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의 시대는 끝났다, 미디어를 조직하고 이야기를 끌어내라”
“광고의 시대는 끝났다, 미디어를 조직하고 이야기를 끌어내라”
[브랜드 스토리텔링 현장을 가다 ⑥] 진화하는 메시지 전략… LG전자가 세탁기 위에서 카드를 쌓은 이유는?

2015년 10월15일 오후 12시8분, 미국 뉴멕시코주 로즈웰 상공 39km 상공에서 한 남자가 뛰어내렸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스카이 다이버, 펠릭스 바움가르트너. 항공기 운항 고도의 세 배 높이, 지구가 동그랗게 보일 정도의 무시무시한 높이다. 최고 속도 시속 1357km, 낙하산이 있다고 하지만 인간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속도인 데다 낙하하는 동한 피가 굳어 심장이 멈추거나 머리에 피가 쏠려 뇌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올라가는 데 2시간30분이 걸렸지만 추락하는 데는 9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 떠들썩한 이벤트는 사실 ‘레드불 스트라토스(Red Bull Stratos)’라는 이름의 레드불의 브랜드 마케팅 프로젝트였다. 레드불은 광고를 거의 하지 않는다. 이 우주 낙하 실험 역시 유튜브 라이브로 중계됐는데 접속자가 800만 명을 넘겼다. 초당 2000건 이상 트윗이 쏟아졌다는 보도도 있었다. 5년 동안 연구와 테스트에 들어간 비용이 6500만 달러(734억 원). 실제로 레드불이 얻은 광고 효과는 두 배 이상인 1783억 원에 이른다는 분석도 있었다.

▲ 레드불 스트라토스의 한 장면.
▲ 레드불 스트라토스의 한 장면.

레드불 최고경영자 디트리히 마테시츠가 이런 말을 했다. “우리는 음료수 회사가 아니다. 어쩌다 보니 음료수도 팔게 된 미디어 회사다.”

광고의 몰락 시대, 레드불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실제로 레드불은 마케팅 예산이 매출의 3분의 1이고 그 3분의 2 이상을 콘텐츠 제작과 관리에 투자하고 있다. 2007년 레드불미디어하우스라는 자회사를 설립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쏟아내고 있다. 11개 국가에서 발행되는 월간지 레드불레틴은 발행부수가 480만 부가 넘는다. 음료수 회사가 아니라 미디어 회사라는 선언은 다분히 과장된 레토릭이지만 실제로 레드불은 익스트림 스포츠 분야에서는 독보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야구나 농구는 물론이고 모터바이크와 요트, 클리프다이빙, 웨이크보드 등 여러 스포츠 행사와 선수들을 후원하고 레드불TV를 통해 고퀄리티의 영상을 만들고 있다.

레드불의 콘텐츠 키워드는 도전과 열정이다. 직접적으로 음료수 광고를 하지는 않지만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레드불이 만드는 영상과 사진을 보면서 레드불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인식하고 강화하게 된다.

레드불은 2017년 기준으로 63억 캔이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74억 달러, 압도적인 업계 1위 회사다. 레드불 페이스북 페이지 ‘좋아요’는 2018년 8월 기준으로 4896만 명, 유튜브는 메인 채널만 구독자가 753만 명에 이르고 여러 스포츠 종목마다 별도의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웬만한 언론사 페이지보다 강력한 도달률을 기록하고 있다.

우리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홍카콜라’가 보름만에 구독자가 22만 명이 넘고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알릴레오’가 사흘 만에 50만 명을 넘어서는 시대에 살고 있다.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은 청와대가 KT&G 사장 선임에 개입했다는 사실을 언론에 제보했을 때는 기사가 몇 줄 뜨고 그쳤지만 유튜브에 영상을 띄우자 세상이 발칵 뒤집혔다. 지난해 청와대는 피키캐스트와 손잡고 국가가 노인 치매를 책임지겠다는 약속을 담은 영상을 만들기도 했다. 이마트가 돌고래유괴단에 의뢰해서 만든 수입맥주 광고는 광고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레드불 스트라토스가 그랬던 것처럼 언론은 한바탕 바이럴이 휩쓸고 지나간 뒤에 받아쓰기에 바쁠 뿐이다. 이제 누구나 미디어를 조직하고 1000만 독자를 만들 수 있는 시대다.

