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권센터, 보도 일탈 10선 묶어 발간
언론인권센터, 보도 일탈 10선 묶어 발간
[서평] ‘언론에 당해봤어? 2’… “언론은 인권 보호하는 최후의 보루여야 한다”

2012년 여름 부슬비가 내리던 여름날 밤 전남의 한 도시에서 어린이를 상대로 한 강간 등 살인 및 영유아 약취유인 사건이 일어났다. 가해자 고종석은 피해자 집에 무단으로 들어가 잠자던 어린이를 납치해 집에서 200m 가량 떨어진 공터에서 강간했다. 고종석은 피해 어린이가 자기 얼굴을 봤기에 신고할 것을 우려해 살해하려고 목을 졸았지만 실신한 피해자가 죽은 줄 알고 달아났다. 다행히 피해자는 목숨을 건졌다.

고종석 사건의 어린이 피해자와 가족들은 사건 이후 언론으로부터 더 잔인한 상처를 입었다. 언론 자유와 국민의 알권리를 내세운 언론은 피해자 집 위치를 위성사진으로 공개하고 집 안까지 들어와 카메라를 들이댔다. 피해 어린이의 꽃다운 모습이 담긴 사진과 일기장까지 동의 받지 않은채 보도했다.

피해자 아버지는 당일 소주 한 잔에 몸을 눕혀 잠들었다는 이유로 알콜중독자로 낙인찍혀 보도됐고 어머니는 잠시 여가생활을 즐겼다는 이유만으로 게임중독자로 비난받았다. 피해자 어머니와 가해자가 일면식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관계를 오인할만한 기사를 쏟아냈다.

당시 한 방송에 나온 보도내용이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어머니는 PC방에서 만나 서로 친분이 있는 사이였다. 피해자의 어머니가 가끔 아이들을 PC방에 대려오면 가해자가 예뻐해주고 과자라도 하나 사준다든가 하였다.”(채널A)

성폭행의 악몽은 피해가족 내부의 노력으로 이겨내지만, 보도로 인한 피해는 피해 가족이 아무리 노력해도 안된다. 외부인이 잊어줘야 가능하다. 결국 가족은 피해자인데도 세상으로부터 도망치듯 먼 곳으로 이사해야 했다. 모두 정신과 치료를 받을 만큼 고통 겪어야 했다.

피해자의 그림일기는 피해자가 다니던 유치원까지 찾아가 보도한 것이었다. 심지어 피해자가 폭행당해 생긴 온몸의 멍과 얼굴의 상처, 배까지 들춰 촬영한 영상을 여과없이 보도해 피해자에게 씻을 수 없는 2차 피해를 입혔다.

서울중앙지법은 2014년 3월19일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경향신문, SBS, 채널A는 각각 2500만원, 3000만원, 2300만원을 배상하고, 관련 기사들을 삭제하라고 판결했다. 서울고등법원도 2015년 배상금은 1심과 동일하게 유지하고 삭제할 기사의 일부를 변경해 판결했다.

언론인권센터가 지난 17일 고종석 사건보도처럼 언론의 일탈 사례 10건을 모아 책 ‘언론에 당해봤어? 2’를 펴냈다.

▲ 2014년 4월10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언론인권센터, 언론개혁시민연대 주최로 ‘언론보도 2차 피해 이제는 끝내야 한다’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조윤호 기자
▲ 2014년 4월10일 오후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언론인권센터, 언론개혁시민연대 주최로 ‘언론보도 2차 피해 이제는 끝내야 한다’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조윤호 기자

책에는 고종석 사건 외에도 키즈카페 운영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보도를 하기 위해 팔려고 내놓은 키즈카페에 매입자로 위장해 들어가 촬영해 보도한 사례와 세월호 사건 당시 구원파 관련 허위보도, 국정원이 간첩으로 조작했던 전 서울시청 공무원 유우성씨에 대한 공격적 보도, 재판부에 비공개로 제출한 탄원서를 본인 동의 없이 보도한 김민수씨 사건 등을 담았다.

삼성전자 반도체부문에서 일하다 직업병을 얻은 노동자를 모독한 사례도 있다. 디지털데일리는 노동자들을 도와온 “반올림이 피해가족을 볼모로 근거 없는 주장과 거짓말을 일삼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경제신문과 문화일보는 “조정권고안을 삼성전자가 대부분 수용했으나 반올림이 피해자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고 공익법인의 설립을 고집함으로 인해 문제해결이 지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7월 반올림에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을 인정해 한국경제신문에 500만원, 문화일보에 200만원의 위자료 지급 판결을 내렸다.

▲ 조선일보 2012년 9월1일자 1면. 사진에 나온 인물은 고종석 사건과 관련 없는 일반시민이었다.
▲ 조선일보 2012년 9월1일자 1면. 사진에 나온 인물은 고종석 사건과 관련 없는 일반시민이었다.
▲ 조선일보는 2012년 9월2일 오후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냈다.
▲ 조선일보는 2012년 9월2일 오후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냈다.

국민의 알권리 실현을 위한 정보공개운동을 벌여온 언론인권센터는 종합편성채널 사업자 선정과 승인 관련 정보공개소송과 KBS 이사회 관련 정보공개소송 사례도 이 책에 담았다.

류한호 언론인권센터 이사장은 이 책 인사말에서 “불공정하고 정의롭지못한 언론이 디딜 땅이 좁아지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선한 얼굴을 가진 언론세상이 활짝 열리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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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나무 2019-01-27 23:30:41
하나마나한 이야기

지금 당장 손혜원보도 인격말살 정치보도 이닌가

과연 에비에스 몇년후 어떤 평가를 받을까

평화 2019-01-27 17:20:14
여/야 정치인, 언론인, 진보/보수 이렇게 사회 정책과 현안 / 기사들에 대해 입장 or 책 또는 안을 내놔야 한다. 그래야 서로 토론이 가능하다. 목소리만 높여 반대하거나 지지하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스스로가 잘 알지 않으면 목소리만 커질 수밖에 없다. 시민단체 또한 어떤 정책을 반대할 때 반대할 안을 내놔라. 그래야 토론이 되지 않겠는가. 반대와 댓글이 무서워서 목소리만 높인다면, 그건 토론도 아니고 지식인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