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밀보호법 입법예고안 여전히 우려되는 이유
통신비밀보호법 입법예고안 여전히 우려되는 이유
정보인권단체 “범죄수사 위한 통신제한 조치, 위치정보 수집 등 근본문제 남아…‘패킷감청’ 위헌성 해소 없어”

법무부가 통신비밀보호법의 위헌적 요소를 제거하겠다며 개정안을 입법예고했지만, 정보인권 침해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법무부는 지난해 11월20일 앞서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통신제한조치 연장’, ‘위치정보 추적자료’, ‘기지국 수사’ 관련 규정의 위헌적 요소를 제거하겠다며 통비법 개정안을 입법예고, 지난해 말까지 관련 의견을 수렴했다.

7개 정보인권 관련 시민단체들은 이에 “여전히 수사의 편의성과 법 집행 효율성만을 우선시해 헌재 위헌 결정 취지를 온전히 살릴 수 없을뿐더러 정보인권 침해 가능성을 여전히 남겨두고 있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고 최근 밝혔다.

▲ ⓒ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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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수사를 위한 통신제한조치(제6조 제7항)의 경우 연장제도를 폐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법무부 안은 ‘총연장기간 원칙적으로 1년, 내란·외환의 죄 등 국가안보 관련 범죄의 경우 예외적으로 3년’을 두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헌재가 기존 조항이 통신제한조치의 기한 연장에 대한 최소 한계도 설정하지 않는 등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반한다고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시민단체들은 그러나 “원칙적 1년, 예외적 3년은 매우 임의적인 기간일 뿐 아니라 1년 혹은 3년 동안 감청이 지속되는 것은 결코 인권침해가 작다고 볼 수 없다”며 “동일한 범죄 사실에 대해 통신제한조치 허가를 재청구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장제도 폐기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위치정보 추적자료(제13조 제2항)와 기지국 통신자료(제13조 제3항) 관련 조항도 문제가 지적됐다. 법무부안은 해당 자료 제공을 요청할 경우 ‘보충성’ 요건 충족을 원칙으로 한다고 추가했다. ‘다른 방법으로 범죄 실행을 저지하거나 범인의 발견·확보 또는 증거의 수집·보전이 어려운 경우’를 충족해야 한다는 의미다.

시민단체들은 입법예고안이 헌재 결정을 최소한으로 반영하는 데 그쳐 근본적인 인권침해 우려가 해소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우선 위치정보 수집·분석은 ‘개인정보자기결정권’ 침해가 매우 크고 개인 사생활 등 내밀한 영역을 탐색할 수 있는 만큼, 대상범죄를 감청 대상 범죄와 동일하게 한정하고 비통화상태 위치정보 수집은 범인 체포나 증거 수입의 유일한 수단인 경우로 엄격하게 한정해야 한다고 했다.

특정 시점에 특정 기지국 서비스 이용자 자료를 일괄 제공 받는 기지국 통신자료의 경우 기본권 침해 당사자 범위가 넓다는 점에서 허가 사유를 구체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유괴·납치·성폭력 등 강력범죄나 국가안보 위협 △통신 수단으로 하는 범죄 일반 포함 △보충성 요건 추가 또는 중요 범죄 이외의 경우에만 보충성 요건 추가 △1건의 허가서로 불특정 다수인 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요청 불가 등을 제시한 바 있다.

대상자에게 대한 통신사실 확인자료제공 통지(제13조 제1항)와 관련해서도 헌재 결정 취지 최소한 만을 반영했을 뿐 근본 해결책이 없다고 비판했다. “제시된 개정안에는 ‘일정기간 후 통지 의무’와 ‘예외적인 통지 유예’에 대한 내용만을 담고 있을 뿐, 원칙적으로 위치추적 자료제공 요청 사유를 포함하게 하는 내용과 통지의무 위반 시 이를 제재할 수 있는 방안을 포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법무부 입법예고안은 기소중지결정·참고인중지결정 시 처분한 날로부터 1년을 경과한 때, 수사가 진행 중인 경우 통신사실 확인자료제공을 받은 날로부터 1년을 경과한 때 각 그 기간을 경과한 날부터 30일 이내에 통신사실 확인자료제공을 받은 사실, 제공요청기관, 기간 등을 서면 통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국가 안보 관련 범죄의 경우 3년으로 한다는 내용이다.

지난해 8월 헌재가 국가정보원 ‘패킷 감청’ 헌법불합치를 결정했으나, 입법예고안에 담기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헌재는 “수사기관이 인터넷 회선 감청을 통해 취득하는 개인의 통신 자료 양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방대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특정 인터넷회선을 통해 오가는 모든 데이터가 패킷 형태로 수집돼 수사 기관에 그대로 전송·저장되는데, 감청 허가서에 기재된 피의자나 피내사자 뿐 아니라 같은 인터넷 회선을 이용하는 불특정 다수인 통신자료까지 포함된다는 것이다.

헌재는 “수사기관 권한 남용을 방지하고 이로 인한 관련 기본권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집행 과정에서나 집행 종료 이후 제3자 정보나 범죄수사 목적과 무관한 정보까지 수사기관에 의해 수집·보관되고 있지 않은지, 감청 집행을 통해 수사기관에 광범위하게 취득된 자료를 수사기관이 원래 허가받은 목적·범위 내에서 제대로 이용·처리하는지 등을 감독 내지 통제할 법적 장치가 강하게 요구된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들은 “현행 통신비밀보호법 수사 관행에 대해 연이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것을 계기로 정부는 통신비밀보호법을 변화한 기술 환경에 대응해 인권 친화적 방향으로 전면 개정할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한 사회적 의견수렴을 시작할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통비법 입법예고안에 대한 의견서 제출엔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 만드는 법,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디지털정보위원회, 인권운동공간 활, 전국철도노동조합, 정보인권연구소, 진보네트워크센터, 천주교인권위원회 등 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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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2019-01-06 16:01:31
입법 예고안에 시민단체 의견을 좀 더 반영해야 하지 않을까.