주목할 부분은 기업들이 미디어를 마케팅 채널로 활용하는 것을 넘어 전통적인 저널리즘 기법을 브랜드 전략의 일환으로 차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정치인들이 언론과 인터뷰를 하는 게 아니라 직접 채널을 만들고 바이럴 영상을 쏟아내고 있다. 스마트폰 하나로 안방에 앉아서 수백만 구독자를 만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 스타벅스의 오리지널 콘텐츠 업스탠더스의 타이틀 이미지.
▲ 스타벅스의 오리지널 콘텐츠 업스탠더스의 타이틀 이미지.

미디어는 누가 소유하고 지배하느냐에 따라 민주적인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이 될 수도 있고 정치 프로파간다로 변질될 수도 있고 마케팅 선전 도구로 활용될 수도 있고 행동하는 시민들에게는 세상을 바꾸는 무기가 될 수도 있다.

미디어오늘은 지난해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으로 포르투갈과 스페인,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등을 취재하면서 브랜드 스토리텔링 현장을 취재하고 돌아왔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지만 중요한 것은 변화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도 스토리텔링 전략이 중요한 때가 됐다. 미디어오늘은 이러한 변화가 미디어 산업과 저널리즘 지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보도를 이어나가는 한편 미디어 전략과 스토리텔링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

다음은 지난해 9월26일부터 28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인텔 본사에서 열렸던 브랜드 스토리텔링 컨퍼런스 가운데 라운드 테이블을 정리한 것이다. 기업 내부에서 이야기를 끌어내는 인텔과 맥주 회사지만 기네스북이라는 콘텐츠 상품을 운영하는 기네스, 매체의 브랜드 전략을 고민하는 와이어드, 중소기업들에게 브랜드 전략을 컨설팅하는 야후스몰비즈니스 등의 사례가 소개됐다.

▲ 2018년 9월26일부터 28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인텔 본사에서 열렸던 브랜드 스토리텔링 컨퍼런스.
▲ 2018년 9월26일부터 28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인텔 본사에서 열렸던 브랜드 스토리텔링 컨퍼런스.


패널

① 잰 던햄(Jan Dunham), 인텔
② 킴 패트릭(Kim Patrick), 기네스 월드레코드.
③ 가이아 필리코리(Gaia Filicori), 와이어드.
④ 댄 브리든(Dan Breeden), 야후 스몰비즈니스.

질문 : 가장 성공적이었던 브랜드 마케팅 사례를 소개해 달라.

인텔 : ‘인텔 이노베이터’ 시리즈를 소개하고 싶다. 이야기가 될 만한 직원의 프로파일을 스토리텔링하는 것이다. 독자들은 인텔 프로젝트의 인간적인 측면을 발견하게 되고, 최신 기술의 개발 과정과 뒷이야기를 알 수 있게 된다.

와이어드 : 내 역할은 와이어드의 기사를 대중에게 쉽게 전달하는 것이다. 동시에 내부 보고 역할도 있다. 얼마 전에는 와이어드와 노키아가 공동으로 캠페인을 진행한 적 있다. 스티븐 호킹과 ‘AMA(Ask Me Anything, 무엇이든 물어보세요)’라는 제목으로 팟캐스트 이벤트를 만들었다. 흥미로웠던 건 스티븐 호킹의 건강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아서 질문을 사전 접수를 해야 했는데 사전 접수와 본 행사로 나뉘어져 두 번의 홍보 효과를 볼 수 있었다.

기네스 : 기네스는 다른 회사들과 달리, 기네스의 제품을 마케팅 하기 보다는 기네스 기록 보유자들을 마케팅한다. 가장 흥미로웠던 사례는 LG전자다. LG전자는 진동이 없는 세탁기를 마케팅하기 위해 우리에게 협업 프로젝트를 제안했고, 세탁기와 관련해서는 세계 기록이라고 할 만한 게 없었기 때문에 어떤 기록이 좋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결국 카드 쌓기 기록 보유자를 연결시켜줬고 이 사람이 작동하고 있는 세탁기 위에서 12시간 안에 카드 높이 쌓기 세계 기록을 갱신했다. 세탁기가 진동이 없었기 때문에 가능한 이벤트였다. 우리는 이 때 찍은 동영상을 활용해서 광고를 제작했다. 상당히 흥미롭고 인상적인 프로젝트였다.

