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도 자전거 경품이 신문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특히 아파트 밀집지역에서는 ‘자전거’ 공세에 의해 신문시장의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목동지역의 C신문 보급소장은 “B신문이 5월 초부터 자전거를 경품으로 내놓기 시작하면서 자전거가 등장했다”며 “그 뒤 이 신문지국에 독자를 빼앗겼다는 걸 확인하고 난 뒤 D, E, F신문 등 다른 신문들도 6월부터 따라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보급소장은 “현재 B신문 등 일부 신문들은 공략 예정지역을 8단지와 14단지로 삼고 집중적으로 판촉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사정은 아파트가 밀집해있는 강남지역도 마찬가지. 송파지역의 C신문 지국 관계자는 “지난달 초 오금동 상아APT에서 E신문이, 오륜동에서는 D신문이 30∼40여 대의 자전거를 좌판에 깔고 판촉경쟁을 벌였다”며 “이 때문에 독자들로부터 ‘왜 C신문은 자전거 안 주느냐’는 전화를 받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밝혔다.

이로인해 자전거를 경품으로 주지 않는 지국은 적지 않은 피해를 보고 있는 게 현실이다. 목동지역의 C신문 보급소장은 “B신문 등 일부 신문의 자전거 공세 때문에 거의 매일 독자들로부터 ‘자전거 안 주냐’는 전화가 몇통씩 걸려오고 있고, 실제로 지난달엔 수십부, 이달엔 120∼150부의 부수이탈이 예상된다”며 “다른 신문은 이보다 더 많은 독자이탈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송파지역 C신문 지국 관계자도 “5∼6월 동안 자전거 때문에 100∼150부 가량의 절독 독자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피해 때문에 일부 신문들은 자전거를 제공하는 현장을 촬영해놓거나 절독독자들로부터 절독이유를 녹음해 두는 일도 많아졌다. 목동지역의 C신문 보급소장은 “이달 초까지 일부 신문들이 자전거를 제공하는 장면을 5건 정도 촬영해뒀고, ‘B신문이 자전거를 경품으로 줘서 C신문을 끊었다’는 독자들의 녹음도 4건 정도 받아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좌판까지 깔아놓고 제공했던 자전거를 창고에 쌓아놓고 신청하는 독자에게만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전거를 쓰지 않더라도 경품을 제공하고 있는 지국도 적게는 1만 5000원에서 2만원 상당의 경품을 주고 있다. 이를 통해 신규독자를 1명 늘리기 위해선 판촉요원 3만원, 이들에 대한 식대 1만원, 경품 2만원, 무가지 6∼7만원 등을 포함해 적어도 12∼13만원 정도가 들지만 이 비용 모두를 대부분 지국이 부담하고 있어 지국 운영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까지만 해도 최소 6∼7개월간 경품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이 때문에 독자들이 계속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다시 경품전쟁이 시작돼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게 지국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송파지역 C신문 지국 관계자는 “지난 2000년 말부터 지난해 6월까지 경품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독자들이 한 달에 많게는 100∼200명까지 이탈해 도저히 경품사용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다시 경품을 쓰면서 적어도 50부 이상을 회복했다”고 말해 경품사용의 불가피함을 털어놨다.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목동지역의 A신문 지국 관계자는 “자전거는 도저히 자금여력이 되질 않아 쓸 순 없지만 압력밥솥, 킥보드, 선풍기 등 원가 2만원 상당의 경품을 제공하지 않으면 독자확대는 커녕 독자이탈도 막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이 때문에 고가경품 등 부당판매가 벌써부터 기승을 부리고 있고 일부 수도권 지역에서는 경쟁지국 사이에서 경품으로 인한 몸싸움도 잦아져 이렇게 가다간 96년에 벌어졌던 신문지국 살인사건처럼 극단적인 상황이 재연되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까지 든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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