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과 송현정, 노무현과 손석희
문재인과 송현정, 노무현과 손석희
KBS-문 대통령 대담이 떠올린 노무현-손석희 대담… ‘묻는’ 인터뷰와 ‘듣는’ 인터뷰, 뭐가 달랐나

진행자 손석희 : 노 대통령께서는 제가 알기로는 평소에도 실용주의 노선을 추구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게 거기에 맞는 얘기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실용적으로 볼 때라도 그것이 실질적으로 전쟁을 막는 수단이라면 미국은 자국의 이해관계에 따라서 군대를 넣었다 뺐다 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인데, 일반적으로 분석하기에는, ‘그러면 우리도 미국만큼 현실적이고 그렇게 국익을 생각한다면 그럴(주한미군 전방 배치) 수 있지 않느냐?’ 이런 의견이 있단 말이죠.

노무현 대통령 : 오늘 대담 형식으로 진행한다고 앞에 소개해 놓고, 이렇게 꼬치꼬치 따지는 법이 어디 있습니까?(진행자 웃음) 그러면 조금 논쟁 식으로 한번 해 봅시다.(웃는 이들 있음). 우리 그 손 교수께서는 2사단을 거기에 두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까?"

진행자 손석희 : 아, 제 의견은 여기서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웃음)

지난 2006년 9월28일 방송된 MBC ‘100분토론’의 한 장면이다. 이날 100분토론은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출연해 특집 대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손석희 진행자는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와 관련해 ‘주한미군이 전방에 배치돼 있음으로써 전쟁을 막는 것이 아니냐’는 일각의 의견을 미국의 국방 정책과 비교해 노 대통령에게 질문으로 던졌다.

▲ 2006년 9월28일 방송된 MBC 100분토론 ‘쟁점과 진단, 노무현 대통령에게 듣는다’ 방송 화면.
▲ 2006년 9월28일 방송된 MBC 100분토론 ‘쟁점과 진단, 노무현 대통령에게 듣는다’ 방송 화면.
그리 공격적인 어조의 질문이 아니었는데도 노 전 대통령은 다소 민감한 주제의 질문을 받은 듯 토론가의 기질을 발휘했다. 정치인으로서 노무현 대통령에겐 대담보다는 토론이 익숙한 공개 대화 방식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대담을 주고받는 와중에도, 대담이 끝나고 난 뒤에도 손석희 진행자의 태도가 논란이 되거나 비판의 대상이 되진 않았다. 손 진행자가 “예, 이것만 좀 확인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조금 불편하신 질문을 한 가지 더 드리겠습니다”, “한 번만 질문 드리려고 했는데, 질문이 자꾸 꼬리 물어서 죄송한데요”라며 계속해서 민감한 질문을 이어갔는데도 노 대통령은 “해봅시다”며 자신의 주장을 적극적으로 피력했다.

지난 9일 송현정 KBS 기자가 문 대통령에게 자유한국당이 주장하는 ‘독재자’라는 표현에 대한 느낌을 묻는 장면에서 노무현-손석희의 대담이 겹쳐졌다. 송 기자는 자신이 판단하는 문 대통령과 현 정부의 국정운영 방식이 아닌 ‘제1야당의 입장에서’ 질문했다. “그래서 대통령께 독재자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며 한국당의 ‘독재자’ 주장에 타당성을 부여했다.

▲ 지난 9일 방송된 KBS ‘문재인 정부 2년 특집 대담-대통령에게 묻는다’에서 송현정 KBS 기자가 문 대통령에게 질문하는 모습.
▲ 지난 9일 방송된 KBS ‘문재인 정부 2년 특집 대담-대통령에게 묻는다’에서 송현정 KBS 기자가 문 대통령에게 질문하는 모습.
시점과 주제, 상황의 다름을 고려하더라도 손석희 진행자의 질문은 어땠을까. 손 진행자는 “전시작통권 문제에 대해 보수 단체에서 많이 반대하고 있다. ‘반미 친북 성향이지 않느냐?’ 또 ‘좌파 정부다’ 이런 얘기를 하고 있다”면서도 “저는 그 부분에 있어서만 제 의견을 밝혀드리자면, 참여정부가 별로 좌파 정부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 대통령에게 ‘느낌’이 아닌 ‘반론’을 구했다.

이에 노 대통령은 “그러면 이 나라의 민주주의를 위해서 투쟁했던 많은 사람들은 안보를 할 의사도 없고 능력도 없고 그런 것이냐? 북한과 포용 정책을 하는 사람들은 자주국방도 할 능력도 없고 그런 것이냐?”며 “과거 독재에 찬성했던 그 사람들만이 자기들만이 애국한다고 그렇게 생각하는 그런 오만이야말로 한국의 장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방송 편성 시간의 차이도 있겠지만 송 기자는 예정된 80분이 넘게 질문을 하고도 마지막까지 준비된 질문만 했다. “많은 질문 드렸는데 오늘 충분히 답변 했는지 모르겠다”고 한 후 “시간 관계상 제가 중간에 답변을 자르기도 했는데, 혹시 더 하고 싶은 말씀이 있느냐”고 물을 줄 알았다. 하지만 송 기자는 짧은 시간을 남겨 놓고 ‘3년 후 대한민국의 모습’이라는 다소 거창한 주제의 물음을 던졌다.

반면 노 대통령과 손 진행자의 대담은 100분이 넘게 진행됐지만 대담 말미에 노 대통령에게 긴 시간의 자유발언 기회를 줬다. 손 진행자가 “혹시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한 마디는 꼭 하고 싶었다 하시는 말씀이 있으면 짧게 시간을 더 드리겠다”고 했고, 노 대통령의 답변 시간이 짧지 않았지만 중간에 자르지 않았다. 역설적이게도 9일 KBS 대담 주제가 ‘대통령에게 묻는다’였다면 100분토론 주제는 ‘대통령에게 듣는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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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스비에스 2019-05-15 21:54:33
손옹의 명성은 그냥 얻어진게 아니었군요.

사람 2019-05-15 02:16:05
불과 2년전과 지금의 태도가 너무 다르기 에 KBS에 분노하는 것이다. 박근혜 때도 지금처럼 했었더라면, 다소 실력없는 진행자 정도로 넘기겠지만

2년전, 너희는 질문조차 못하고 설설 기지 않았나? 오죽하면 오바마에게 조차 질문을 못해서 뭥미? 하지 않았더냐?

강자에겐 더러울 정도록 바닥을 기며 개인과 기업 집단의 안위를 살폈고, 부드러운 대통령이 너희의 생계를 망치지 않을 것을 알기에 독재자 소리를 면전에 해댄 것 아니더냐?

너희가 진짜 독재자 앞에서 최소한의 인터뷰 실력을 보였더라면 지금의 태도는 불만스럽지만 웃어 넘길 수 있었겠지. 역설적이게도 독재자가 아니기때문에 그 따위 예의없는 질문을 한 것이 아닌가?

바로 그 일관성없는 태도, 강자 앞에서 무릅꿇고 약자앞에...

PIKE 2019-05-12 22:08:02
인터뷰하면 정파에서는 JTBC 저녁 뉴스룸의 손석희 앵커, 사파에서는 TBS 아침 방송의 뉴스공장 김어준 공장장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