야후 : 나는 야후스몰비즈니스에서 콘텐츠와 홍보를 맡고 있다. 가장 좋은 스토리텔링은 숫자와 통계가 아니라 그 스토리에 연관된 사람들, 뉴스 뒤에서 활약했던 사람들에 대한 스토리텔링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했던 가장 성공적인 스토리텔링 사례는 최근에 진행했던 라이브 이벤트다. 야후 스몰비즈니스는 최근 몇 년 동안 경영 실적이 좋지 않아서 리브랜딩을 여러 차례 했고, 경영진도 여러 차례 변경돼서 브랜드 이미지가 강하다고 하기 힘든 시점이었다. 지금은 호라이즌(Horizon)의 자회사로 소속돼 있다. 그래서 야후스몰비즈니스 브랜드보다는 우리의 플랫폼을 이용해서 사업을 하는 소규모 사업자들 중심으로 부스를 만들어서 스타트업을 위한 준비라든가 첫 판매를 하는 데 겪는 어려움 등 창업 관련된 콘텐츠를 준비했다. 우리가 20년 가까이 스타트업과 소규모 사업자 관련 사업을 진행해 왔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들을 설득력 있게 준비할 수 있었다. 부스에 사람들이 몰려들고 자연스럽게 스토리텔링과 브랜드가 녹아들면서 브랜드 인지도도 높아졌다. 때로는 그 관심의 핵심에 자신의 브랜드를 넣는 것 보다는, 자신의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돋보이게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기도 하다.

질문 : 비즈니스 관련 용어 때문에 대중에게 전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때도 많다. 좀 더 쉽고 접근성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는 노하우가 있나.

인텔 : 콘텐츠 개발에 있어서 첫 단계는 헤드라인 제작이다. 다른 뉴스와 구분될 수 있도록 눈에 뛰는 헤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 당사자가 아닌 이상 가장 먼저 정보를 얻기는 쉽지 않다. 콘텐츠를 제작하고 개발할 때 우리가 갖고 있는 정보를 어떤 시각에서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중요하다. 우리의 경험으로 가장 효과적이었던 건 인간적인 시각으로 주제에 접근하는 것이다.

기네스 : 핵심은 정보에서 스토리를 끌어내는 것이다. 우리가 스토리의 주인공이 되면 안 된다. 커뮤니케이터의 역할은 스토리의 주인공을 발견하고 그의 이야기를 개발하는 것이다. 주인공은 우리 회사의 서비스 또는 제품을 사용해서 문제 해결을 할 수 있었던 엔드 유저(End User)가 돼야 한다. 첫째, 누구를 스토리의 주인공으로 내세워 어떻게 스토리를 끌어낼 것인가? 둘째, 누가 (어떤 채널로) 주인공이 해결해야 했던 이슈를 이야기 할 것인가? 셋째, 어떻게 하면 주인공이 문제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었던 회사의 입장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 것인가?

와이어드 : 어떤 기사를 내보내고 싶을 때 그 기사의 목적을 파악하고 전략을 세워야 한다. 세 가지 유형의 기사가 있는데 첫째, 무엇인가를 널리 알리기 위한 기사, 둘째, 어떤 과정을 설명하기 위한 기사, 셋째, 결과를 전달하기 위한 기사. 어떤 기사인지에 따라 보도하는 매체나 방법, 그리고 콘텐츠도 달라진다. 각각의 매체와 콘텐츠에 따라 장점과 단점이 있기 때문에 목적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기업들에서 첫 번째 유형이 가장 많은데 매체의 관심은 가장 적다. 매체 입장에서도 기사로 만들고 싶어하는 정보가 따로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매체의 관심에 맞춰서 스토리를 만들어야 할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몇 년 전 와이어드 온라인 사이트가 http에서 https로 바뀌었다. 그때는 애드블로커(Adblocker)가 화제의 중심이었는데 다른 언론사 기자들이 애드블로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싶어 했다. 그 상황에서는 와이어드 매거진이 https로 도메인 변경에 얼마나 신경을 쓰고 있는지, 얼마나 자본을 투자해서 온라인 보안에 신경을 쓰고 있는지 여러 매체에 꾸준히 어필을 해야 했다.

야후 : 효과적이지 못한 마케팅의 실패 원인은 경영진에서 그냥 자신들의 관심에 있는 콘텐츠를 제작해서 던지기 때문이다. 독자들은 그런 콘텐츠에 관심이 없고 에디터들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야후스몰비즈니스는 제작과 개발 단계에서 여러 사람들과 상의해서 빠르게 아이디어를 만들고 제작한다. 중요한 건 너무 많은 시간과 에너지, 자원을 사용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시장이 그 콘텐츠에 어떻게 반응을 하는지 먼저 살피고 그 피드백 데이터를 반영해서 스토리텔링을 해야 한다.

