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신문의 자전거를 동원한 판촉경쟁과 경제섹션 강화라는 미명하에 이뤄지는 증면경쟁이 갈수록 과열되고 있는 가운데 중앙일보 홍석현 회장이 최근 자전거를 써서 파는 신문을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해 실제로 지켜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홍석현 회장은 지난 19일 중앙일보 창간 37주년 기념사에서 자전거를 판촉용으로 쓰거나 대량 증면을 단행하는 신문을 지칭하며 “자전거를 주고 판매에서 1등 하는 신문, 내용 없는 증면으로 1등 하는 신문이 결코 1등 신문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그런 신문이 1등 신문이라면 우리는 사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회장은 이어 “이제는 형식이 아닌 내용의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며 △시스템의 변화 △사회부 변모 △기사의 퓨전화 △해외특파원 신설·증파 등 중앙일보의 질적 변화를 위한 구체적인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문의 개혁과 변화를 이루기 위해 부·차장 그룹의 역할론도 제기했다. 홍회장은 “다른 경쟁지들이 치졸한 판촉경쟁에 골몰하고 물량공세로 언론의 정도를 흐리는 과당경쟁에 빠져들고 있을 때 의연히 이런 유혹을 물리치기 위해선 부·차장들의 헌신적 노력이 없고선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실제로 판매를 담당하는 부서 관계자들은 실제로 지킬 수 있을지를 두고 난색을 표하고 있다. 중앙일보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본사 차원에서 자전거나 경품을 쓰는데 사용하라고 지국에 지원을 하지는 않았다”며 “하지만 지국이 자체적으로 경품을 쓰는 걸 막긴 어렵다”고 말했다.

중앙일보의 다른 관계자는 “최고경영자가 천명한 사안이이서 앞으로 지국에서 부당 경품경쟁을 하는 것을 무작정 방치할 수만은 없게 됐다”며 “하지만 현실적으로 경품경쟁을 하지 않으면 독자 확대가 어려운 점 때문에 이후 어떤 대책을 세울지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분간 부수확장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어차피 경품에 흔들리는 독자를 우리 독자로 보기 어렵다는 걸 감안해 ‘기존 독자 지키기’에 나서는 방안과 동아일보 등 경쟁지 관계자들과 만나 판촉경쟁 자제를 위한 적극적인 설득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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