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인권위 결정, 유성기업 당장 차별 중단하라”
“뒤늦은 인권위 결정, 유성기업 당장 차별 중단하라”
인권위, 유성기업 차별시정 권고·사태해결 위한 의견 표명…시민단체들 “2건 판단에 2년, 납득 어려워”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최영애, 인권위)가 유성기업에 차별시정을 권고하고 사태해결을 위한 의견을 표명하자 유성기업범시민대책위원회(유성범대위) 등 19개 시민단체는 “유성기업의 차별과 괴롭힘으로 정신건강의 위협을 받는 유성기업 노동자의 상황을 생각해보면 매우 늦은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민주노조)는 지난 2013년부터 수차례 회사의 인권침해를 인권위에 진정했다. 이에 인권위는 2017년이 돼서야 조사를 시작했고 2년만인 지난 11일 입장을 냈다.

인권위는 “유성기업이 사업장 내 복수노조 간 처우를 달리 대우한 것을 불합리한 차별”이라며 “지난 2011년부터 지금까지 지속돼 온 유성기업 내 노사분쟁으로 소속 노동자들의 건강이 악화되고 있어 해결이 시급하다고 판단해 유성기업 대표이사와 관계기관 등에 시정권고와 의견표명”을 결정했다.

인권위는 유성기업이 민주노조에 적대행위를 자제하고 대화와 협상할 것을 권고했고, 고용노동부 천안고용노동지청과 충청남도에는 유성기업 사태 해결을 위해 중재 노력을 기울일 것을 권고했다.

또한 인권위는 “해당 사건의 처리가 장기간 지연된 점에 대하여 깊이 반성하고 사과하며, 향후 이와 같이 진정사건 지연처리가 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에 유성범대위 등은 14일 성명을 내 “인권위도 사과했듯이, 사법부의 판결보다 늦은 결정으로 인해 노동자들은 더 노골적인 부당노동행위와 괴롭힘에 시달려야 했다”고 비판했다.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유성기업이 잔업⋅특근 부여 및 그에 따른 연장근로수당 지급 시 제1노조(민주노조) 조합원을 배제한 것과, 파업 없이 협상을 타결한 노조 조합원에게만 무분규 타결금을 지급한 것은 차별이라고 결정했다.

▲ 지난 4일 금속노조 유성기업 아산·영동지회는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위의 늦장대응을 규탄했다. 사진=노컷뉴스
▲ 지난 4일 금속노조 유성기업 아산·영동지회는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권위의 늦장대응을 규탄했다. 사진=노컷뉴스

유성범대위 등은 “단 2건을 판단하는데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점은 어떤 변명으로도 납득하기 어렵다”며 “또한 작업배치 전환, 조퇴증 발급 거부 등에 대해서는 증거를 찾기 어렵다는 이유로 기각한 것은 매우 문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당연히 피진정인은 차별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할 것이 분명한 바, 단순히 진술조사만이 아니라 자료조사까지 했어야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유성범대위 등은 인권위 법의 한계도 지적했다. 국가인권위원회법 32조(각하사유) 5호 “진정이 제기될 당시 진정의 원인이 된 사실에 관하여 법원 또는 헌법재판소의 재판, 수사기관의 수사 또는 그 밖의 법률에 따른 권리구제 절차가 진행 중이거나 종결된 경우”에 따라 각하된 사항들을 문제 삼았다.

유성범대위 등은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사측의 교섭지연과 해태로 인해 임금인상이 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에 대해서는 법원에서 이미 판결이 나와 인권위 판단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었지만 이미 법원의 판결에 나왔고 인권위 결정문에서도 명시됐듯 어용노조 설립은 부당노동행위이며 어용노조와 민주노조에 대한 차별행위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정신건강 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전체 응답자(433명) 중 62%가 일상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었다. 특히 민주노조합원들의 정신건강 상태는 더 심각했다. 응답 노동자 중 총 91명이 각각 우울증 징후(59명),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징후(32명) 등 정신건강이 좋지 않았다. 이중 제1노조(민주노조) 조합원의 숫자가 우울증 징후 43명,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25명으로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유성범대위 등은 “지난 2016년 ‘유성기업 인권침해 및 노동자 괴롭힘 사회적 진상조사단’의 조사결과와 비슷한 것으로 유성기업의 노조파괴와 노동자 괴롭힘이 노동자들의 건강권을 위협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킨다”며 “2016년 고 한광호 노동자의 자결, 2018년 고 오아무개 조합원의 자결이라는 극단적 결과를 초래했다”고 했다. 이어 “유성기업은 인권위가 권고했듯 노동자들 차별과 괴롭힘을 중단하고 민주노조에 적대행위를 자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시영 유성기업 회장 관련 재판이 예정돼있다. 유성범대위 등은 “회사는 차일피일 재판을 미루며 범죄 사실을 은폐하려 하지만 이번 인권위 결정에서도 드러났듯이 회사의 노조파괴와 노동자 괴롭힘은 죽음을 생각하게 만들 정도로 심각하다”며 사법부와 수사당국의 공정하고 엄중한 판단을 촉구했다.


이 기사를 후원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바람 2019-01-14 18:52:53
이러니까 국민들이 꾸준하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시스템이 문제면, 돈에 대한 욕심을 낮추고 정치현안을 자꾸 들여다 봐야한다. 공무원 실무자는 민원으로 움직인다.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국민 개개인이 현상태를 잘 알고 꾸준하게 민원을 넣는 일이다. 누구의 탓도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