질문 : 고객을 주인공으로 선정해서 스토리텔링을 할 경우에, 기업의 메시지는 어떻게 담아낼 수 있나.

기네스 : 고객 중심적 콘텐츠를 제작할 경우, 회사의 관심사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거 같아서 만족스럽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콘텐츠를 제작할 때 경영진들을 설득을 해야 한다. 주인공이 중심이 되는 스토리텔링의 성공 사례들을 보여주면서 설득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었다. 그리고 스토리텔링을 할 때, 주인공은 고객이지만, 솔루션 제공자는 회사인 부분을 부각시켜야 한다. 그리고 그 솔루션으로 주인공이 문제 해결을 할 수 있었다는 형식으로 콘텐츠를 준비해야한다.

야후 : 하지만 너무 고객 중심적인 스토리텔링은 오히려 역효과를 볼 수도 있다. 예를 들자면 예전에 기자들과 공동 콘텐츠를 제작했었는데 너무 사업자들(우리에게는 고객)에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정작 우리 회사는 홍보 효과를 전혀 보지 못했다. 그 이후에는 기자들과 협업을 할 때도 제작 과정에 관여한다. 우리 회사와 고객과의 관계를 어느 정도 노출할 것인지 관여를 해야 홍보 효과를 볼 수 있다. 어느 정도 관여하는 게 가장 효율적인지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

기네스 : 콘텐츠에 따라서 효과적으로 작용하는 채널이 다르다. 제작중인 콘텐츠가 어느 채널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홍보 효과를 나타낼 것인가를 분별하고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자면, 최근에 들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라이브 방송과 스트리밍이 새로 부각 받고 있는 홍보 채널이다. 그렇지만 채널마다 개성이 있고, 수요가 다 다르다. 윌쉬어 그랜드 센터 공사 현장을 소셜 플랫폼 또는 웹사이트에 라이브 스트리밍을 하는 것은 채널 활용의 좋지 않은 사례였다.

와이어드 : 우리는 독자가 고객이다. 올 여름에 구독 서비스를 유료로 전환했는데 무료로 이용하던 독자들의 반응이 궁금했다. 우리는 트위터 계정에서 유료화에 대한 독자들의 반응을 관찰했고 구독자들의 피드백에 즉각적으로 반응을 할 수 있었다. 비슷하게 소셜 플랫폼으로 소비자와 직접적으로 피드백을 주고 받으면서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었다. 소셜 플랫폼과 미디어 아웃렛을 최대한 활성화해서 우리 회사의 어젠다를 추구하면서 소비자들의 반응을 모니터 하는 것이 밸런싱 방법 중 하나다.

질문 : 어떻게 하면 좋은 제목과 헤드라인을 만들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콘텐츠를 접근성을 증가 할 수 있는가?

기네스 : 우리 회사에서 활용 중인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기록 관리팀과 많이 소통하는 것이다. 다양한 소재의 이야기를 가장 잘 알고 있으니까 스토리로서 활용할 수 있는 재미있고 독특한 아이템이 많다. 스토리에서 한 줄짜리 헤드라인을 개발하는 것이다.

인텔 : 한 줄짜리 헤드라인을 만드는 건 저널리즘 훈련을 받은 사람들이 잘 하는 것 같다. 때로 실패작으로 생각될 수 있는 캠페인 자료들에 엉뚱하거나 유머스러운 요소가 있다. 그리고 그런 요소들이 대화가 이어지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하다. 이러한 자료를 활용해서 회사와 고객을 대화로 소통하게 만드는 것이 커뮤니케이터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와이어드 : 헤드라인 제작의 규칙은 지루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보통은 콘텐츠를 제작하고 마지막에 헤드라인 작업을 하는데 오히려 반대로 하는 게 더 효과적인 것 같다. 헤드라인을 만들고 그에 맞춰서 콘텐츠 제작 작업을 하는 것이 더 빠르다. 그리고 콘텐츠의 주요 요소들이 헤드라인에 포함돼야 한다. 헤드라인을 지루하지 않게 만들기 위해서는 스토리에서 예상하지 못한 포인트 또는 가장 놀라운 포인트에 맞춰서 제작하는 것이 좋다.

