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에게 정보공개청구 못하게 한 정부부처는?
어린이에게 정보공개청구 못하게 한 정부부처는?
환경부·서울교육청 유아교육진흥원 근거 없이 청소년 청구제한…정보공개센터 “모든 국민 청구가능해야”

법의 근거 없이 청소년에게 정보공개청구를 제한하는 일부 정부기관이 있다. 정보공개법(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5조를 보면 ‘모든 국민’은 정보공개청구권을 가진다.

환경부 홈페이지를 보면 ‘모든 국민’을 정보공개 청구권자라고 표기하면서 “다만 중학생 이하인 경우는 친권자의 대리에 의해, 고등학생 이상의 경우에는 공개제도 취지·내용 등에 대해 충분히 이해가 가능하고 비용 부담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단독청구 가능하다”고 적었다. 미성년자에겐 단서를 달아놓았다.

▲ 환경부 홈페이지 정보공개청구권자 부분
▲ 환경부 홈페이지 정보공개청구권자 부분

정보공개법에는 청구권자를 ‘모든 국민’이라고만 규정하고 다른 조건을 달지 않았다. 행정안전부가 2016년 발표한 ‘정보공개 운영 매뉴얼’을 보면 정보공개 청구권자를 “모든 국민 및 대통령령으로 정한 외국인”으로 밝히며 모든 국민에 “미성년자·재외국민·수형자 등 포함”이라고 했다.

미성년자에게 제한을 둔 곳은 더 있다. 서울특별시교육청 유아교육진흥원도 홈페이지에 청구권자 중 미성년자 청구의 조건을 따로 해놨다. 이곳에는 “미성년자에 의한 공개청구에 대하여 법률상 별도의 규정이 없으나 일반적으로 미성년자는 사법상의 무능력자로서 단독으로는 완전한 법률행위가 불가능하다”며 “무능력자의 범위는 대체로 재산보호를 위해 설정된 것이며 정보공개와 같은 성질의 행위는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가능하다”고 적었다.

서울특별시교육청 유아교육진흥원은 ‘중학생 이하’의 경우 “비용부담능력이 없기에 단독 청구하는 것은 인정하지 않으며, 친권자등 법정대리인에 의한 청구가 가능”하다고 했고, 고교생 이상은 “공개제도의 취지·내용 등에 대하여 충분히 이해가 가능하고 비용부담능력이 있다고 판단되므로 단독청구 가능”하다고 했다. 비용부담능력이나 정보공개제도의 취지를 이해할 능력을 판단한 주체는 해당 공공기관으로 이를 판단한 법적 기준은 따로 없다.

▲ 서울시교육청 유아교육진흥원 홈페이지
▲ 서울시교육청 유아교육진흥원 홈페이지

행정안전부가 운영하는 정보공개포털은 만 14세 미만 청소년은 회원가입이 아예 불가능하다. 정보공개청구를 전문으로 하는 시민단체인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정보공개센터)는 지난 21일 “보통 웹사이트들은 만 14세 미만 아동이 회원 가입을 할 경우, 보호자 인증을 통해서 개인정보보호법 상의 동의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있지만 정보공개포털은 회원가입을 막아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만 14세 미만 아동이 정보공개를 청구하려면 정보공개법 10조에 따라 주민등록번호를 작성해야 하는데 이 때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즉 정부기관에서 만 14세의 정보공개청구를 막지 않아도 현행법상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아서 청구할 수 있다.

정보공개센터는 “그렇다고 해서 환경부나 유아교육진흥원에서 말하듯 만 14세 미만의 청소년의 정보공개 청구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대리인에 의한 청구만 가능하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며 “어디까지나 청구에 동의서를 첨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공기관의 정보는 공개가 원칙이지만 실제 정보공개청구 제도를 이용하는데 필요한 절차와 시간 등으로 진입장벽이 크다. 미성년자, 특히 만 14세 미만의 경우 이런 제약이 더 큰 상황에서 정부기관까지 나서 장애물을 더 만드는 것은 정보공개청구제도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 사진=pixabay
▲ 사진=pixabay

정보공개센터는 정보공개청구시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하는 절차를 없애야 한다고 지적해왔다. 지난 2015년 11월 대통령 직속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정보공개 청구시 주민등록번호를 확인하는 것이 불가피하지 않다고 의결했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여성가족부 장관)이 지난해 7월 대표발의한 ‘정보공개법 일부개정안’에도 주민등록번호 기입을 삭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정보공개센터는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하는 현행 절차가 청소년들의 자유로운 정보공개청구를 제약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은 조속히 개선되어야 할 것”이라며 “미성년자의 정보공개 청구권을 명시한 정보공개포털에서 정작 만 14세 미만의 회원가입을 막아두고 있는 건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와 서울시 서부교육지원청 홈페이지에도 정보공개청구권자의 나이 제한이 있었지만 정보공개센터가 질의·항의한 결과 이를 삭제했다고 전했다. 이 단체는 “다른 공공기관도 빠른 변화가 있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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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19-01-27 21:12:02
일리가 있다. 대외비가 아닌 정보는 모든 국민에게 공개돼야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