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을 담당하는 일부 기자들이 생명보험협회가 지원하는 해외취재를 다녀와 최근의 기자실 운영 개선 분위기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눈총을 받고 있다. 생명보험협회는 지난 10∼14일 ‘동남아산업의 보험실태’라는 주제의 세미나를 필리핀에서 열었다.

이 세미나에는 생명보험협회 관계자와 삼성·교보·대한 등 6개 대형 생명보험사 홍보담당자, 그리고 생명보험협회 출입기자 등이 참가했다. 세미나에 참가한 기자들은 매일경제 한국경제 서울경제 내외경제 머니투데이 등 경제지와 대한매일 내일신문 등 종합일간지 기자로 모두 11명이다.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국내의 보험 가입률이 포화상태에 이른 반면 동남아 보험시장은 개척의 여지가 많아 해외시장으로의 진출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기획된 것”이라며 “기자들과 함께 해외에 나갈 때마다 ‘외유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온 만큼 이번에는 세미나 준비 등 현지 취재여건 마련과 기자들이 세미나 내용을 보도하는 데 차질이 없도록 신경을 많이 썼다”고 설명했다. 이번 세미나에는 한 사람 당 140∼150만원의 참가 경비가 들었다.

언론계의 시선은 곱지 않다. 새 정부가 기자와 취재원의 관계를 재정립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언론계 내부에서도 출입처의 지원을 받는 해외취재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소리가 많은데 이런 분위기에는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특히 매년 기자들의 해외취재 지원사업을 벌여온 언론재단도 정부의 기자실 개방방침을 감안해 최근 이 사업의 개선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경제단체의 지원을 받아 해외취재를 할 필요가 있었냐는 것이다.

해외취재를 다녀온 생명보험협회의 한 출입기자는 “매년 가는 정례행사임에도 이번에는 최근의 언론계 분위기를 고려해 가자는 의견과 가지 말자는 의견이 맞섰으나 투표를 한 결과 가자는 쪽으로 결론이 났다”며 “하지만 외유성 행사로 비춰지지 않도록 최대한 검소하게 진행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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