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가느라 늦으면 휴식 정지되는 콜센터 상담사
화장실 가느라 늦으면 휴식 정지되는 콜센터 상담사
직장갑질119 제보 중 ‘괴롭힘·폭언’ 가장 많아… 노동상담·갑질제보 ‘콜센터119’ 출범

“화장실도 한 사람씩 돌아가며 가고 그 사람이 오지 않으면 보내주지 않습니다. 1시간 넘게 기다린 적도 있습니다. 10분 넘으면 ‘너 때문에 다른 사람도 30분간 쉬지 못한다’며 압박을 하고 전체 쪽지로 ‘누구누구가(실명 거론) 늦어서 30분 휴식 정지’ 이런 식으로 날라옵니다.”

직장인이 겪는 갑질과 부당한 대우를 고발하고 바로잡기 위해 출범한 ‘직장갑질119’에 지난 2017년 11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접수된 콜센터 상담사들의 제보는 신원이 확인된 것만 총 79건이다.

이 중 ‘상사 괴롭힘·폭언’이 25건(31.3%)으로 가장 많았고, 고용불안(21.2%), 임금(17.5), 감시·통제와 실적 압박(10.0%) 등 순이었다. 고용불안은 재택 도급 상담사의 일방적인 계약해지, 정규직 전환 제외, 콜 접수 감소에 따른 해고, 고객 항의에 대한 매니저 괴롭힘 및 해고 종용 등 다양했다.

실적 압박을 동반하는 고용불안 사례도 많았고, 화장실 제한·핸드폰 압수 등 상사 괴롭힘을 동반한 감시·통제 제보도 여러 건이었다. 직장갑질119는 “콜센터 산업의 경쟁이 심화함에 따라 콜센터 업계는 상사 괴롭힘과 고용불안을 통해 콜센터 노동자들을 감시·통제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콜센터 상담사들은 공공기관이나 금융회사 등 원청회사를 홍보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업무를 하고 있지만, 콜센터 회사의 정규직 또는 계약직이거나 심지어 프리랜서·용역계약을 맺어 자영업자로 둔갑해 있었다.

한 보험회사 프리랜서 상담사는 “프리랜서 계약이라는 명분으로 연차휴가수당이나 하계휴가수당 등 아무것도 없고 쉴 때는 무조건 수수료 0원이다”며 “그나마도 마음대로 못 쉰다. 한 달에 한 번씩 쉴 때는 한 달 전 취합 신청을 받고, 사람이 많이 겹치거나 하게 되는 날은 아예 못 쉬었다”고 토로했다.

아파도 제대로 쉴 수 없었다는 상담사도 있었다. 또 다른 상담사는 “질병휴가나 조퇴가 불가능하다는 일도 있었다. 급여에서 차감해도 되고 월차를 대체해 줘도 되는데 안 해줬다”면서 “심지어 다음 달에 월차를 썼는데 이번 달에 너무 심한 복통으로 응급실을 가는 일이 있었는데도 다음 달 월차를 대체해서 쓴 거니 다음 달은 못 쓰게 하고 인사고과 점수를 깎았다”고 밝혔다.

▲ 콜센터 상담 노동자들이 지난 9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 앞에서 노동 현장 실태조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콜센터 노동조합 대책위원회 제공
콜센터 상담 노동자들이 지난 9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 앞에서 노동 현장 실태조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콜센터 노동조합 대책위원회 제공
2016년 정흥준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이 발표한 ‘콜센터의 효율적 인적자원관리와 고용관계의 전략적 변화’ 보고서를 보면 콜센터 사용 업체의 약 절반 정도(53%)가 직영인 반면 위탁은 40%를 차지, 직영과 위탁을 같이 혼재해서 쓰는 업체는 7%였다.

위탁운영 업체의 대부분은 500인 이상의 대형사업 단위가 79%로 대다수(100인 이상 집계 시 96%)로 위탁운영 업체의 경우 고용 규모의 대형화가 두드러졌다. 콜센터 상담노동자 설문조사 결과 여성이 압도적 다수(93.2%)였고, 계약직이 63.4%로 가장 많았다.

고객의 폭언·폭행 등으로부터 상담사를 보호하는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이 지난해 10월18일부터 시행됐지만, 현장은 바뀌지 않고 있었다.

한 상담사는 고객의 계속되는 욕설에 정상적인 상담이 어렵다는 것을 통보하고 상담 중에 ‘헬프’ 벨을 계속 눌렀으나 매니저는 나타나지 않았다. 상담사가 매니저에게 폭언 고객의 상담 내용을 전달했더니, 매니저가 “다시 들을 준비가 돼 있냐”고 질책하면서 “마지막 욕할 때도 내용을 차분히 부드럽게 다시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면 욕을 하는 사람에게 덜 먹을 수 있으니 앞으로 잘하라”고 훈계한 사례도 있었다.

직장갑질119는 “회사는 고객의 폭언에 대해 상담사를 보호할 의지가 전혀 없었다”며 “회사 관리자들의 직접적인 지휘명령에 따라 일해야 하고, 화장실도 마음대로 갈 수 없을 정도로 통제를 당하고 있었지만, 근로기준법의 권리는 주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직장갑질119는 콜센터 상담사 노동자들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민주노총 사무금융노조, 서비스연맹과 함께 13일 네이버 밴드에 ‘콜센터119’(https://band.us/@call119)를 출범한다고 밝혔다. 콜센터119는 노동·법률 전문 스태프들이 법률 상담, 갑질 제보, 근로기준법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신고 등의 사업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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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19-01-13 20:21:20
콜센터 x럽기로 악명높지. 사람이 자주 바뀌는 곳은 다 이유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