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가 ‘김학의 사건’의 피해 사실을 주장하는 A씨 실명을 노출했다.

채널A 메인뉴스인 ‘뉴스A’는 지난 26일 “[단독] 6년 만에 입 연 윤중천 ‘동영상 속 남성 김학의 맞다’” “[단독]윤중천 ‘김학의에게 현금 200만 원 줬다…골프·식사 접대’” “[단독] 윤중천 ‘검사·국회의원·감사원 간부 출입’”이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3꼭지 연속 보도했다.

▲ 채널A 뉴스A가 윤중천씨를 인터뷰하는 화면을 내보내면서 피해자 이름을 실명 보도했다. 사진=채널A 뉴스A 보도화면 갈무리.
▲ 채널A 뉴스A가 윤중천씨를 인터뷰하는 화면을 내보내면서 피해자 이름을 실명 보도했다. 사진=채널A 뉴스A 보도화면 갈무리.

리포트 보도 후 채널A ‘뉴스A’는 “입 연 핵심 당사자 윤중천”이라는 제목으로 배혜림 법조팀장과 여인선 앵커가 대담을 나누는 코너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채널A ‘뉴스A’는 윤중천씨 인터뷰를 내보냈다.

인터뷰에서 윤중천은 “그 동영상에 나온 여자는 갸름하고 이OO에 비하면 키도 작고 아는 사람이 보면 바로 분별이 되는데”라고 말했다. 자막에서는 피해자 이름이 가려졌지만, 음성으로는 피해자 이름이 그대로 노출됐다.

채널A ‘뉴스A’는 배혜림 법조팀장과 여인선 앵커가 대담을 나누는 도중 피해자 이름이 노출된 약 4분간의 리포트를 온라인에는 올리지 않았다.

한국기자협회와 여성가족부, 여성농동법률지원센터성폭력 등이 발간한 ‘성폭력·성희롱 사건 보도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언론은 피해자의 신원이 노출될 수 있는 이름, 나이, 주소 등의 신상정보를 공개하지 않아야 함은 물론 보도 내용 중 근무지, 경력, 가해자와의 관계, 주거 지역 등 주변 정보들의 조합을 통해서도 피해자의 신원이 노출될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 보도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 사진=채널A 뉴스A 보도화면 갈무리.
▲ 사진=채널A 뉴스A 보도화면 갈무리.

채널A 소속 B기자는 “야근자가 회의실에서 메인뉴스를 모니터하고 있었다. 메인뉴스가 타사보다 좀 빠른 편이라 데스크들도 모니터하는 중에 실수를 발견했다. 난리가 났다. 급하게 사태를 수습하려고 했다”며 “정준영 피해자 보도에 이어 또 이런 일이 재발한 것에 대해 내부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고 밝혔다.

정슬아 한국여성민우회 사무국장은 “의도적인 게 아니라고 하겠지만, 반복적인 사고가 계속 일어나고 있다. 채널A는 (성폭력 보도에 대한)경각심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정슬아 사무국장은 “언론이 성폭력 사건 보도를 잘 하는 부분도 많다. 하지만 채널A는 지난달 12일 정준영 피해자 관련해서도 신원을 유추할 수 있는 보도를 했다. 내부의 게이트키핑 과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 같다. 문제 되면 삭제하고 변명한다. 언제까지 같은 실수를 반복할 건지 의문이다. 기본 중의 기본인데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건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미디어오늘은 29일 채널A 측에 방송사고 경위를 설명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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