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지지율이 민주당과 접전 상황에서 격차가 벌어진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한국당이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리얼미터는 16일 주중 동향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 43.3%, 한국당 지지율 30.2%라고 발표했다. 지난주 주간 조사와 비교하면 민주당 지지율은 4.6%p 오른 반면 한국당 지지율은 4.1%p 떨어졌고 지난주 주중 동향과 비교하면 양당 지지율 격차는 12%p 이상 벌어졌다.

김정재 한국당 대변인은 16일 오후 논평을 내고 “집권당 대표 말 한 마디에 여론조사 결과까지 뒤바뀌는 세상”이라며 여론조사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김정재 대변인은 “이해찬 대표, 이제는 만족하는가. 불리한 여론조사를 ‘이상한 것’으로 매도하는 집권당 대표나 집권당 대표 말 한 마디에 뒤바뀌는 조사결과나 모두 정상은 아니다. 역시 문재인 정권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라고 했다. 

앞서 리얼미터가 민주당과 한국당의 정당 지지율 격차가 좁혀진 결과를 발표하자 이해찬 대표는 “이상한 여론조사”라며 문제제기했다. 한국당은 이해찬 대표의 발언이 조사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한다.

▲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사진=민중의소리.
▲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사진=민중의소리.

그러나 공표된 내용을 보면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일주일 만에 달라진 점은 없다. 정당 지지 조사 질문이 달라지지도 않았고,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를 대상으로 무선 전화면접(10%) 및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방식으로 진행하는 점도 같았다. 응답률도 큰 차이는 없다.

리얼미터는 조사기간 동안 벌어진 ‘이슈’에 주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여론조사 조사기간은 13~15일인데 이때 나경원 원내대표의 문 대통령 지지자와 여성 혐오표현 논란, 5·18 망언 징계 무산과 전두환씨 ‘사살명령 의혹’으로 증폭된 황교안 대표의 5·18 기념식 참석 논란, 황 대표의 부처님오신날 봉축식 예법 논란 등이 한꺼번에 집중됐다. 

리얼미터는 여기에 한국당이 전당대회, 패스트트랙 국면을 거치면서 이어진 지지율 상승세가 자연적으로 떨어지는 시기가 온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조작 의혹과 별개로 같은 여론조사 기관에서 한 주만에 양당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게 문제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권순정 리얼미터 조사분석실장은 “자주 있는 현상은 아니지만 한 주만에 한 정당의 지지율이 4%p 가량 떨어지거나 오르는 경우는 종종 있다. 정당 지지율은 제로섬 게임 측면이 있어 한쪽이 오르면 다른쪽은 떨어지기에 그 낙차가 커 보이는 면도 있다“고 했다.

실제 한 주 만에 한 정당 지지율이 4%p 가량 벌어진 경우는 처음이 아니다. 2017년 5월 첫주 한국당 지지율이 17.5%에서 두번째 주 13%로 떨어졌고  더불어민주당도 2017년 4월 세번째 주에는 지지율이 44.8%였으나 그 다음주 39.6%로 떨어졌다.

다만 최근 들어 여러 조사 가운데 리얼미터만 유독 한국당 지지율이 높게 나온 건 사실이다. 이 탓에 전화 대면 방식이 아닌 리얼미터의 ARS조사가 불안정하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오히려 ARS조사는 사람에게 응답하지 않아 성향을 숨기는 샤이 유권자들 입장이 반영돼 정확도가 높다고 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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