스타일을 문제삼은 사원들이 있는가 하면 지난 14일 노조가 발표한 성명처럼 낙하산식 인사가 가져온 한계가 드러난 것이라고 말하는 사원들도 있다.

두 가지 모두가 해당되는 문제였지만 근본적으로 연합뉴스의 위상이 뚜렷하지 못해 늘 정권 실력자에 의한 투명하지 않은 인사가 이뤄져 왔고 통신사의 생리를 이해하지 못한 사장들은 언제나 불만을 초래한 것이라는 얘기다.

김사장은 퇴임하면서 후임 사장으로 한겨레신문의 정모씨를 추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모든 사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좋지 못한 모양새로 그만 두는 사림이 어떻게 후임 인사에까지 개입을 할 수 있느냐는 것. 이와 관련해 정확하지 않은 소문으로 떠돌고 있는 몇몇 외부인사에 대해서도 극도의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기자는 "만일 낙하산(인사)이 뜨면 미사일로 폭파해버릴 것"이라고까지 말하고 있다. 노조도 또다시 낙하산 인사가 이뤄질 경우 강력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심지어 첫 출근도 제대로 하지 못할 것이라고 호언하는 조합원도 있다.

이렇게까지 격앙돼 있는 것은 단지 믿었던 김사장에 대한 배신감 때문만은 아닌 듯하다. 그동안 연합의 불분명한 위상과 애매한 소유구조는 오래 전부터 개정을 요구해왔고, 김대통령이 지난 대선 때 공약까지 한 사항이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어쩌면 더 근접한 원인일 것이다.

굳이 국회에 입법 청원됐다가 폐기된 ´통신언론진흥회법´이 아니라 해도 간접적인 주인인 정부가 연합의 위상과 소유구조 문제에 대한 성의있는 검토가 정말로 필요할 때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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