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의 우려와는 달랐다. 조선일보는 9일 “공영방송으로 정권 홍보 말라더니… 文대통령, 오늘 취임 2주년 KBS와 대담” 기사를 내고 이명박 전 대통령의 KBS 라디오 연설을 이번 인터뷰 형식의 대담과 동일선상에 놓으며 “일방적 정권 홍보”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정작 인터뷰가 끝난 후인 10일 조선일보는 이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이날 대담은 대본 없이 진행됐고 송현정 KBS 기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원하는 질문을 하는 대신 경제, 안보, 인사 등 전반에 비판적인 입장을 전하는 방식으로 인터뷰를 했다. 동아일보가 “대담 맡은 송현정 기자 직설적 질문 화제”라는 별도 기사를 내고 긍정적으로 평가할 정도였다.

중앙일보는 대담 방식이 갖는 장점을 강조했다. 송 기자가 “인사와 검증은 만족스럽냐. 국민이 낮은 점수를 주는 분야”라고 묻자 문 대통령은 “인사참사라는 평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자 송 기자가 “그렇다면 검증, 기준, 판단 중 뭐가 잘못된 거냐”고 추가 질문을 했다. 중앙일보는 “이는 여러명이 하나씩 질문하는 기자회견에서 찾아보기 힘든 모습”이라고 했다.

▲ 10일 동아일보 기사 갈무리.
▲ 10일 동아일보 기사 갈무리.

물론, 송 기자의 공격적인 인터뷰가 ‘좋은 인터뷰’였는지 평가는 갈릴 수 있다. 송 기자가 답변을 끊거나 인상을 찌푸리는 상황이 이어져 진행이 매끄럽지 못했다. 중앙일보는 “둘 사이 말이 엉키는 장면이 여러차례 포착됐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일부 문 지지자들 예의 없다 비난도”라며 지지자들 중심으로 나오는 태도 논란을 언급했다.

공격적 질문 가운데 ‘독재’라는 표현을 쓴 것도 논란이 되고 있다. 야당의 입장을 빌려 반박을 유도하는 질문인데 “야당의 의견 전혀 반영하지 않고 정국을 끌어가고 있다는 판단하는 거고, 그래서 대통령께 독재자라고 이야기를 한다”는 표현은 ‘독재’프레임이 합당하다는 듯한 뉘앙스를 줄 수 있다는 비판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 답변에 대한 평가는 어떨까. 보수신문은 사설을 통해 북한 발사체에 대한 입장을 두고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이번 발사체 발사가 군사합의 위반이 아니라는 문 대통령 발언을 두고 “참으로 안이하다”고 비판했고 중앙일보는 “대통령의 발언으로는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 10일 조선일보 기사 갈무리.
▲ 10일 조선일보 기사 갈무리.

조선일보는 특히 경제에 초점을 맞췄다. 문재인 대통령은 “경제 부문에서 거시적으로 볼 때 한국 경제가 크게 성공한 것은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고 청년 실업률 감소 등 긍정적 지표를 강조했다.

이와 관련 조선은 1면에서 ‘부울경의 호소’라는 이름으로 경제 문제를 부각했고 사설을 통해 긍정적 성과를 강조한 문 대통령에 “비상등이 곳곳에서 켜지고 있는데 성과가 나고 있다니 어느 나라 이야긴가”라고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상대적으로 비판 강도는 낮았지만 “문 대통령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고 했다.

북한 도발, 언론 일제히 ‘비판’

북한이 또 다시 도발했다. 합동참모본부는 9일 오후 4시29분과 4시49분경 평안북도 구성 지역에서 단거리 발사체로 추정되는 불상 발사체 각각 1발씩 2발을 동쪽 방향으로 발사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4일 이후 닷새만에 발사체를 쏘아올렸으며 비행거리는 당시의 240km를 넘어 420여km까지 날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2주년 인터뷰를 통해 “안보리 결의 위반 소지가 없지 않다”며 “북한의 이런 행위가 거듭된다면 대화와 협상 국면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 10일 동아일보 사설.
▲ 10일 동아일보 사설.

이 같은 북한의 벼랑 끝 전술에 아침 신문들은 비판적인 태도를 드러내면서도 차이를 보였다.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북한에 경고를 하면서도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인식과 비슷하다. 경향신문은 “이런 행동이 반복되더라도 미국의 비핵화 접근법이 변화할 가능성은 낮은 반면 대북여론을 악화시키고 대화파의 입지만 좁힐 뿐”이라며 “벼랑 끝 전술이 먹힐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고 지적했다. 한겨레 역시 같은 비판을 하면서도 “한미 양국은 북한의 제한적인 계산된 도발이 마치 협상의 판을 완전히 깨는 것처럼 받아들여선 안 된다”고 했다.

반면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대화의 판이 깨지지 않았다는 데 동의하지 않았다. 동아일보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공고히 다지는 것만이 북한을 대화와 비핵화로 견인할 유일한 길”이라고 했고 조선일보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파탄’ 상황이라고 표현했다.

중앙일보 역시 비슷한 인식을 했으나 동아일보가 제재 일변도를 요구한 것과 달리 “대북지원에 신중모드를 유지하면서 북한의 태도 변화를 끌어내는데 전력을 경주해야 한다”며 비교적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동안 중앙일보는 대북 관점에서 다른 보수신문보다 유연한 모습을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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