야후 : 통계 수치로 봤을 때, ‘어떻게(How)’와 ‘무엇을(What)’을 포함하고 있는 헤드라인이 효과적이다. 실제로 단어 검색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모든 헤드라인에 ‘어떻게’와 ‘무엇이’를 쓸 수는 없겠지만 이런 통계적 데이터를 무시하면 안 된다. 팁을 하나 더 이야기하자면 짧고 강렬한 헤드라인이 효과적이다. 나는 한 월간지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는데 가장 많이 읽힌 칼럼은 “당신의 비즈니스가 필요한 3가지”나 “당신의 사업을 망치는 7가지” 등의 리스티클이었다. 주로 네거티브 기사 제목이긴 하지만, 타깃 독자들을 고려하고 헤드라인 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정적인 관점의 기사들이 은근히 높은 주목도를 갖는다.

질문 : 요즘은 많은 채널에서 영상 콘텐츠에 집중하고 있는데, 오늘 이야기한 팁들이 영상 콘텐츠 제작에도 적용될 수 있나.

기네스 : 영상 콘텐츠의 경우에는 어떤 내용을, 어디서,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서 달라지는 거 같다. 기네스가 만드는 영상은 7분 정도 경과가 돼야 사건이 진행되고 긴장감이 고조된다. 그러려면 꽤 오랜 시간 동안 영상을 봐야 하는데 소셜 플랫폼에 적절한 방식은 아니다. 관련 동영상의 경우 헤드라인에 영상의 주요 요소들을 포함해야 한다. 독자들에게 헤드라인을 잘못 전달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보통은 영상의 시작 이후 2초 이내에 시청자가 영상을 마저 시청할지 안 할지가 정해진다. 이 2초가 시청자 유치에 핵심적이다. 영상이라 해서 다른 콘텐츠 피칭(마케팅)과 다를 게 없다. 준비 과정은 동일하다. 내용을 검토하고 콘텐츠를 보거나 듣고 콘텐츠의 핵심 내용을 파악해서 브랜드 마케팅을 준비할 것이다. 그리고 기자들에게 보낼 때 어떤 유형의 콘텐츠인지도 알려줄 것이다. 만약 영상이 뉴스 기사로서 가치가 있는 내용을 갖고 있다면 여러 차례 보도하게 만들 수도 있다. 처음에는 영상을 보도하겠지만 영상과 스크립트를 동시에 제공하면 쉽게 인용하고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야후 : 가장 중요한 것은 독자들을 끌어오는 것이다. 그러나 영상은 영상 내용으로 검색이 불가능하고 헤드라인만 검색이 가능하기 때문에 헤드라인이 중요하다. 헤드라인은 영상의 시놉시스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렇기 때문에 헤드라인과 영상 내용이 일치돼야 한다. 영상으로 브랜드 스토리텔링을 할 경우, 가끔 이런 경우가 있다. 영상이 시작하고 한 3~4초 동안 회사 브랜딩을 하는 경우, 시청자들은 영상을 시작한 시점에서 그 영상을 볼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를 판단하게 된다. 만약 영상을 브랜딩으로 시작한다면, 시청자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것이 된다. 간결하고 짧게 메시지 전달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한다면 성공적인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영상 콘텐츠는 주로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가장 성공적이다. 그러나 성공한 영상은 대부분 15초에서 30초 분량이다. 소셜 미디어처럼 효율적이고 강력한 플랫폼에서는 메시지 전달의 효율성도 고려해야한다.

기네스 : 지금 현재 어떤 브랜드 마케팅 프로젝트들이 진행되고 있는지 파악하고, 어떤 방법들이 효과적인지 아닌지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의외로 가볍고 별 의미 없어 보이는 콘텐츠가 엄청난 효과를 끌어내는 경우도 있었다. 이를 테면 한 여성이 집에서 1분에 가장 많은 동전 쌓기에 도전하는 모습을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내보냈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시청자들도 따라 해보고 반응하면서 스트리밍을 공유하면서 엄청난 바이럴을 만들어냈다. 어떤 종류의 콘텐츠가 효과적인지 파악하고 융통성 있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질문 : 영상 콘텐츠를 제작할 때 접근법이 다른가.

기네스 : 콘텐츠마다 다르다. 사진의 경우는 헤드라인만큼의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 사진 한 장으로 헤드라인의 내용 전체를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질문 : 때때로 영상은 음성이 없어야 한다고 한다. 15~30초를 넘지 말아야 하고 간단하고 이해하기 쉬워야 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와이어드 : 영상은 사진이 담을 수 없는 부분을 담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텍스트보다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 대부분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자막을 지원하지만 그래도 영상은 영상으로만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를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질문 : 영상으로 브랜드 저널리즘을 할 때 필수 요소는 무엇인가.

기네스 : 자막 지원(Closed Caption)이 중요하다. 소리 없이도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라이브 스트리밍의 경우 스트리밍 중에 계속 무엇을 보고 있는지를 명확하게 알려주는 것도 중요하다. 라이브 스트리밍일 경우 모든 시청자가 처음부터 있었던 시청자라고 가정하면 안 된다. 중간 중간에 ‘여러분은 지금 무엇을 시청하고 있습니다’라고 코멘트로 알려줘야 한다.

야후 : 소셜 미디어 플랫폼의 영상은 일단 짧아야 한다. 분량이 긴 영상은 소셜 미디어에서는 영향력이 적다. 영상을 내보낼 때는 영상의 스크립트를 따로 준비해서 같이 보도해야 한다. 영상도 결국 콘텐츠이기 때문에 검색 가능해야 한다. 영상의 내용을 스크립트로 함께 걸어야 검색 가능하게 된다.

기네스 : 영상은 서부 영화와 같다. 계속 플랫폼에 맞춰서 변화하고 적응하기 때문에 계속 변한다. 그렇기 때문에 스토리텔링할 내용을 고려해서 가장 적절한 콘텐츠 형태를 골라야한다. 영상과 라이브 스트리밍, 이 모든 것들이 유용한 브랜드 저널리즘 툴이다.

질문 :  타겟 시장마다 콘텐츠 전략이 달라져야 할 것 같다. 미래의 콘텐츠는 어떤 형태가 될 것 같은가.

기네스 : 브랜드 스토리텔링과 마케팅과 관련된 콘텐츠 선택은 서부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대치 현상과 같다고 생각한다. 독자들이 예상치 못한 콘텐츠의 형태로 긴장감을 유지할 것인 가, 아니면 꾸준한 콘텐츠의 형식을 유지할 것인가의 문제다. 어떤 접근을 취하든 결국 스토리 중심으로 돌아오게 된다. 결국 콘텐츠의 미디엄(형태)은 메시지다. 그리고 그 메시지에 의해서 콘텐츠의 형태와 전달되는 채널이 결정돼야 한다. 각각의 채널은 장점과 단점이 있다. 팟캐스트는 큰 아이디어와 이론을 토론하는 데 효과적이다. 그리고 초기 투자 비용이 다른 매체 보다 적다. 반면 영상은 강력한 콘텐츠를 전달하기 효과적인 매체다. 하지만, 영상은 제작 투자 비용이 많이 들고, 전달되는 메시지 내용이 약 할 경우, 부실함이 많이 드러나는 편이다.

야후 : 글로벌 시장에서 마케팅은 특히 힘들다. 특히 콘텐츠 관련 마케팅의 경우에는 더욱 힘들다. 언어의 문제라기보다는 문화적 차이와 가치관의 차이 때문에 콘텐츠를 바라보는 시각이 너무 다르기 떄문이다.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사업자들에게 큰 테마에 집중하고 간결하고 직설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라고 조언하곤 한다.

질문 : AR과 VR이 뜨고 있는데 브랜드 마케팅의 관점에서 관심을 가질 만한 부분이 있다고 보나.

와이어드 : 나도 VR과 AR이 콘텐츠 마케팅의 미래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영상이 그냥 돋보이기 위한 매체라는 생각에는 반대한다. 영상은 엄청나게 크고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툴이다. 사진과 글이 할 수 없는 감정과 기업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질문 : 좋은 콘텐츠와 잘 팔리는 콘텐츠는 다르다. 어떻게 하면 기존의 독자를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진지하고 중요한 이야기를 내보낼 수 있을까.

기네스 : 핵심은 재미없어 보이고 흥미없어 보이는 일의 가치를 전달하는 것이다. 이를 테면 우리가 2012년에 캘리포니아에서 예방 프로젝트을 진행한 적 있다. 달마다 건강 검진을 진행해서 세계 기록을 갱신하겠다고 선언하고 기록 갱신에 참여해 달라고 광고를 계속했다. 그렇게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검강 검진 결과 암이나 위독한 질병을 진단받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계속 내보냈다. 재미없어 보이는 일에 대한 흥미를 유도하는 것도 중요한 스킬이다. 그렇게 해서 스토리텔링을 개인의 차원으로 바꿀 수 있어야한다. 그래야 대상자들의 공감을 얻게 된다. 관심을 유지하기 위해 새로운 사건이나 또는 뉴스에 나오는 사건을 낚시 떡밥(hook)으로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야후 : 독자의 뷰어쉽(Viewership)을 유지하는 건 매우 어렵다. 하나의 팁을 주자면, 새로운 콘텐츠(교육)를 분할해서 새로운 채널로 끌어들이는 방법도 있다. 기대 수준을 낮추는 것도 중요하다. 콘텐츠 임팩트(영향력)을 측정하는 기준을 바꾸는 걸 추천한다. 좋아요(Like)와 구독의 통계가 그 콘텐츠 마케팅의 효과를 말해주지 않는다. 어느 정도 그 마케팅에 노출됐는지 알려줄 뿐이다. 접근 방법을 논의할 때 마케팅의 효과를 측정하는 방법도 바뀐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질문 : 어떻게 하면 기업의 경영진과 직원 등을 브랜드 스토리텔링 과정에 효율적으로 참여 시킬 수 있는가?

야후 : 그들이 갖고 있는 이야기를 찾는 것은 상상의 나라의 요정을 찾는 것이 아니다. 콘텐츠 제작자는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제작하는 과정에 활동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확신한다면, 누구에게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 방향을 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많은 엔지니어와 기술 관련 종사자들은 재밌고 환상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종종 그런 이야기들이 재미있고 스토리텔링을 할 가치가 있는 이야기인지 모른다. 그 이야기들을 사람들로부터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브랜드 스토리텔링은 일반 저널리즘과 다를 게 없다. 사람들을 만나서, 질문을 던지고, 그들의 이야기를 개발하는 것이다. 또 하나의 방법은, 회사 안의 사람들에게 좀 엉뚱해 보이거나 멍청해 보이는 질문을 던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에게 질문하고 답을 끌어내는 과정은 기자들을 만나 듣게 될 질문을 준비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들에게 질문하면서 제품의 스토리를 함께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현장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분석을 하는 차원에서도 매우 유용하다.

기네스 : 우리에게는 현장에서 이야기를 듣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이 중요했다. 기록 관리팀의 경우에는 수시로 세계 기록을 갱신하려고 하는 사람들과 접촉을 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다. 하나의 예를 들자면, 한 여성이 전 세계에 있는 12개의 디즈니 놀이 공원을 단시간에 방문 하겠다고 제안을 한 적도 있다. 이것을 스토리텔링하니까 그 해 가장 인기가 많았던 스토리가 됐다. 회사 안에서 흥미롭거나 재미있는 일상에 접촉하는 사람들과 꾸준히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들을 브랜드 스토리텔링으로 개발하는 것이 우리의 일이다.

야후 :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워킹 매니저(Manager by walking around)’라 불렀다. 여기에 좀 더 추가하자면 스토리를 개발할 때 브레인스토밍 단계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참여시키라는 것이다. 그들의 관점에서 유용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 당장 쓸 수 없는 내용이라도 나중에 쓸 수 있는 아이템을 얻을 수도 있다.

인텔 : 인텔의 ‘디벨롭먼트 스토리’는 어떤 제품이 어떻게 개발되고 어떻게 거기까지 발전하게 되었는지를 알려주는 시리즈다. 우리가 이노베이터들에게 인터뷰를 하면서 던지는 질문이 있다. ‘10살짜리 꼬마에게 본인의 직업을 어떻게 설명하시나요?’ 유치하고 뜬구름 잡는 질문일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질문이 어떤 프로젝트와 사람에 대한 시각을 바꾸게 하고, 어려워 보이고 복잡한 기술적인 과정을 좀 더 쉽고 접근성 있게 스토리텔링하도록 해준다. 이러한 질문들을 던지고 스토리를 개발하는 것이 홍보팀이 조직에 기여하는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와이어드 : 보통 경영진이 홍보팀에게 어떤 내용을 홍보해야 한다고 지시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가장 효과적인 홍보와 스토리텔링 마케팅은 그들과 정직하게 프로젝트의 진행 과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거기서 스토리 개발에 핵심이 되는 질문들을 던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홍보팀 스태프들이 저널리즘 과정에 참여하고 활동적으로 기여하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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